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3일 오하이오 콜럼버스에서 전용기에 탑승하기에 앞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3일 오하이오 콜럼버스에서 전용기에 탑승하기에 앞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바이든 정부의 대북 정책 검토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가운데, 미 전문가들은 바이든 정부가 북한과의 진지한 외교를 위한 전략적 기회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북한의 최근 도발에 절제된 반응을 보인 것도 그 연장선이라는 설명입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의 수전 디마지오  선임연구원은 미국의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의 순항미사일 발사에 매우 절제된 반응을 보였다며, 이는 바이든 정부가 북한과 외교적 대화를 시작하는데 관심이 있다는 징후 중 하나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디마지오 연구원] “I think there are key indications that the Biden team is interested in starting diplomatic talks with N Korea. I see a series of moves on the administration’s part to prepare the groundwork for a potential strategic opening with Pyongyang.”

디마지오 연구원은 24일 스팀슨 센터가 주최한 웨비나에서 이같이 말하며, “바이든 정부가 북한과의 잠재적인 전략적 기회를 찾기 위한 기초작업을 하고 있다는 여러 움직임이 보인다”고 풀이했습니다. 

특히 미사일 발사에 대해 “대통령을 비롯해 바이든 정부의 반응은 매우 신중하고 절제됐으며, 호들갑(hyperventilating)을 떨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도 바이든 정부의 반응을 긍정적으로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디마지오 연구원은 이 외에 바이든 정부가 북한과의 전략적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는 움직임으로, 대규모 미한 연합 군사훈련 중지를 유지한 채 최근에도 ‘도상훈련’을 진행했고, 2월 중순부터 북한 측과 접촉을 시도했다는 점을 꼽았습니다.

아울러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아시아 순방 중 북한의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과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의 담화에 대한 반응 요청에 거듭 무응답으로 일관했다는 점도 눈여겨 볼 점이라고 디마지오 연구원은 언급했습니다. 

바이든 정부가 북한과의 외교의 문을 열어놓고 북한과 관여하는데 강한 관심을 표시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디마지오 연구원은 2017년부터 2019년까지 북한과 미국 간 반관반민, 1.5트랙 비공식 대화를 이끈 바 있습니다.

스팀슨 센터가 바이든 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한 웨비나를 주최했다.

‘순항 미사일 발사’ 저강도 움직임… “과도한 해석 말아야”

이날 토론에 참석한 조엘 위트 스팀슨센터 선임연구원은 북한의 이번 발사가 낮은 수준의 도발이라며 과도한 분석을 피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위트 연구원] “So the idea of inflating this into some sort of signal to the Biden administration trying to step-up pressure or just make their life difficult, I think we’re reading much to much into it.”

바이든 정부에 대한 모종의 신호라거나 대미 압박 고조 의도, 또는 바이든 정부를 곤란하게 하려는 의도 등으로 의미를 확장하는 것은  과도한 해석이라고 위트 연구원은 주장했습니다. 

로버트 칼린 스팀슨센터 객원연구원도 김정은 위원장이 발사 현장에 있었다면 큰 의미가 있었겠지만, 김 위원장은 현장에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또 봄철에 북한은 대함 미사일을 자주 쏘며, 이는 아무런 파장도 일으키지 않는다고 덧붙였습니다.  

미 중앙정보국(CIA)과 국무부에서 30년 넘게 북한 정보를 분석했던 칼린 연구원은 김정은 위원장의 8차 노동당 대회 발언, 최근 김여정 부부장과 최선희 부상의 발언을 모두 북한이 미국과의 외교의 문을 열어놓은 신호로 해석했습니다.

[녹취: 칼린 연구원] “The signal that the door is still open, that they have not reached a conclusion on dealing with the U.S.”

북한이 미국에 어떻게 대응할 지 결론을 내리지 않은 채 미국의 대북정책 재검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입니다. 

“과거의 실수 되풀이 말아야”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국무부 북한담당관으로 제네바 기본합의를 성사시킨 미-북 협상에 참여했던 위트 연구원은 “북한과 직접 마주 앉아 장기간에 걸친 협상을 하기 전에는 북한의 비핵화 진정성을 알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의 성명과 행동을 가지고 아무리 점쳐도 소용이 없다는 지적입니다.   

[녹취: 위트 연구원] “What I just want to reemphasize is, there’s a danger of ending up in what I would call a policy no man’s land.”

다만 위트 연구원은 미국이 북한에 아무런 압박도 가하지 않고 진지한 관여도 하지 않는 이른바 ‘정책의 황무지’에 빠질 위험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위트 연구원은 오바마 2기 때가 바로 그런 상황이었다며, 이번에는 이를 피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디마지오 연구원은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 커트 캠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인도태평양 조정관이 지난해 ‘포린 어페어스’에 기고한 글에서 ‘전략적 인내’가 과도하게 심사숙고 하는 과정이었다고 인정했다며, 이번 대북 정책 검토에서는 같은 접근법을 피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디마지오 연구원은 싱가포르 미북 공동선언이 탄탄한 시작점이 될 것이라며, 달성 가능한 목표를 파악해 행동 대 행동 방식으로 점진적으로 진전시키는 것이 현실적인 해법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