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보츠와나 수도 가보로네에 세운 'Three Dikogsi Monument'. 보츠와나 독립에 기여한 세 부족 지도자의 동상으로 지난 2005년 공개됐다.
북한이 보츠와나 수도 가보로네에 세운 'Three Dikogsi Monument'. 보츠와나 독립에 기여한 세 부족 지도자의 동상으로 지난 2005년 공개됐다.

북한이 동남부 아프리카 국가에서 다양한 방법을 통해 핵무기 등 대량살상무기 확산에 전용되는 자금을 조달했다고, 영국 싱크탱크가 지적했습니다. 이같은 북한의 불법 금융 활동이 지역의 경제·사회·환경에 부정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지다겸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국의 싱크탱크인 합동군사연구소(RUSI)는 북한이 동남부 아프리카 지역에서 핵・대량살상무기(WMD) 확산 활동을 위한 수익 창출에 집중해왔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연구소는 24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북한이 동남부 아프리카 지역을 대상으로 군사 협력, 동상과 기념물 건립, 야생동물 밀반입, 근로자 파견, 의료 사업 등 다양한 방법을 이용했다고 밝히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 보고서 보기: The Southern Stratagem - North Korean Proliferation Financing in Southern and Eastern Africa

보고서는 '동남부 아프리카 자금세탁 방지그룹(ESAAMLG)’에 속한 18개 국가에서 대량살상무기 개발, 생산, 획득 등에 사용되는 자금이나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북한의 ‘확산 금융(PF)’ 활동을 분석했습니다.

합동군사연구소의 달야 돌지코바 연구원은 27일 VOA에, 북한이 다양하고 광범위한 확산 금융 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돌지코바 연구원] “North Korea conducts a variety of proliferation financing activities, and the activities are quite broad. So it is very important for each country, for each region to understand what kind of particular risk exposure. They have the different types of North Korean PF activities, which is why we figured that it would be important to formulate this paper.”

따라서 각국과 각 지역이 어떤 종류의 확산 금융 위협에 노출되어 있는지를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겁니다.

보고서는 특히 북한의 확산 금융 활동 중에서 수익 창출 수단에 집중하면서 군사 협력을 중요한 예로 제시했습니다.

18개 해당국 중에 앙골라, 에티오피아, 남아프리카공화국, 탄자니아 등 11개 국이 북한과의 군사 협력 관계 유지가 확인되거나 의심을 받았다는 설명입니다.

이어 냉전시대부터 시작된 북한과 아프리가 국가들의 군사 협력이 무기 거래의 범위를 넘어 군·경찰 인력에 훈련 제공, 무기 체계 정비・유지, 무기 체계와 부품 생산 공장 건설 등까지 매우 다양한 범위에서 유지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또 아프리카가 역사적으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대상인 만수대창작사 산하 만수대해외개발회사그룹(MOP)의 주요 수출 시장이었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이 앙골라, 보츠와나, 에티오피아, 모잠비크, 나미비아, 짐바브웨 등에서 대형 기념물, 박물관, 정부 건물 건설 등을 통해 수익을 창출했다는 겁니다.

그 외에도 보고서는 동남부 아프리카에서는 의료서비스와 건설업에 가장 많은 북한 해외노동자가 종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북한의 야생동물 밀매를 또 다른 확산 금융 위협으로 지목했습니다.

특히 야생동물 밀거래는 북한 외교관에 의해서 이뤄진다고 지적하면서, 확산 금융 노력과 정권을 위한 자금 조달에서 대사관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 존재하는 10개의 북한 외교공관 중 절반이 앙골라, 에티오피아, 남아프리카 공화국, 탄자니아, 우간다 등 5개 동남부 아프리카국가에 존재하고 짐바브웨에는 북한의 무역 대표부가 있다는 겁니다.

아울러 북한대사관이 주재하는 국가가 특히 위험하지만, 북한 외교공관이 없는 지역도 확산 금융에 취약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 외교관들이 인가받지 않은 지역에서도 불법적인 수익 창출 활동 관여, 금융・기업 네트워크 설립 촉진, 자금 이동 등의 불법 활동을 한다는 겁니다.

돌지코바 연구원은 북한의 확산 금융 활동이 지역에 어떤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하는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돌지코바 연구원] “What we decided to highlight is the importance of understanding what are the consequences to the region of that kind of activity, and there are multiple because again the scope of North Korean proliferation activity in the region is quite diverse… The consequences also sort of span that spectrum.”

동남부 아프리카에서 북한의 확산 활동의 범위가 대단히 다양하기 때문에 다수의 부정적인 결과가 있다는 설명입니다.

보고서는 북한이 불법 야생동물 거래, 현금과 귀중품 밀수, 사이버 범죄 등 불법 확산 금융 활동을 통해 동남부 아프리카 국가의 공식적인 경제로부터 자금을 빼돌려 지역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북한의 야생동물 밀수는 환경과 생물 다양성 측면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야기하고, 북한이 운영하는 의료 기관들은 위생상태가 좋지 않기 때문에 환자들의 건강상의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밖에도 확산 금융과 연계된 해당국의 금융 기관이 미국의 세컨더리 보이콧, 즉 제 3자 금융제재의 대상이 돼 미국 금융망에 접근할 수 없는 결과가 나올 수 있으며 ,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의 고위험 감시대상국 목록인 ‘그레이 리스트’에 포함될 수 있다고, 보고서는 경고했습니다.

VOA뉴스 지다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