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 DC의 백악관 건물. 사진출처=백악관
미국 워싱턴 DC의 백악관 건물. 사진출처=백악관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 검토가 막바지 단계에 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드러나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행정부 주요 인사 등의 발언과 언론 보도 등을 통해 큰 틀에서 새 대북정책의 모습은 어느 정도 유추가 가능한 상황입니다. 함지하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달 중순 새 대북정책을 위한 검토 작업이 수 주 안에 완료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성 김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 대행은 지난달 12일 대북정책 검토와 관련해 “신속하게 일을 진행하고 있다”며 “아마도 수 주 안에 끝마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도 지난달 17일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몇 주 안에 완료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었습니다.

하지만 이후 한 달이 넘은 현재도 대북정책 검토작업은 여전히 ‘진행 중’입니다. 다만, 새 대북정책이 어떤 모습일지에 대해선 바이든 대통령을 비롯한 행정부 고위 관리들과 언론 보도를 통해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난 상태입니다.

특히 16일 미국과 일본의 정상이 발표한 ‘공동성명’을 통해 큰 틀에서 대북정책의 내용을 엿볼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우선 미국의 목표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맞춰져 있는 점이 주목됩니다.

미-일 두 정상은 공동성명에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하고, 북한이 유엔 안보리 대북 결의에 따른 의무를 준수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16일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여기에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는 바이든 대통령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넘어 모든 대량살상무기(WMD)와 모든 범위의 탄도미사일에 대해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폐기, 즉 CVID를 언급해 관심을 모았습니다.

[녹취: 스가 총리]

북한의 CVID 달성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최소한 이런 목표만큼은 두 정상이 공감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됐습니다.

그밖에 공동성명은 역내 평화와 안정 유지를 위해 억제력을 강화하며, 북한 핵이 확산의 위험을 안고 있다는 점, 또 핵과 함께 탄도미사일도 해결 과제임을 명시했습니다.

이렇게 볼 때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시급한 과제로 삼고 있다는 추정이 가능합니다.

공동성명에는 또 바이든 행정부 초기부터 강조돼 온 미-한-일 3각 공조의 중요성도 담겨, 대북정책 검토 과정뿐 아니라 향후 집행에서도 동맹의 역할이 이전 행정부 때보다 강화될 것이 예상됩니다.

바이든 행정부는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해 아직 외교의 문이 닫히지 않았다는 점도 지속적으로 시사해 왔습니다.

따라서 여러 행정부를 거쳐 오며 실패한 대북 외교가 여전히 해법으로 남아있다는 점도 새 대북정책의 방향으로 유추해 볼 수 있는 내용입니다.

지난 7일 정례브리핑에 나선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입니다.

[녹취: 사키 대변인] “We're of course continuing to enforce sanctions. We're consulting with allies and partners. We are prepared to consider some form of diplomacy if it's going to lead us down the path toward denuclearization.”

“우리는 물론 계속해서 제재를 시행하고 있고, 동맹과 협력국들과 협의하고 있으며, 비핵화를 향한 길로 이어진다면 (북한과) 일정 형태의 외교를 고려할 준비가 돼 있다”는 겁니다.

다만, 이런 상황에서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온 점도 주목됩니다.

`워싱턴 포스트' 신문의 데이비드 이그나셔스 칼럼니스트는 15일자 칼럼에서 미 행정부 고위 관리를 인용해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할 가능성은 ‘0(제로)’에 가깝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바이든 행정부가 무기 확산 중단과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 등 새로운 운반체계 저지와 같은 중간 경유지를 찾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런 내용이 사실이라면 바이든 행정부의 새 대북정책이 북한이 야기하는 위협을 줄이는 데 많은 비중을 둘 것이라는 점을 추정해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바이든 행정부는 출범 이후 최근까지 ‘위협을 줄이는’이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하고 있습니다.

국무부 네드 프라이스 대변인과 잘리나 포터 수석부대변인은 최근 정례브리핑 등에서 북한 관련 사안을 설명할 때마다 “우리는 미국은 물론 동맹에 대한 위협을 줄이는 데 계속해서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해왔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