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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매체 ‘신종 코로나’ 경제난 첫 언급…한국 정부 “개성공단 마스크 생산 당장 어려워”


지난달 28일 북한 평양의 백화점에서 직원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COVID-19) 확산 방지를 막기 위해 계산대를 소독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북한 평양의 백화점에서 직원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COVID-19) 확산 방지를 막기 위해 계산대를 소독하고 있다.

북한 대남 매체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보고 있다며 경제난 악화를 처음 언급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개성공단에서 마스크를 생산하자는 일각의 제안에 대해,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당장 추진하긴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대남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1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전파와 그로 인한 재앙을 막기 위해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감수하며 초특급 방역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이 같은 조치는 누구나 쉽게 결심하고 실천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며, 인민의 생명안전을 보장하는 것 보다 더 중요한 사업이 없기 때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북한 당국의 선제적이고 봉쇄적인 대책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애민주의를 선전하기 위한 의도로 보입니다.

이와 함께 북한 매체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대한 총력 대응으로 경제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처음 내비친 점 또한 주목을 끄는 대목입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 통일부는 “북한도 예외 없는 강력한 방역 조치를 하면서 경제가 쉽지 않은 상황이고 북한의 시장가격이 일시적으로 상승하는 동향들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조한범 박사는 북한의 중국과의 접경지대 쌀값이 kg당 4천원대 초반이었던 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국경 봉쇄를 단행한 지난 1월 말 이후 50% 이상 가파르게 올라 6천800원까지 상승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조한범 박사] “왜냐하면 일단 중국에서 쌀이 안 들어오고 있고 북한 내부에서도 이동을 통제했기 때문에 장마당 도소매상인들이 갖고 있는 재고가 바닥이 나고 있고 뿐만 아니라 생필품 가격이 모두 올라가는 추세입니다. 특히 중국에서 들어오는. 그렇기 때문에 여러 가지 경제 활동, 물류체계 중단 등으로 인해서 방역으로 들어가는 비용 말고도 경제 전반에 타격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탈북자 출신인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은 방역 물자와 체계가 갖춰지지 않은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막는데 그나마 부족한 국가자원들을 집중시키면서 경제난이 심화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안찬일 이사장] “얼마 전에도 북한이 (코로나19) 검사 키트라고 그런 기계를 무려 1만 대나 해외에 주문한 적이 있습니다. 이 키트가 한 대 당 1천 달러가 넘는 건데 이를 엄청나게 주문했다는 건 북한으로선 지금 외화 사정이 대단히 긴박한데 이건 엄청난 경제적 타격이죠.”

조봉현 기업은행 IBK경제연구소장은 대외교역의 90%를 차지하는 중국과의 교역이 차단된데다 북한 당국의 주요 외화수입원인 인력 송출 사업도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고 진단했습니다.

특히 김 위원장이 역점을 두고 자원을 쏟아 부었던 관광산업도 원산 등 주요 지역에 관광시설 구축을 마무리하고도 외국 손님들의 발길이 끊겨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는 분석입니다.

조 소장은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을 대남 선전매체를 통해 밝힌 데 대해선, 한국을 비롯한 외부의 지원이 절박한 상황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관측했습니다.

[녹취: 조봉현 소장] “ ‘우리민족끼리’ 를 통해서 북한이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적 타격을 언급한 것은 물론 북한이 방역에 대해서 철저히 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지만 그 이면엔 코로나19로 인해서 북한의 경제 상황이 어렵고 코로나19가 종식되더라도 경제적 회복을 위해선 결국은 남쪽을 비롯한 외국의 적극적 경제적 협력과 지원을 요청하는 메시지도 담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한편 한국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인한 마스크 품귀 현상을 타개하기 위해 개성공단을 재가동해 마스크를 생산하자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취지엔 공감하지만 당장 실시하기는 어렵다고 11일 밝혔습니다.

그동안 중단돼 왔던 개성공단을 재가동하려면 시설 점검 기간이 필요한데다 마스크 생산에 필요한 필터나 부직포 등의 필요 원자재를 개성으로 반입하는 문제도 고려해야 할 사항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개성공단이 재가동된다면 남북 인원이 실내에서 만나 밀접 접촉을 해야 하는 점도 부담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여상기 통일부 대변인입니다.

[녹취: 여상기 대변인] “그 제안은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을 극복하고자 하는 취지에서 공감을 합니다. 정부는 개성공단이 재가동돼야 한다는 입장은 변함이 없습니다. 제반 사정을 고려해보면 지금 당장 실시하기엔, 추진하기엔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김진향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이사장은 지난 6일 유튜브 채널 ‘김진향TV’를 통해 “개성공단 봉제업체들을 가동하면 국내 (마스크) 수요뿐 아니라 세계적 수요까지 감당할 수 있다”며 개성공단을 재가동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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