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10년 5월 한국 서울에서 열린 한군전쟁 관련 전시에 전쟁을 일으킨 인물들로 북한 김일성(왼쪽부터)과 중국 마오쩌둥, 소련 이오시프 스탈린의 사진이 나란히 걸려있다.
지난 2910년 5월 한국 서울에서 열린 한군전쟁 관련 전시에 전쟁을 일으킨 인물들로 북한 김일성(왼쪽부터)과 중국 마오쩌둥, 소련 이오시프 스탈린의 사진이 나란히 걸려있다.

최근 시진핑 국가주석 등 중국 지도부가 대대적으로 한국전쟁을 미제의 침략에 맞선 정의로운 승리로 주장하는 데 대해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한국전쟁은 스탈린과 마오쩌둥의 지원으로 북한 정권이 일으킨 것으로 이미 입증됐고, 미군 참전도 유엔 결의에 따라 합법적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중국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는 지적입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모건 오테이거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23일 인터넷 사회관계망 서비스인 ‘트위터’에 중국 지도부의 한국전쟁 왜곡 주장을 공개적으로 반박하는 글을 올렸습니다.

“중국 공산당은 70년 전 한국전쟁이 단순히 발발했다고 주장하지만, 사실은 1950년 6월 25일에 마오쩌둥의 지지를 받은 북한이 남침했다”는 겁니다.

이어 “자유 국가들이 이에 맞서 싸우자 중국 공산당은 압록강을 건너 수십만 명의 병력을 보내 한반도의 참화를 불러왔다”고 밝혔습니다.

오테이거스 대변인의 발언은 최근 시진핑 국가주석과 중국 공산당이 한국전쟁을 미 침략에 맞서 북한을 돕고 평화를 지킨 정의로운 전쟁이었다며 중국인들에게 애국주의를 대대적으로 강조하는 가운데 나왔습니다.

시 주석은 23일 ‘항미원조(미국의 침략에 맞서 조선을 지원함) 출국작전 70주년’ 행사 연설에서 미국에 맞서 “제국주의 침략 확장을 억제”하고 “아시아와 세계의 평화를 지켰다”고 주장했습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23일 베이징에서 열린 한국전 참전 70주년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중국 지도부는 각종 뉴스는 물론 거금을 투입한 영화와 장편 다큐멘터리 등을 통해 항미원조의 정당성과 성과를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중국 외교부는 홈페이지에서 미국이 한국전쟁 발발 직후 병력을 바로 파견해 북한을 침공했고, 파병 결의안 채택을 위해 유엔 안보리를 선동하고 조작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중국 외교부] “After the outbreak of the Korean War, the United States immediately dispatched its troops to invade Korea. It instigated and manipulated the Security Council of the United Nations to adopt a resolution on dispatching.”

그러나 한국전쟁에 대한 이런 중국 지도부의 주장은 유엔 등 국제사회의 역사적 평가와 큰 차이가 있습니다.

한국전쟁이 소련과 중국 지도자의 지원 속에 북한의 남침으로 발발했다는 것은 이미 유엔과 기밀해제된 수많은 옛 소련 정부 자료들을 통해 광범위하게 입증됐기 때문입니다.

옛 소련과 중국의 한국전쟁 관련 자료를 대거 수집해 증거 자료집을 냈던 캐스린 웨더스비 아메리칸대 교수는 과거 서울에서 연 강연에서 마오쩌둥이 북한의 남침을 지지한 것은 옛 공식 자료들에 명백히 나타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웨더스비 교수] “So the middle of May Kim Il-sung went to Beijing, as required by Stalin met with Mao. Mao agreed to the plan, explaining that he understood the Soviets couldn't send forces to Korea but the Chinese could do so.”

김일성 북한 주석이 1950년 5월 중순(15일)에 스탈린의 요구로 베이징에 가서 마오쩌둥을 만나 남침 계획에 대해 동의를 받았고, 마오쩌둥은 추후 병력 지원까지 약속했다는 겁니다.

아울러 보리스 옐친 전 러시아 대통령이 과거 김영삼 한국 대통령에게 제공한 300여 종에 달하는 문서에도 마오쩌둥이 스탈린과 함께 남침을 지지한 사실이 자세히 담겨있습니다. 

미 국가기록원은 미국이 앞서 방어경계선 밖에 설정했던 한국을 지원해 전쟁에 개입한 이유는 소련과 중국이 공산주의 영역을 아시아 전역으로 확대하려는 의도에 대한 트루먼 대통령의 우려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미 국가기록원] “The invasion of South Korea made Truman genuinely fearful that the Soviet Union and China intended to expand the sphere of communism throughout Asia. 

유엔이 한국전쟁 직후 채택한 파병안 등 3개 결의안 역시 미국의 조작이 아닌 적법한 표결 과정을 거쳐 승인됐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한국전쟁 전문가인 한국군사문제연구원의 허남성 석좌연구위원입니다. 

[녹취: 허남성 위원, ‘6·25 전쟁의 개관’ 동영상 중] "“북한이 1950년 6월 25일에 기습 남침을 하자 그 직후부터 유엔 안보리는 아주 중요한 3개의 결의안을 잇달아 채택합니다. S1501호 결의안은 북한을 침략자로 규정하고 38선 이북으로 즉각 철수하라는 요구안입니다. 이틀 후 27일에 S1511호 결의안을 채택했는데, 유엔 회원국들로 하여금 침략당한 대한민국을 군사적으로 지원하라는 권고안이 채택됐습니다. 7월 7일에는 S1588호가 채택됐는데, 유엔군사령부를 창설하는 결의안이었습니다.”

김계동 한국 건국대 초빙교수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통상적으로 특정 국가가 다른 국가의 분쟁에 개입하기 위해서는 국제법적으로 사전에 승인을 받아야 한다며, 서방국가들의 한국전쟁 개입은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른 참전이기 때문에 국제법적 하자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중국은 이런 국제법적 절차 없이 한반도에 군대를 보내 참전했기 때문에 불법적인 개입이 된다”는 설명입니다. 

한국의 강경화 외교장관과 서욱 국방장관도 26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시 주석이 북한의 남침으로 시작된 한국전쟁을 미 제국주의 침략으로 규정한 것은 역사 왜곡이란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녹취: 서욱 장관] “명백한 남침이고 스탈린과 모택동의 사주를 받아 남침한 것으로. (의원 질문: 시진핑은 70년 전 항미원조의 승리는 정의의 승리이고 평화의 승리이며 인민의 승리라고 했습니다. 이 말에 동의하십니까?) 동의하지 않습니다.”

에이브러햄 덴마크 전 국방부 부차관보는 지난 2017년 미 의회 미-중 경제안보검토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중국 공산당이 한국전쟁을 어떻게 정치적으로 활용하는지 자세히 밝힌 바 있습니다. 

덴마크 전 부차관보는 중국은 일반적으로 한국전쟁을 계속 “전략적 승리”로 보고 있다며, 이는 중공군이 서방국에 대응해 처음으로 버티면서 어떤 전투에서는 승리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에서는 한국전쟁(항미원조)을 공산당 지도하에서 강대국으로서의 중국의 재등장, 서방의 패권과 지배 시도에 항거하는 의지와 능력의 과시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덴마크 전 부차관보] “Thus, the Korean War is still seen in China as a demonstration of its reemergence as a great power under the Chinese Communist Party, and its will and ability to reject supposed Western attempts at hegemony and domination.”

덴마크 전 부차관보는 한국전쟁 중 중공군 전사자가 40만 명, 부상자가 48만 6천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되지만, 중국 정부는 이런 정치적 의도 때문에 사상자 규모도 많이 축소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실제로 시진핑 주석은 이번 항미원조 70주년 연설에서 중국군 19만 7천 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