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 위원장이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를 주재했다고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30일 보도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 위원장이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를 주재했다고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30일 보도했다.

한반도 주요 뉴스의 배경과 의미를 살펴보는 ‘쉬운 뉴스 흥미로운 소식: 뉴스 동서남북’ 입니다. 북한이 나흘에 걸친 전원회의를 통해 노동당 부장 3분의 2를 교체했습니다. 이번 인사개편의 배경과 의미를 최원기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북한이 연말에 나흘 간 노동당 전원회의를 열고 대대적인 인사개편을 단행했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1일 노동당 제7기 5차 전원회의에서 당의 투쟁 노선과 함께 ‘조직 문제’를 다뤘다며 인사개편 내용을 전했습니다. 그러나 승진이나 자리를 옮긴 인사를 소개했을 뿐, 해임된 인사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이번 개편은 비교적 큰 폭으로 이뤄진 것으로 보입니다. 승진하거나 당으로 자리를 옮긴 인사는 총 77명으로 지난해 4월 열린 4차 전원회의와 같은 규모입니다. 또 노동당 중앙위원회 위원과 후보위원 234명 중 18%에 달하는 44명이 보선됐습니다. 

특히 북한은 노동당 내부에 15개 정도의 전문 부서를 두고 내각과 사회 전 분야를 통제, 감시해왔는데 이번에 3분의 2에 해당되는 부장 10명이 교체되거나 이동했습니다.
 
한국 통일연구원 조한범 박사는 북한이 이번 인사개편을 통해 일종의 비상체제를 구축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조한범 박사]”이번 전원회의는 비상시국에 대응하는 체제이거든요, 이 정도 물갈이를 했다는 것은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 장기전에 대응하는 진용을 갖췄다고 볼 수 있죠.”

이번 인사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인물은 리병철입니다. 노동당에서 핵과 미사일 개발을 지휘해온 리병철은 군수공업부 제1부부장에서 당 부위원장으로 승진했고, 정치국 후보위원에서 위원으로도 승격했습니다. 

또 당 부위원장직과 함께 부장으로도 승진했습니다. 당에서 군수공업부장을 맡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북한은 전원회의에서 외부 세계가 조만간 ‘새로운 전략무기를 목격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따라서 군수 책임자인 리병철을 승진시킨 것은 전략무기 개발에 속도를 내겠다는 뜻이라고 한국의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은 말했습니다.

[녹취:안찬일 소장] ”이것은 앞으로 계속 군수공업 분야에서 ICBM, SLBM을 계속 만들고 시험하고 포기하지 않겠다는..”

올해 71살인 리병철은 공군 사령관 출신으로 지난 2010년 인민군 대장이 됐습니다. 2012년에는 ‘항공 및 반항공군 사령관’과 당 중앙위원회 위원을 거쳐 이번에 정치국 위원이 되는 등 승승장구 하고 있습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의 인사도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올해 32살인 김여정은 그동안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을 맡아왔는데, 이번에 다시 ‘제1부부장’ 에 임명됐다고 통신은 전했습니다. 

이 때문에 김여정이 선전선동부에서 당 핵심 부서인 조직지도부로 이동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입니다.

[녹취: 안찬일 소장] ”조직지도부로 옮겼을 가능성이 대단히 높습니다. 김여정은 선전선동부는 현송월 등에게 맡기고 조직지도부로 옮긴 것으로 판단됩니다.”

2014년부터 러시아 주재 대사로 활동해온 김형준도 정치국 후보위원, 당 부위원장, 부장이 됐습니다. 김형준은 외교 관료 출신인데 이번에 노동당 부장이 된 겁니다. 

한국 통일연구원 조한범 박사는 그동안 당 국제부장으로 있던 리수용이 물러나고 그 자리를 김형준이 차지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조한범 박사] ”최선희는 목격이 됐는데, 리수용이 주석단에 안 보였고, 그렇게 보면 대남, 대미 관계에서 성과가 없다는 것이 김 위원장의 불만이거든요, 그 부분에 책임을 물어 라인을 정비했을 가능성이 있죠.” 

경제 관료들도 대거 교체됐습니다. 노동당에서 경제를 담당했던 오수용 당 부위원장이 물러났고, 경제 각료 중 유일한 정치국 위원이었던 로두철 국가계획위원장 겸 부총리도 교체됐습니다. 오수용과 노두철은 정치국 위원에서도 물러났습니다. 

대신 내각에서 경제 전반을 이끌었던 김덕훈 부총리는 당 부위원장 겸 부장과 함께 정치국 위원이 됐습니다.

한국의 강인덕 전 통일부 장관은 북한이 제재 장기화에 대비해 경제 총동원 체제를 구축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강인덕 전 장관] ”이제 자력갱생으로 갈 수밖에 없는데, 중앙이 외화가 없어 보급해줄 게 없으니까 총동원 태세로 갈 수밖에 없죠, 대단히 어려울 겁니다.” 

한편 원로 경제 관료인 박봉주 당 부위원장은 이번 회의에 모습이 보이지 않아 신변 이상설이 제기됐습니다. 그러나 회의 마지막 날 휠체어를 타고 김 위원장 바로 곁에서 기념사진을 찍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한국의 `중앙일보'는 정부 당국자를 인용해 박봉주가 지난달 27일 이후 교통사고를 당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특히 주목되는 건 한광상이 노동당 재정경리부장으로 복귀한 대목입니다. 한광상은 2013년부터 당 재정경리부장으로 있으면서 통치자금과 외화 수급을 담당해왔습니다. 그러다 지난해 4월께 자리를 김동일에게 물려주고 자취를 감췄는데, 다시 재정경리부장으로 복귀한 것으로 보입니다.

노동당 재정책임자가 이렇게 자주 교체되는 것은 갈수록 악화되는 외화난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안찬일 소장은 말했습니다.

[녹취: 안찬일 소장 ]”한광상만큼 노동당 재정경리부장으로 능수능란한 사람이 없었는데, 다른 사람에 맡겨보니 역시 잘 안 되니까, 다시 한광상을 복귀시킨 것인데, 지금 북한은 재정고갈의 벼랑끝으로 가고 있는데…” 

군부에서도 적잖은 변화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특히 김정관 인민무력성 부상은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선출됐습니다. 통상 정치국 후보위원은 인민무력상이 되기 전에 거치는 자리입니다. 이 때문에 김정관이 노광철에 이어 인민무력상이 됐을 공산이 있다고 안찬일 소장은 말했습니다.

[녹취: 안찬일 소장] ”저는 박정천 총참모장이나 노광철 무력상을 화면에서 못봤는데, 김정관은 상장으로 인민무력부 부상으로 건설을 총괄해왔는데, 이번에 정치국 후보위원이 된 것은 노광철을 밀어내고 무력상이 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김정관이 승진한 배경에는 양덕 온천관광지구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은 지난해 12월 군 병력을 동원해 평안남도 양덕군에 관광단지를 조성했습니다. 이에 대한 김정관의 공로를 평가한 것으로 보입니다.

오진우 전인민무력부장의 아들인 오일정도 노동당 부장으로 복귀했습니다. 앞서 한국 언론은 오일정이 부정부패 혐의로 처벌을 받았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북한 치안의 한 축을 담당한 최부일 인민보안상이 당 부장으로 이동한 것도 눈길을 끕니다. 최부일은 김 위원장의 유년시절 농구를 함께 하며 인맥을 쌓은 최측근으로 알려졌습니다.

노동당 근로단체 부장이었던 리일환은 이번에 당 부위원장으로 승진했습니다. 당 부장도 겸임했다는 점에서 근로단체가 아닌 다른 업무를 맡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번 인사에서는 김정은 위원장의 관심사였던 삼지연지구 건설 성과에 따른 승진 인사가 많았습니다.

노동당 검열위원장이었던 조연준이 물러나고 그 자리를 삼지연 지구가 있는 양강도 당 위원장이었던 리상원이 차지했습니다. 정치국 후보위원이자 당 부장으로 새로 등장한 허철만 역시 삼지연 건설에 공을 세운 것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이밖에 내각 부처 중 전학철이 석탄공업상, 전명식은 문화상, 김승진은 국가과학원장으로 임명됐습니다. 또 강종관은 육해운상이 됐고 김광철은 체신상, 김경준은 국토환경보호상, 양승호는 기계공업상이 됐습니다.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내각 인사를 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입니다.

VOA 뉴스 최원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