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중국을 방문한 문재인 한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서명식에서 악수하고 있다.
지난 2017년 12월 문재인 한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서명식에서 악수하고 있다.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오는 23일 중국 베이징에서 정상회담을 엽니다. 북한이 정한 `연말 시한'을 앞두고 북한의 도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미-북 비핵화 협상 재개를 위한 두 정상의 역할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정우 한국 청와대 부대변인은 19일 브리핑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23일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하며, 칭타오 방문에 앞서 베이징에 들러 시진핑 국가주석을 만난다고 밝혔습니다. 

문 대통령과 시 주석은 이번 회담에서 미-북 비핵화 협상의 진전을 위한 논의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이 비핵화 협상 시한으로 제시한 연말을 앞두고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등 한반도 정세가 불안정한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한국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전병곤 부원장은 북한이 대화궤도에서 이탈하는 상황을 미국도 중국도 원치 않는다며, 북한과의 대화채널을 유지하고 있는 중국이 일정 수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녹취: 전병곤 부원장] “다른 나라들이 지금 다 채널이 막힌 상황에서 중국은 나름대로 북한과의 관계 설정을 해놓고 채널도 확보하고 전략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길을 만들어 놓았기 때문에 그나마 그런 것들이 전달되면 일정 수준 북측에서도 검토는 하지 않을까… 전달할 수 있는 채널이 있다는 것 만으로도 효과는 적지 않죠.”

전 부원장은 북한이 고강도 도발을 할 경우 중국과의 관계 역시 어려워지는 만큼 중국 역할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 외교부 산하 국립외교원 김한권 교수는 한-중 정상회담 개최를 통해 양국 관계의 완전한 회복을 나타내는 상징적 의미가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현재 한-중 간 이익에 공유될 수 있는 부분이 바로 북한이 전략적 오판을 하지 않도록 하는 것과 미-북 대화가 틀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며, 갈등 또는 협력 요인들을 논의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녹취: 김한권 교수] “현재 북한과의 관계를 한-중이 협력해서 북한이 전략적 오판을 하지 않도록 한-중 간 협력할 부분과 한반도 정세가 북-미 협상을 중심으로 비핵화와 평화 안착이 그대로 유지되도록 서로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찾을 수가 있습니다. 이런 부분은 한-중 간 협력 요인 중 하나로서 같이 논의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세종연구소 이성현 중국연구센터장은 미-북 하노이 정상회담과 스톡홀롬 실무 협상이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서 다시 중국 역할론으로 회귀하는 모양새라고 진단했습니다. 

지난 2년 간 미-북 정상 간 직접 만남으로 중국 `패싱론'이 나오기도 했지만 결국 북한 문제에는 중국이 필요한 ‘원점’으로 되돌아오고 있다는 겁니다. 

다만, 한-중 정상회담 개최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새로운 선물’을 받기는 힘들 것이라고 이 센터장은 내다봤습니다.

[녹취: 이성현 센터장] “북한이 희망하는 것은 결국 제재의 완화이지 않습니까? 그런 부분에 있어서 결국 북한은 선물을 못 받을 것 같아요. 왜냐하면 미국은 제재가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나오게 했다고 믿고 있어요. 그런 차원에서 북한이 원하는 부분적인 제재 해제를 해줄 경우에 제재의 동력이 떨어지면 북한이 더 살만해 지거든요. 오히려 북한이 비핵화를 안할 거라고 보기 때문에 북한이 정말로 선 비핵화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에 제재 완화는 없을 거예요.”

이 센터장은 제재 해제의 키를 쥐고 있는 미국의 원칙적인 자세가 바뀌지 않았다며, 아직은 문 대통령의 방중을 통해 북 핵 문제가 해결될 만한 구조적인 조건이 마련되지 않았다고 덧붙였습니다. 

통일연구원 조한범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고강도 도발의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미국의 행보도 빨라졌다고 평가했습니다. 

또 미국도 북한도 파국을 원치 않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을 협상으로 견인하는 게 필요하고, 특히 김정은 위원장이 ‘연말 딜레마’에서 벗어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조한범 선임연구위원] “성과없이 연말이 된다고 하면 북한이 새로운 길이라는 카드를 활용해야 되는 상황이 되기 때문에 사실은 연말 딜레마에서 벗어나는 게 중요해요. 그렇게 보면 왕이 부장의 방한을 계기로 중국도 한반도 문제, 한-중 관계의 어느 정도 회복의 가능성을 열어 뒀다고 하면 이번 문재인 대통령의 방중은 한-중 관계의 복원, 그리고 북한을 협상으로 견인해 내는 두 가지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겠죠.”

조 선임연구위원은 중국 역시 한반도 문제에 대한 영향력 회복을 노리고 있다며, 이번 한-중 정상회담을 통해 중국의 역할과 입지가 훨씬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문 대통령은 23일 시 주석과의 회동 이후 곧장 칭다오로 이동해 리커창 총리와도 회담할 예정이라고 청와대는 밝혔습니다. 

문 대통령은 24일에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질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한상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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