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9년 6월 북한 평양역 광장에 설치된 대형 화면에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중국에서 시진핑 주석 부부와 만난 소식이 나오고 있다.
지난 2019년 6월 북한 평양역 광장에 설치된 대형 화면에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중국에서 시진핑 주석 부부와 만난 소식이 나오고 있다.

북한과 중국이 우호조약 체결 60주년을 맞았습니다. 두 나라가 최근 밀착 행보를 가속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전문가들은 북한과 중국이 정략적 이해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또 북한 비핵화 외교에서 중국의 역할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과 중국이 11일로 우호조약 체결 60주년을 맞은 가운데 친밀한 관계를 거듭 과시하고 있습니다.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지난 5월 베이징에서 리룡남 북한대사를 만나 팔짱을 끼고 기념사진을 찍고, 6월에는 서로의 관영매체에 ‘조-중 친선’을 과시하는 기고문을 교차 게시했습니다.  

역사학자인 미첼 러너 오하이오 주립대 교수는 9일 VOA와 전화통화에서 “북한과 중국이 현재 매우 우호적이고 안정적인 실무적 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러너 교수] “I don’t think they’re particularly close in some sort of ideological kinship, I don’t think there’s the connection that many people think with regard to this deeply personal bond or this connection between ideological systems.”

러너 교수는 그러나 북-중 사이에 사상적인 유대관계나 깊은 개인적 친밀함이 두드러지지는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로버트 매닝 애틀랜틱 카운슬 선임연구원은 중국이 최근 “북한과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 의도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매닝 연구원] “I think initially when Kim Jong Un took power, there was a silence from China that Xi Jinping really didn’t want to engage with them. I think over the last 3 or 4 years, the Chinese try to normalize relations with N Korea.”

매닝 연구원은 “김정은 집권 초기 시진핑은 침묵했고, 북한과 관여하고 싶지 않은 것 같았다”며, 하지만 “지난 3~4년간 중국은 북한과 관계를 정상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김정은 위원장이 집권 초기인 2013년 3차 핵실험을 단행하고 그 해 말 ‘친중파’로 알려진 고모부 장성택을 처형하면서 북-중 관계는 급격히 얼어붙었습니다. 

이후 2018년 한반도를 둘러싼 정상외교가 활발히 펼쳐지면서 북-중 관계도 복원됐습니다.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지난 5월 베이징에서 리룡남 주중 북한 대사를 접견했다며, 중국 외교부가 사진을 공개했다.

“북-중, 정략적 이해관계”

북한과 중국은 서로를 혈맹이자 ‘순망치한’,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린 관계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중 관계가 부침을 거듭해왔으며, 이해관계에 따라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미첼 러너 교수는 북-중 관계를 ‘정략결혼’에 비유했습니다. 
 
[녹취: 러너 교수] “I would describe it as a marriage of convenience above all else, it’s utilitarian, it’s self-interested, it is designed to benefit both sides in a very cold and calculated self-interest sort of way..”

실용적이고 이기적이며, 매우 차갑고 계산적인 방식으로 서로에게 이득이 될 때 결합되는 관계라는 것입니다. 

중국에서 근무했던 제임스 호어 전 북한 주재 영국 대리대사는 북한과 중국이 ‘가시 돋친’(prickly) 사이라고 표현했습니다. 

[녹취: 호어 전 대리대사] “They need China, but the trouble is, if you need somebody you may resent them because of that dependence. And I think that is the truth of the relationship, but at the moment China is the only country that is openly supporting them.”

호어 전 대리대사는 “북한은 중국을 필요로 하지만, 바로 그 의존성 때문에 중국을 원망할 수 있다”며 “현재로서는 북한을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나라는 중국 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중국, 북한에 비핵화 강요 못 해”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 달성을 위한 중국의 건설적인 역할을 지속적으로 촉구하고 있습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케이토연구소 테드 카펜터 선임연구원은 국제문제 전문지 ‘내셔널 인트레스트’ 기고문에서 중국이 북한에 일방적으로 비핵화 명령을 내릴 수는 없는 관계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이 북한에 영향력을 가하려는 시도만 하더라도 “그 대가로 미국에 상당한 양보를 요구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오하이오 주립대의 러너 교수는 “중국이 북한 문제에서 미국을 별로 도울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결국 자신이 원하는대로 움직일 것이고, “북한의 행동을 바꾸기 위해 중국이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는 것입니다. 

해리 카지아니스 미 국익연구소 국장은 9일 VOA에 “중국은 (한반도의) 현상유지를 원할 뿐 북한 비핵화가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면서 미국의 비핵화 노력에 동참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녹취: 카지아니스 국장] “History shows that the Chinese have never enforced the sanctions regime like they could to try to pressure the N Koreans to give up or at least downgrade some of the aspects of their nuclear program. So I think for the U.S. there’s no bargain to be had there.”

카지아니스 국장은 “중국이 북한의 비핵화를 압박하기 위해 제재를 최대한 이행한 경우가 전혀 없었다는 것을 우리는 경험으로 안다”며 중국과 미국 간 북한 비핵화를 둘러싼 거래가 성사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미 중앙정보국 CIA 출신의 수 김 랜드연구소 연구원은 중국이 앞으로도 한동안 북한과 밀착 행보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수 김 연구원] “Beijing realizes that in the midst of its competition with Washington, close affiliation with Pyongyang acts as an annoying thorn in the U.S.’ side. Beijing may realize that aligning with N Korea isn’t going to definitely tip the strategic competition needle towards its favor, but it recognizes that this persistent annoyance is “good enough” to be a distraction to Washington.”

중국은 미국과의 경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북한과 밀착 행보를 보이면 미국이 ‘성가신 가시’로 여길 것으로 계산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수 김 연구원은 북한과의 관계를 강화한다고 미-중 경쟁에서 중국이 이길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중국은 미국의 주의를 분산시킬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