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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민들의 국회의원 도전사 “북한의 자유와 변화 강조”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 공사. 최근 한국의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 총선 인재로 영입됐다.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 공사. 최근 한국의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 총선 인재로 영입됐다.

한국의 제1야당이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 공사를 영입해 오는 4월 총선에 지역구에 출마시킬 것이라고 밝혀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태 전 공사에 앞서 국회의원에 도전했던 한국 내 탈북민들은 한국인들이 누리는 자유와 인권을 북한 주민들도 누릴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출마했다고 강조했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의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은 10일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 공사를 총선 인재로 영입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녹취: 김형오 위원장] “이 분은 목숨을 걸고 자유를 찾아온 사람입니다. 태영호 공사입니다. 그의 용기와 결단은 탈북민과 진정한 통일을 바라는 남북 국민 모두에게 희망을 주고, 또 우리 유권자 국민들은 높이 평가하리라고 생각합니다.”

“태 전 공사는 1천만 이산가족의 설움, 2천 500만 북한 동포 입장에서 대한민국 평화의 길을 제시하고 국제무대에서 당당하게 입장을 알릴 수 있는 인물”이기에 영입했다는 설명입니다.

북한 외무성 유럽국 부국장을 지낸 태 전 공사는 2016년 가족과 함께 한국에 망명한 뒤 최근 민간단체를 설립해 북한의 변화를 위한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김형오 위원장은 태 전 공사가 지역구에 출마해 유권자의 심판을 받겠다고 자처했다며, 서울에 배치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탈북민이 과거 국회의원 비례대표로 나서 당선된 사례는 있지만, 지역구 대표로 출마를 예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앞서 자유한국당은 지난달 회령 출신의 탈북 인권운동가로 과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연설에 초대됐던 지성호 나우(NAUH) 대표를 영입했습니다.

지 대표는 회견에서 빨간색 하트 모양의 ‘자유’라고 쓰인 쿠션을 들고, 북한에서 고통받는 북한 주민들의 자유를 위해 입당을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지성호 대표] “대한민국의 한 청년으로서 똑같이 살아가면서 왜 힘들었던 경험이 없었겠습니까? 그래도 웃는 것은 자유가 있기 때문입니다. 대한민국은 국민 그 자체로 자유를 선물 받고 태어난 것입니다. 소중한 것은 소중하게 잘 지키고 좋은 것은 주변에 전해야 합니다. 가장 가까운 (북한의) 우리 형제자매들에게 말입니다.”

북한 `고난의 행군’ 시절 열차에서 떨어져 왼쪽 팔과 다리를 잃은 뒤 탈북한 지 대표는 4월 총선에 자유한국당 비례대표로 나설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 내 탈북민들이 국회의원에 도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탈북민들은 지난 2008년부터 북한 주민들의 자유와 인권 회복, 통일의 일군이 되고 싶다며 국회의원에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2000년 한국에 입국한 탈북민 윤승길 씨는 2008년, 18대 총선에 한나라당 비례대표 예비후보로 등록해 관심을 끌었습니다.

윤 씨는 당시 ‘월스트리터저널’ 신문에 탈북민 최초의 선출직 공직 도전자로 소개되는 등 관심을 끌었지만 최종 후보로 뽑히지 못해 뜻을 접었습니다.

윤 씨는 당시 ‘VOA’에, “앞으로 통일이 돼 북한에 자유민주주의 정치가 제대로 도입되면 한국에서 자유민주주의 정치를 습득한 탈북자 출신 정치인들이 북한에서 많이 활동해야 하기에 출마했다”고 말했었습니다.

탈북 여성 박사 1호로 미국 정부의 ‘용기 있는 국제 여성상’을 수상했던 이애란 자유통일문화원장도 2008년 18대 총선에서 소수 정당인 국민실향안보당 비례대표로 나섰지만 역시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이 원장은 당시 한국 매체들에, 북한은 출신성분이 나쁘면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지만, 한국은 자유민주주의 국가이기 때문에 그렇지 않다며, 자유 북한에 대한 사명감으로 출마했다고 말했었습니다.

탈북민들의 첫 국회의원 도전은 실패했지만, 2012년 19대 총선에서 1호 의원이 배출됐습니다.

김일성대학 출신 경제학자로, 1994년 한국에 망명해 국책기관인 통일교육원장을 지낸 조명철 박사가 당시 집권 새누리당 비례대표로 국회에 처음 입성한 겁니다.

조 박사는 당시 당선 소감을 묻는 VOA에, “북한의 올바른 변화와 이를 위한 한국 정치권의 통일된 목소리, 통일의 마중물인 탈북민들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 노력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2012년 19대 총선에서는 1979년 북한군 병사로 민통선을 넘어 망명한 뒤 한국 내 탈북민 1호 박사가 된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이 신생 정당이던 ‘국민생각’ 비례대표로 국회의원에 도전했지만 실패했습니다.

안 소장은 당시 VOA에, “북한의 인권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싶다”며, “최소한 탈북자 출신 국회의원 2명은 나와야 북한인권법 통과를 위해 사력을 다할 수 있다”고 강조했었습니다.

오는 4월 15일 실시되는 21대 한국 국회의원 선거는 지역구 253석, 비례대표 47석 등 총 300석을 놓고 경합이 펼쳐질 예정입니다.

한국 통일부에 따르면 한국에 입국한 탈북민은 지난해 말 현재 3만 3천 523명. 한국 국회에 탈북민 출신 두 번째 국회의원이 탄생할지 주목됩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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