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선장거리포병구분대의 화력타격훈련을 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10일 보도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선장거리포병구분대의 화력타격훈련을 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10일 보도했다.

한반도 주요 뉴스의 배경과 의미를 살펴보는 ‘쉬운 뉴스 흥미로운 소식: 뉴스 동서남북’ 입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근 세 차례에 걸쳐 포병부대의 훈련을 현지 지도했습니다. 이는 ‘코로나’ ‘미국’ ‘경제난’이라는 세 가지 딜레마에 처한 북한의 현실을 반영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최원기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최근 세 차례에 걸쳐 동해안에서 포병부대의 훈련을 현지 지도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3월 2일 강원도 원산 근처에서 초대형 방사포 발사를 지켜본 데 이어 9일 함경남도 선덕에서 또다시 화력타격 훈련을 지켜봤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방송'입니다.

[녹취: 중방] ”포병훈련을 더욱 강화하는 쪽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포병훈련을 강화하는 강령적인 과업을 제시하시었습니다.”

이어 김 위원장은 12일 또다시 ‘포사격 대항경기’를 참관했습니다.

전문가들은 김정은 위원장이 연달아 군사훈련을 현지 지도하는 배경에는 미국에 대한 딜레마, 진퇴양난적인 상황이 있다고 지적합니다. 한국의 강인덕 전 통일부 장관입니다.

[녹취: 강인덕 전 장관] ”함경남도 선덕에서 발사한 것은 사거리 200km 고도 50km 정도의 방사포인데, 결국 미국에 대해 도발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국내에서 김정은에 대한 인민대중의 불만을 제어할 수단도 없고..”

당초 북한이 생각했던 것은 미국을 전략적으로 압박하는 것이었습니다. 중국을 등에 업고 트럼프 행정부를 상대로 `벼랑끝 전술'을 구사해 제재 완화를 이끌어내려 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북한이 지난해 12월 평안북도 동창리 발사장에서 두 차례 로켓 엔진실험을 한 것도 이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평양의 이런 계획은 빗나갔습니다. 북한이 전략적 도발을 하려고 하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2월 20일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에게 전화를 걸어 북한 문제를 논의했습니다.

그 결과 중국이 개입해 북한의 연말 도발은 무산됐다고,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미 국익연구소의 해리 카지아니스 국장은 말했습니다.

[녹취: 카지아니스] ”China and Russia put forward different idea UN, I am sure that moved Pyongyang..”

그렇다고 지금 북한이 미국을 상대로 전략적 도발을 하기도 어려운 상황입니다. 만일 북한이 중,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미국은 이를 유엔 안보리에 회부하는 것은 물론 보다 강력한 제재를 가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북한은 미-북 대화에도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수 차례에 걸쳐 실무 협상을 제안했지만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겁니다.

현재 북한은 트럼프 행정부와 협상을 할 수도 없고 안할 수도 없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고 한국의 김준형 국립외교원장은 말했습니다.   

[녹취: 김준형 원장] ”처음에는 종전선언이었고 하노이에서는 제재 일부 해제였는데, 북한이 원하는 것은 징표를 달라는 것이었는데, 그게 트럼프의 딴말이었든 허언이었든, 북한이 원하는 것을 못 얻어냈거든요, 북한은 딜레마에 빠져있죠, 트럼프를 믿지도 못하고 안 믿을 수도 없고…”

코로나 전염병도 김정은 위원장의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1월 1일부터 3월12일까지 모두 9차례 공개 활동을 했습니다.

1월에는 연초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한 것을 비롯해 순천린비료공장 현지 지도(1월7일), 그리고 음력 설 공연 관람(1월25일) 등이었습니다.

2월 들어 김정은 위원장의 공개 활동에 변화가 생겼습니다. 2월8일은 인민군 창건일이었는데 조용히 넘어갔습니다. 부친인 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인 2월16일에는 18명의 정치국 간부들과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습니다.

그리고 정치국 확대회의를 연 데 이어 3차례 동해안에서 군부대 화력훈련을 현지 지도했습니다. 군 관련 행보가 많은 것은 전염병 때문이라고 강인덕 전 장관은 관측했습니다.

[녹취: 강인덕 전 장관] ”공개된 사진을 보면 자신은 망원경을 보고 있지만 뒤에 있는 장군들은 검은 마스크를 하고 있으니까, 국가의 최고 존엄으로 유약한 모습을 보여줄 수 없으니까, 보이기 위한 쇼를 하는 거지요.”

코로나 전염병은 북한에 큰 딜레마를 안겨주고 있습니다. 북한 당국은 1월 말 전염병 유입을 막는다며 북-중 국경을 차단했습니다. 이에 따라 북-중 물류 흐름이 끊어지면서 중국으로부터의 물품 유입이 끊겼고, 결국 북한 전역의 400여개 장마당과 종합시장 물가가 일제히 올랐습니다.

한국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조한범 박사는 kg당 4천원이었던 북한의 쌀값이 6천800원으로 50% 이상 올랐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조한범 박사] “왜냐하면 일단 중국에서 쌀이 안 들어오고 있고 북한 내부에서도 이동을 통제했기 때문에 장마당 도소매 상인들이 갖고 있는 재고가 바닥이 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생필품 가격이 모두 올라가는 추세입니다. 경제 전반에 타격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식량을 비롯한 생필품 물가가 오르는 가운데 김정은 위원장은 2월 말 열린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리만건 조직지도부장과 농업 책임자인 박태덕 당 부위원장을 해임했습니다. 부패 행위가 표면적인 이유였지만, 경제 상황 악화에 따른 민심 이반을 감안한 조치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코로나바이러스와 관련해 진퇴양난의 상황에  처했다고 말합니다. 북-중 국경을 계속 봉쇄하면 경제난이 가중되고, 그렇다고 국경을 열 경우 전염병이 유입될 수 있다는 겁니다.  

내우외환의 상황에 처한 김정은 위원장이 3월4일 한국 문재인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냈습니다. 한국 청와대 윤도한 국민소통수석입니다.

[녹취: 윤도한 소통수석]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어제 친서를 보내왔습니다. 김 위원장은 코로나19와 싸우고 있는 우리 국민에게 위로의 뜻을 전했습니다.”

한국의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코로나 사태를 전후로 남북 정상 간 대화가 재개될 가능성이 50% 이상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녹취: 정세현 전장관] ”남북간에 정상외교를 할 가능성이 50% 이상이라고 봅니다. 친서는 이미 주고 받았고,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 진솔한 소회와 입장을 밝혔다는 것을 봐서 코로나 끝나면 한번 만나야 하는 것 아니냐는 식의 얘기가 있었다고 봅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코로나 전염병’과 ‘미국’, 그리고 ‘경제난’이라는 세 가지 딜레마를 어떻게 헤쳐나갈지 주목됩니다.

VOA뉴스 최원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