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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문가들 "정권이양 속 비건 방한...한반도 상황관리, 중국 견제 목적"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미국 내 한반도 전문가들은 새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이뤄지는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의 방한을 정부 이양 중에도 한반도 상황을 관리하겠다는 양국의 의지로 풀이했습니다. 북한 도발 가능성에 대한 대응책과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한국과의 동맹 강화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안소영 기자입니다.

조셉 디트라니 전 6자회담 미국 측 차석대표는 새로운 정부 출범을 앞두고 북한 비핵화 협상을 이끈 비건 부장관이 한국을 방문하는 것은 어떤 정부가 들어서든 굳건한 미한 동맹 관계에는 변함이 없다는 것을 확인시키기 위한 것으로 해석했습니다.

[녹취: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 “It’s the Trump administration right now, and we have common goals, whether it’s a Trump administration or a Biden administration to assure that the alliance is robust and solid that we continue to work together to resolve the North Korean issue.”

디트라이 전 차석대표는 7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현 트럼프 행정부든 차기 바이든 행정부든 모두 굳건한 미한 동맹을 유지하고 북한 문제 해결에 협력하는 공통된 목표를 갖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특히 정부 이양 시점에서도 주한미군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등이 마무리되지 못함에 따라 비건 부장관의 방한이 더욱더 의미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We are trying to show that North Korea doesn’t think there is any tension."

북한에 미-한 간 갈등이나 양국 사이에 균열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려 노력한다는 겁니다.

동시에 비건 부장관의 방한에는 여전히 미국은 평화적 방법으로 북한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하고, 이에 북한이 대화 재개로 호응했으면 하는 바람이 담겼을 것이라고,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는 덧붙였습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민주주의 수호재단의 데이비드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한국 정부가 비건 부장관을 초청한 이유는 새로운 행정부 출범을 앞둔 취약한 시점에 한반도 상황을 관리하기 위해서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맥스웰 선임연구원] “Transition time is the vulnerable time. I think it is important that South Korea and the US need to discuss what might happen in terms of North Korea’s potential provocation."

정부 이양기에 북한의 도발은 상황을 매우 복잡하게 만드는 것으로, 트럼프 행정부나 바이든 당선인 측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만큼, 미-한 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북한이 도발에 나서는 등의 행동을 하지 않도록 하는 논의가 필요하다는 겁니다.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또한 미중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한국과의 동맹 강화에 대한 논의도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녹취: 맥스웰 선임연구원]”Probably discussions about how the US strategy for Indo-pacific is aligned with the Moon administration’s New Southern Strategy,”

지난달 6일 일본 도쿄에서 '쿼드' 4개국 외무장관들이 회담에 앞서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와 기념촬영을 했다. 왼쪽부터 수브라마냠 자이샨카르 인도 외무장관, 모테기 토시미츠 일본 외무상, 스가 총리, 마리스 페인 호주 외무장관, 마이크 폼페오 미국 국무장관.
지난달 6일 일본 도쿄에서 '쿼드' 4개국 외무장관들이 회담에 앞서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와 기념촬영을 했다. 왼쪽부터 수브라마냠 자이샨카르 인도 외무장관, 모테기 토시미츠 일본 외무상, 스가 총리, 마리스 페인 호주 외무장관, 마이크 폼페오 미국 국무장관.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한국 문재인 정부의 신남방정책을 어떻게 조율할 수 있을지, 미국과 인도, 일본, 호주 등 4개 나라로 구성된 안보회의체 ‘쿼드’와 관련한 한국의 입장과 역할 등에 대한 대화가 오갈 것이라는 겁니다.

해리 카지아니스 미국 국익연구센터 한국담당국장은 한국 정부가 북한과의 협상을 이끌어 온 비건 부장관을 격려하고 고별 인사를 전하기 위해 이번에 비건 부장관을 초청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정부 이양 기간 중 비건 부장관의 방한 일정이 닷새라는 점은 다소 긴 것 같다며, 북한과의 마지막 대화를 타진하거나 주한미군 방위비분담금협정과 관련한 성과로 트럼프 행정부 말기에 극적인 외교 성과를 만들어내려는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새로운 행정부가 들어서기 전 도발을 감행해 왔던 북한이 예전과 달리 당분간은 지금처럼 침묵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에반스 리비어] It suggests that the DPRK is still mulling how to proceed. Meanwhile, evidence is mounting that the Covid-19 pandemic, the lockdown of major cities, the astonishing drop in trade with China, a poor harvest, and economic mismanagement are taking a major toll on North Korea's economy. We should watch for signs that Pyongyang is at a loss about how to deal with this crisis. The Party Congress and SPA meeting next month will bear careful watching”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담당 수석부차관보는 평양의 침묵이 이어지고 있는 것은 여전히 앞으로 어떻게 움직일 지 숙고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라며, 북한은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유행과 주요 도시 폐쇄, 중국과의 무역 급감, 흉작과 어려운 경제 사정으로 타격을 받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북한이 이 위기를 어떻게 대처할 지 지켜봐야 한다며, 다음 달 열리는 당 대회가 주요 변수가 될 것이라고 리비어 전 부차관보는 설명했습니다.

카지아니스 국장은 북한이 앞으로 몇 주 간은 도발을 자제하겠지만 향후 상황은 유동적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카지아니스 국장] “I just interviewed with NSA Robert O’brien, and he explained to me that North Korea really isn’t under any major stress with COVID right now. His exact words were that there’s no major outbreak. So if Kim Jong Un starts to feel competent like he dodged a bullet with COVID 19, you can see him start doing ICBM tests to get at the top of the administration’s agenda”

최근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과의 인터뷰에서 북한 내 대대적인 신종 코로나 발병은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는 겁니다.

카지아니스 국장은 따라서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코로나 대응에 대해 만족해 하는 시점이 오면, 북한 문제를 바이든 행정부 내 최우선순위로 만들기 위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에 나설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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