FILE PHOTO: Park Sang-Hak, a North Korean defector living in the South and leader of an anti-North Korea civic group, holds a…
지난 2016년 3월 한국의 탈북단체 관계자들이 경기도 파주에서 북한으로 전단을 날려보내고 있다.

풍선과 패트병을 통해 북한에 보내는 정보는 역사적 사실과 국제 현실에 근거해 작성된 것이라고, 탈북민 등 민간단체들이 VOA에 밝혔습니다. 외설적이고 저급한 내용을 보낸다는 일각의 비판은 왜곡된 것이라며, 6·25 한국전쟁과 한국의 경제발전사, 성경 내용이 중심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지난 2003년부터 대형 풍선을 통해 대북 전단을 보내고 있는 이민복 대북풍선단 대표는 3일 VOA에, 탈북민들이 외설적이고 저급한 내용을 북한에 보낸다는 일각의 주장은 “사실을 심각하게 왜곡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17년 동안 전단을 보내면서 북한의 김 씨 정권을 직접 욕하거나 저급한 내용을 담은 적이 전혀 없다는 겁니다.

대북풍선단 이민복 대표가 북한에 보내는 전단 일부. 사진제공=이민복.

[녹취: 이민복 대표] “처음부터 저는 욕을 안 했어요. 욕을 할 필요가 없는 거예요. 사실만 알려주면 그들이 알아서 욕을 하게 만들어야죠. 우리가 왜 욕을 해요. 그러면 더 반발합니다. 그래서 저는 나의 이름, 전화번호, 이메일, 고향 주소까지 다 적어 보냅니다.”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북한 주재 러시아대사는 최근 러시아 ‘타스’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대북 전단과 관련한 한반도 긴장 사태는 전단의 내용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탈북민들이 보내는 전단이 북한 지도자 부인을 겨냥한 추잡하고 모욕적인 선전전의 성격, 포토샵까지 활용한 저열한 방식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북한 수뇌부가 강하게 반발한 것이라는 지적입니다.

일부 한국 언론들도 탈북자 단체가 뿌린 전단에 ‘설주의 사랑’이라는 제목과 함께 외설적 내용이 담겨있다며, 김 씨 정권의 최고 존엄을 건드렸기 때문에 북한이 분노한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나 전단 등 대북 정보 유입을 전문적으로 하는 탈북민 단체들은 그런 외설적인 내용은 수 년 전  한국 내 극우단체들과 이에 동조하는 한 젊은 탈북민이 보낸 것으로, 자신들과 무관하다고 밝혔습니다.  

메모리 막대기인 USB에 다양한 외부 정보를 담아 북한에 보내는 정광일 `노체인’ 대표는 북한을 제대로 아는 탈북민이라면 그런 저급한 내용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정광일 대표] “일부 극우단체가 보낸 것이지 탈북민들이 보낸 게 아니거든요. 제 생각에는 그런 게 오히려 반발심을 일으킵니다. 한 마디로 추잡스러운 내용이잖아요. 남한 수준이 이 정도밖에 안되나? 그 (북한) 사람들을 깨우치는 게 아니라 적개심을 더 불러일으키는 거죠.”

정 대표는 북한에 풍선과 패트병, 즉 비닐물병을 통해 전단을 보내는 여러 단체를 개인적으로 지원했다며, 핵심 내용은 한국의 민주주의와 경제발전사, 기독교 내용이 중심이라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VOA가 민간단체들의 대북 전단과 USB를 살펴본 결과 남북한의 역사적 사실과 한국의 경제발전사를 다루는 내용이 많았습니다.

가령 대북풍선단의 경우 6·25 한국전쟁이 미국과 한국이 아닌 북한 정권의 남침으로 일어난 증거, 미국의 기여로 한반도가 일제 강점기에서 해방됐다는 사실을 통해 북한 주민들이 `거짓 교육’에서 깨어나야 한다는 내용이 많았습니다.

자유북한운동연합(대표: 박상학)이 북한에 보내는 전단 일부. 사진제공=자유북한운동연합.

전단을 공개 살포해 논란을 빚은 자유북한운동연합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이 화학무기로 암살된 사건, 고모부 장성택 처형, 백두혈통의 실체를 폭로하는 내용, 한국의 경제발전사를 담은 내용이 주류였습니다.

이 단체 박상학 대표는 1일 기자회견에서 한국 육군사관학교 교재 내용을 그대로 발췌해 북한에 보내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박상학 대표] “제가 대북 전단을 보낼 때 뭐 음란물을 보내니, 터무니없는 얘기를 하거든요. 제가 보내는 대북 전단은 첫째, 진짜 용이 된 나라 대한민국, 대한민국의 경제, 문화, 발전 역사를 간추려서 이거(책을 보이며) 육군사관학교의 교재로 쓰고 있는 겁니다…괄호 안에 조선인민해방전선이라고 꼭 밝혀서 팩트에 기초해 대북 전단을 보내는데. 이걸 갖고 찌라시, 음란물을 보내니 폄하합니다.”

대형 풍선이나 패트병을 통해 북한에 외부 정보를 보내는 단체들은 대북풍선단과 자유북한운동연합, 큰샘, 탈북민 유모 씨 등 개인 2명, 기독교 선교단체인 한국 순교자의 소리(VOM) 등으로 파악됩니다.

큰샘의 박정오 대표는 VOA에, 인권 활동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객관적인 사실을 보내려고 노력해 왔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박정오 대표] “닫혀있는 공간에서 외부의 소식을 접하지 못하기 때문에 국제사회가 어떻게 돌아가고 남북한의 경제력 차이, 인권에 대한 것, 이런 것 넣어 보냅니다. 그런 (저급한 거) 보내는 게 아무 의미가 없거든요.”

'한국 순교자의 소리(VOM. 대표: 현숙 폴리)'가 북한으로 보내는 성경. 사진제공=VOM.

미국에서 시작돼 전 세계 15개국에서 선교활동을 벌이는 ‘한국 순교자의 소리(VOM)’의 현숙 폴리 대표도 전 세계 기독교인들의 헌금을 통해 정치적 내용 없이 성경과 선교 관련 내용만 북한에 보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현숙 폴리 대표] “평양 봉수교회에 가면 사용하는 조선그리스도연맹이 만든 성경이 있어요. 그것은 헌법상에서 주민들도 볼 수 있다는 성경이에요. 그래서 그것을 보내고 있지 다른 것을 보낸 적이 없습니다.”

폴리 대표는 15년째 풍선과 패트병을 통해 성경을 비공개로 북한에 보내고 있다며, 지난해에만 성경 소책자 4만 권을 보냈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의 일부 언론은 북한 수뇌부가 미-한 연합군사훈련 보다 최고 존엄을 건드리는 것에 더 크게 반발해 왔다며, 탈북민들의 전단 내용이 김 씨 정권의 최고 존엄을 건드리는 게 문제라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민간단체들은 신앙과 표현의 자유 탄압, 전쟁 등 역사적 사실만 제기해도 최고 존엄 모독으로 비난한다면 북한 주민들은 계속 폐쇄사회에 노예로 갇혀 살 수밖에 없다고 지적합니다.

박정오 큰샘 대표입니다.

[녹취: 박정오 대표] “한 사람의 존엄이 귀중합니까? 2천 500만의 존업이 귀중합니까? 저희는 2천 500만 북한 주민의 존엄이 더 귀중합니다.”

하지만 이민복 대표 등 일부 단체는 `김정남 독살’ 등 사실을 전하더라도 자유북한운동연합처럼 “형님을 살해한 인간백정” 등 자극적인 표현은 삼가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또 정광일 대표는 남북 간 불필요한 논란 방지를 위해 모든 대북 정보 유입을 비공개로 조용히 진행한다면, 대북 전단은 북한 주민들을 깨워 평화적으로 북한을 변화시키는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정광일 대표] “북한 주민들은 자유가 없어요. 주말이 되면 교회에 갈 자유도 없고 심지어 주말이 돼도 쉴 수 있는 자유가 없어요. 동원에 나가야 되고 충성모임에 가야 하고. 그런데 이런 독재자에 대해 똑똑히 알라고 보내는 전단을 갖고 마치 위협이 되는 것처럼 얘기하는 언론과 정치권이 문제이지. 절대로 대한민국 국민을 괴롭히려고 하는 일이 아닙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