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디 셔먼 전 미 국무부 대북정책조정관.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

전직 미국 당국자들은 바이든 정부 한반도 라인이 경험 많은 전문가들로 채워지고 있는 것을 환영하며 기대감을 나타냈습니다. 당장 업무를 시작할 수 있는 베테랑들이기에 시간 낭비를 하지 않을 것이며 정책 실패의 가능성도 낮다고 평가했습니다. 다만 관건은 북한의 협상 의지라고  지적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1994년 북 핵 1차 위기 당시 미-북 제네바 기본합의를 타결한 주역인 로버트 갈루치 전 국무부 북 핵 특사는 27일 VOA에 바이든 정부의 한반도 정책 라인이 ‘인상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갈루치 전 특사] “It seems to me it’s an impressive team. These are the people who are familiar with past negotiations and are familiar with the way the North Korean leadership over the last 10, 20 years has regarded relations with the U.S. They understand, as best anybody can outside the N Korean government, the grand strategy of the DPRK of what it’s trying to accomplish.” 

과거 대북 협상에 정통하고 지난 20여년 간 북한 지도부의 대미 정책을 잘 알고 있으며 북한의 큰 틀의 전략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사람들이라는 평가입니다.  

갈루치 전 특사는 30년을 끌어온 미북 협상을 성공시킬 가장 좋은 정책을 예상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며, 협상에 익숙한 바이든 정부 관료들이 한국, 일본, 중국과 협의해 북한과 다시 협상장에서 만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말했습니다.  

2003년부터 2006년까지 6자회담 차석대표를 지낸 조셉 디트라니 전 국가비확산센터 소장도 한반도 라인이 ‘이상적인 팀’이라며 북한과 협상을 재개하는데 있어 ‘좋은 징조’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디트라니 전 소장] “This is an ideal team that has deep knowledge about the issues... I think it bodes well for resuming negotiations and hopefully coming to some sort of a resolution” 

디트라니 전 소장은 이번에 임명된 사람들이 핵 협상을 비롯해 북한 문제를 깊이 이해하고 있으며 경험도 매우 많다며, 현안을 파악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들이 북한과의 협상에서 결과를 내길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에서 발탁된 커트 캠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인도태평양 조정관,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웬디 셔먼 국무부 부장관, 성 김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대행, 정 박 동아태 부차관보 등은 남북한에 대한 이해도 깊고 일부는 북한과 직접 협상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시간 낭비하지 않을 것”… “정책 실패 확률 낮아” 

2005년에서 2008년 사이 북 핵 6자회담 수석대표를 지낸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도 27일 VOA에 바이든 정부 한반도 라인 인사가 고무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힐 전 차관보] “I think the problem with N Korea is every four years we kind of start from the beginning and so it’s good to have people who won’t be starting from the beginning. They’ll be people who understand what the problems are and they’ll be less wasting of time. So I’m encouraged by it.” 

미국 대북 정책의 문제점은 (정권이 바뀌는) 4년에 한 번씩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점인데, 이번에 임명된 인사들은 문제를 잘 이해하고 시간을 덜 낭비할 사람들이라고 힐 전 차관보는 말했습니다.  

바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을 지낸 게리 세이모어 박사도 바이든 정부가 대북 정책 입안에 있어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세이모어 전 조정관] “It’s a tremendous advantage because you have people who spent a very good part of their professional life dealing with N Korea. So I expect that they’ll be in a very strong position to form N Korea policy and to proceed with negotiations.”  

공직 경력의 상당 부분을 북한을 상대하면서 보낸 사람들이기에 바이든 정부가 대북 정책을 입안하고 협상에 임하는데 있어 매우 좋은 위치와 유리한 입장에 있다는 것입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이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저지른 종류의 실수도 되풀이 하지 않을 것”이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매력과 김정은 위원장과의 개인적 관계로 핵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마크 피츠패트릭 전 국무부 비확산 담당 부차관보도 이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과 같이 초보자(rookie) 실수를 저지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성 김 미국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 대행.

“대북 정책 속도 낼 것”… “과거 실패의 원인 잘 알아” 

피츠패트릭 전 부차관보는 “북한에 대한 비현실적인 견해를 갖지 않은(starry-eyed) 유능한 전문가들로 구성된 강력한 팀으로 시작돼 매우 기쁘다”며 “북한과 관여하기 위해 매우 빨리 움직일 수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피츠패트릭 전 부차관보] “Everybody who’s concerned about N Korea must be pleased that the Biden administration is starting off with such a strong team of competent professionals who are not starry-eyed about N Korea. I think this means that the Biden administration will be able to move quickly to try to engage with N Korea.” 

피츠패트릭 전 부차관보는 경험이 많아 사고가 경직될 수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전혀 근거 없는 지적은 아니지만, 지난 4년간도 미국의 대북 접근법은 매우 경직됐었다”며 “전문가라고 꼭 경직된 건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또 최근 임명된 인사들은 외부 사람들의 조언을 구하는 것으로 잘 알려진 사람들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에번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 담당 수석부차관보도 바이든의 한반도 라인은 베테랑 들이기에 쓸데없는 시간 낭비를 않고 현안을 빨리 처리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과거 실패의 경험이 매우 유익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 “One of the points that I’ve been making about every one of these people is that they have something very interesting in common and that they have all been part of a policy processes that’s failed over the years. And they know the reasons for the failure and failure is an extremely good teacher.” 

이번 한반도 라인의 공통점은 모두가 ‘실패한 정책’에 관여했다는 점인데, 실패의 이유를 안다는 것은 매우 유용하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이들이 북 핵 문제가 어떻게 지금에 이르게 됐는지를 따로 공부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만 집중할 수 있다고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는 말했습니다.  

“관건은 북한의 협상 재개 의지” 

스콧 스나이더 미 외교협회 미한정책국장은 이번 한반도 라인이 경험이 많다는데 동의하며, 미국이 지금까지 북한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수많은 다른 방법을 시도해 봤다고 말했습니다.  

스나이더 국장은 그럼에도 긍정적인 결과가 없었다는 점과 관련해 “핵심 문제가 북한에 있다고 결론지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스나이더 국장] “Yet the absence of a positive outcome may lead many to conclude that the core problems are on the N Korean side. And so then the question becomes how do we grapple with a situation in which it appears that N Korea is unwilling to accept the U.S. preferred framework for engagement. Are there additional measures that can be taken to shift N Korea’s perspective?” 

북한이 미국이 선호하는 관여의 틀을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을 때 미국의 대응법을 고민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북한이 주장하는 미국의 ‘적대시 정책’을 인정하고 들어갈 지, 아니면 북한의 그러한 관점을 바꾸기 위해 추가 조치를 취할 지 생각해 봐야 한다고 스나이더 국장은 말했습니다.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도 바이든 정부가 현재 매우 중요한 선택의 기로에 놓여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순순히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며, 바이든 정부는 “북한이 매우 다른 길을 선택해 핵무기를 포기하도록 강요할 수 있는 정책을 짜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미국이 핵무장한 북한을 받아들이도록 강요당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가 말했습니다.  

정보당국 출신 정 박… 동아태 부차관보로 발탁 

바이든 정부에 가장 최근 합류한 한반도 라인으로는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에 발탁된 정 박 전 브루킹스 연구소 한반도 석좌가 있습니다.  

정 박 미국 국무부 동아태 담당 부차관보.

박 부차관보는 미 중앙정보국(CIA)와 국가정보국(DNI)에서 대북 정보를 다뤘고, 2017년 9월부터 브루킹스 연구소에서 일했습니다. 

지난해에는 ‘비커밍 김정은: 북한의 수수께끼 같은 젊은 독재자에 대한 한 전직 CIA 요원의 통찰’이라는 책을 내기도 했습니다.  

박 부차관보는 지난해 3월 미국진보센터(CAP)가 주최한 세미나에 참석해 북한이 과거 미국의 정권 교체 국면에서 도발적 행동을 취해왔다며, 미국이 동맹국들과 미리 공조해 북한의 도발이 있을 경우 즉각적인 공동의 정책을 준비해 놔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2019년 9월 VOA 대담 프로그램 ‘워싱턴 톡’에 출연해 북 핵 협상에서 한국이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녹취:정 박] “What President Moon can do is to beef up intelligence collection and also collaborate and cooperate with Japan, China. S Korea often has the best insights into N Korea in terms of ground level truth. So I think that’s one way S Korea can be a huge boost to N Korea nuclear negotiations.” 

문재인 대통령이 (대북) 정보 수집을 확대하고 일본, 중국 등과도 협력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박 부차관보는 북한 내부 진실을 파악하는 데 있어 한국이 가장 통찰력이 정확하곤 하다며, 한국이 이 부분에서 대북 핵협상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