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 위원장이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를 주재했다고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30일 보도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 위원장이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를 주재했다고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30일 보도했다.

북한의 노동당 전원회의가 나흘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만큼 북한이 내년 한 해를 대단히 엄중하고 무겁게 바라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새해 신년사를 전원회의 폐회식 결정서로 대체할 가능성도 제기됐습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은 미-북 비핵화 협상 시한으로 제시한 연말에, 28일부터 31일까지 나흘째 노동당 전원회의를 개최했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7시간에 걸쳐 국가 건설과 경제발전, 무력 건설과 관련한 종합적인 보고를 했다고 31일 보도했습니다. 

대외 부문과 관련해서는 나라의 자주권과 안전보장을 위한 적극적이며 공세적인 정치외교, 군사적 대응조치들을 준비할 데 대하여 보고했습니다. 

통신은 또 ‘의정 결정서 초안과 다음 의정으로 토의하게 될 중요 문건에 대한 연구에 들어갔다’고 밝혀 회의의 지속을 예고했습니다. 

전원회의에서 매번 마지막 의제로 다루던 조직 인사에 대한 언급은 아직 나오지 않은 만큼, 31일 회의에서는 결정서를 작성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김동엽 교수는 당 전원회의가 길어지는 것은 북한이 2020년을 대단히 엄중하게 보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김동엽 교수] “2020년을 성공하지 못하면 김정은 정권의 소위 존속까지도 위태롭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봐요. 2016년 제7차 당 대회를 한 이후에 지금까지 5개년 전략을 했죠, 그 마무리를 짓는 게 내년이잖아요. 마무리 짓고 8차 당 대회를 해야만 김정은의 2기가 시작되는 거죠. (실패한다면) 그만큼 자신의 통치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고 정권의 안정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거예요. 결국 핵심은 경제, 인민생활 향상이니까 가시적인 성과를 만들어내야 하니까요. 내년 1년간 그걸 하기 위한 모든 분야에서 방향들을 아주 디테일하게 제시하는 거죠."

김 교수는 또 이같은 북한의 행보가 ‘새로운 길’이라기 보다는 ‘정도’라고 평가했습니다. 미국을 통해 ‘지름길’로 가려다 실패한 만큼 이제 자력자강, 자력갱생을 통해 자신만의 길을 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는 겁니다. 

[녹취: 김동엽 교수] “밖에 뭔가에 기대를 갖고 했다가 안됐으니까 이제는 그런 기대 안하고 저쪽에서 양보하면 받겠지만 그렇지 않는 한 꿋꿋이 내 길을 가겠다, 그러니까 대단히 어렵고 긴 길이라고,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이야기하잖아요. 큰 틀에서의 그림을 그리면서 중요한 2020년에 뭘 해야 할 것인지 구체성을 갖고 있는 큰 그림과 작은 그림을 다 담고 있는 거죠. 대내적으로”

샌드연구소 최경희 대표는 김일성 주석 집권 시절인 1986년 12월 당시와 현재 북한이 처한 국제정세 상황이 매우 유사하다고 말했습니다. 당시 동유럽과 중국, 소련에 개혁개방의 바람이 불면서 북한 역시 ‘새로운 길’의 갈림길에 있었다는 겁니다. 

[녹취: 최경희 대표] “1986년에 베트남에 도이모이가 도입됐고 한국과 중국의 아시안게임이 있었고 이렇게 구조가 바뀔 때였어요. 그리고 소련의 고르바초프가 20차 당대회에서 선포를 했고 86년 12월에, 완전 달라질 때 그 때는 최고인민회의를 열었는데 거기서 김일성이 ‘사회주의 완전 승리를 위하여’ 라는 시정연설을 했는데 국가의 방향을 설정하는 내용이 핵심이었거든요. 김정은 국가의 향배, 지금 북한이 국가의 방향성을 정하는 회의를 하고 있는 거예요. 그 때도 그랬어요.”

최 대표는 당시 김일성 주석의 시정연설이 그 다음해인 1987년 신년사로 대체됐다고 말했습니다. 

때문에 2020년 첫 날 공개될 신년사가 전원회의 결정서로 대체될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2020년 1월 1일 오전에 당 전원회의 폐회식을 하면서 김정은 위원장이 육성으로 ‘결정서’를 읽는 모습이 생중계될 수 있다는 겁니다. 

한국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김인태 연구위원은 과거 연말에 열린 당 전원회의나 최고인민회의가 신년사를 대체한 사례가 김일성 시대에 3~4차례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인태 연구위원] “1986년도 말, 87년도 신년사가 그 방식이었죠. 그 때는 12월 27일에 당 전원회의를 하루 하고 바로 다음날에 최고인민회의 8기 1차 회의를 3일에 걸쳐서 해요. 12월 31일 마지막 날까지. 그리고 거기서 했던 김일성의 시정연설을 87년 신년사로 대체했죠. 그런 사례가 있으니까 이번도 유사하게 보는데 이번엔 최고인민회의가 아니고 당 전원회의니까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그럴 가능성이 없다고 볼 순 없죠. 전원회의 보고나 결론을 대체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겁니다.”

김동엽 교수 역시 당 전원회의 결정서와 신년사가 거의 동일한 내용으로 이뤄질 것이라며, 같은 내용을 따로 만드는 것은 쉽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동엽 교수] “내일(1월1일) 전원회의 폐회식을 아침에 하는 거예요. 하면서 김 위원장이 그걸 읽어버리는 거죠. 그러니까 신년사 겸 결정서 폐회사가 되는 거죠. 아니면 오늘(31일) 끝내놓고 내일(1월 1일) 아침에 신년사 겸 결정서로 이야기할 수 있죠.

최경희 대표도 전원회의 결정서를 통해 이미 나온 내용을 또 ‘신년사’로 전달하는 것은 김 위원장 스스로 가벼움을 드러내는 것이라며, 전원회의 핵심 내용이 신년사로 대체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한상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