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노동당 제8차 대회 기념 열병식에 ‘북극성-5ㅅ(시옷)’이라고 적힌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이 등장했다.
지난 14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노동당 제8차 대회 기념 열병식에 ‘북극성-5ㅅ(시옷)’이라고 적힌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이 등장했다.

한국 국방부는 ‘2020 국방백서’를 통해 북한이 미사일 부대를 늘리고 특수군을 강화했다고 밝혔습니다. 2018년에 이어 이번에도 북한을 적으로 명시하지 않았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국방부는 지난 2년간 달라진 북한군 동향 등을 상세히 기술한 ‘2020 국방백서’를 발간했다고 2일 밝혔습니다.

백서에 따르면 북한군은 전략군 예하 미사일여단을 기존 9개에서 13개로 4개 늘렸습니다.

북한의 기존 9개 미사일 여단엔 사거리 300~1천㎞ 단거리급 스커드 미사일, 사거리 1천300㎞의 준중거리급 노동미사일, 사거리 3천㎞ 이상 중거리급 무수단 미사일 등이 배치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들 미사일은 한국과 일본을 주 타격 대상으로 삼고 있습니다.

이번에 증편된 4개 미사일 여단에는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와 전술지대지미사일인 에이테킴스, 화성-12형 중거리 탄도미사일, 화성계열 일부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을 배치한 부대를 추가 편성했을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민간 연구기관인 한국국가전략연구원 문성묵 통일전략센터장은 북한이 지난 2019년부터 시험발사가 빈번했던 신형 단거리 미사일들의 실전배치를 위해 조직과 체계를 갖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문성묵 센터장] “4개 여단은 북한이 최근 개발한 북한판 이스칸데르, 에이테킴스 그리고 전술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단거리 미사일 쪽일 가능성이 높아 보이고요. 그렇게 되면 우리가 지금 갖추고 있는 요격체계, 미사일 방어체계가 충분한지 이런 것들을 전반적으로 점검하고 대비해야 할 상황이 아닌가 싶어요.”

한국국방안보포럼 신종우 사무국장은 백서에서 밝힌 새 미사일 여단은 그동안 추적 관찰이 이뤄졌던 곳으로, 백서는 북한의 새 미사일들이 본격 운용 단계임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신 사무국장은 이스칸데르는 북한 포병 관할로 알고 있다며 따라서 전략군 예하의 새 미사일 여단들은 대부분 ICBM급 미사일 부대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백서는 북한의 핵 능력에 대해선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플루토늄 50여㎏ 보유”, “고농축 우라늄(HEU) 상당량 보유”, “핵무기 소형화 능력 상당한 수준” 등 2년 전 백서와 같은 평가를 내렸습니다.

백서는 또 북한군이 특수전 부대의 위상을 강화하고자 특수작전군을 독립적으로 운용하고 있지만 별도의 사령부를 편성했거나 사령관을 임명했는지는 식별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백서에 따르면 특수작전군 예하로는 폭풍군단으로 불리는 전략적 특수부대인 11군단과 특수작전대대, 전방군단의 경보병 사단과 여단, 저격여단, 해군과 항공〮반항공 소속 저격여단, 전방사단의 경보병 연대 등이 있고 병력은 20만여 명입니다.

최근에는 청와대 등 한국 내 전략시설의 모형을 구축해 타격훈련을 강화하고 있고, 특수전 장비도 최신형으로 교체하고 있습니다.

백서는 또 최근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 SLBM 탑재가 가능한 신형 잠수함을 추가 건조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는 로미오급 잠수함을 개량한 3천t급 이상의 잠수함 건조 움직임을 확인한 내용으로 보입니다. 2년 전 백서는 2천t급인 고래급 잠수함만 언급했습니다.

신종우 사무국장입니다.

[녹취: 신종우 사무국장] “북한이 보여주는 게 고래급만 시험발사를 해서 고래급엔 한 발밖에 탑재가 안되니까 이게 과연 무기체계로서 효용성이 있느냐 따져봤을 때 고래급은 시험용선이고 북한이 서너발을 운용할 수 있는 본격적인 SLBM용 잠수함을 신포에서 건조하고 있는데 로미오급을 개량한 것으로 건조 중에 있고 북한이 공개한 사진으로 봐도 로미오급 추진 계통의 형태를 갖고 있어서 로미오급으로 추정을 하는 거죠.”

백서는 이와 함께 북한이 인민무력성의 명칭을 지난해 10월 ‘국방성’으로 바꿨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이번 백서는 문재인 정부 들어 첫 국방백서였던 ‘2018년 국방백서’와 마찬가지로 북한을 적으로 규정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북한의 대량살상무기는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대한 위협”이라는 문구를 2018년과 동일하게 남겨뒀습니다.

또 ‘주적’이란 표현 대신 ‘적’이란 용어를 사용하면서 “대한민국의 주권, 국토, 국민, 재산을 위협하고 침해하는 세력을 적으로 간주한다”고 포괄적으로 규정했습니다.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평화프로세스를 추진하고 있는 문재인 정부가 북한에 대한 불필요한 자극을 최소화했다는 관측입니다. 문성묵 센터장입니다.

[녹취: 문성묵 센터장] “남북관계에 북한을 의식한 그런 조치라고 봐야죠. 일단 한반도평화프로세스 원만하게 진행하고 북한을 덜 자극하기 위해서. 사실은 북한이 우리의 적은 맞죠. 그러나 그런 표현은 쓰지 않는 거죠. 그렇게 함으로써 어쨌든 대화를 이어가고 긴장을 낮춰보려는 그런 의지가 있는 건 맞아요.”

이번 백서에는 또 주변국과의 국방교류협력과 관련한 기술에서 일본에 대해 “양국 관계뿐만 아니라 동북아와 세계의 평화, 번영을 위해서도 함께 협력해 나가야 할 이웃국가”라고 표현했습니다.

이전 백서에서 “한-일 양국은 지리적, 문화적으로 가까운 이웃이자 세계 평화와 번영을 위해 함께 협력해 나가야 할 동반자”라고 기술한 것과 비교하면 격하된 표현이라는 분석입니다.

문성묵 센터장은 역사 문제 등을 둘러싼 양국간 갈등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의 조 바이든 새 행정부가 강조하는 미-한-일 안보협력에 부정적 신호가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정부의 국방백서 발간은 이번이 1967년 이후 24번째, 문재인 정부 들어 두 번째입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