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백두산에 올라 무두봉밀영, 간백산밀영, 대각봉밀영을 비롯한 삼지연군안의 혁명전적지, 사적지들을 둘러봤다고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4일 보도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백두산에 올라 무두봉밀영, 간백산밀영, 대각봉밀영을 비롯한 삼지연군안의 혁명전적지, 사적지들을 둘러봤다고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4일 보도했다.

북한이 이달 말 노동당 전원회의 소집을 발표하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또다시 백마를 타고 백두산에 올랐습니다. 한국의 전문가들은 북한이 비핵화 협상 `연말 시한'을 앞두고 새로운 전략 노선을 결정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가 이달 하순에 소집된다고 4일 보도했습니다. 

통신은 이와 관련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회 결정서가 3일 발표됐다고 전했습니다.

특히 이번 전원회의 개최에 대해 "조선혁명 발전과 변화된 대내외적 정세의 요구에 맞게 중대한 문제들을 토의 결정하기 위해서"라고 밝혔습니다. 

같은 날 김정은 위원장은 49일 만에 백마를 타고 또다시 백두산을 등정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4일 이번 백두산 군마 등정에는 박정천 육군 총참모장을 비롯한 군종사령관, 군단장 등 군 인사들이 대거 수행했다고 전했습니다. 

이같은 일련의 행보에 대해 한국의 전문가들은 미-북 비핵화 협상이 고착된 상황에서 협상 시한인 연말을 맞이한 북한이 새로운 전략적 노선을 결정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습니다. 

특히 이미 지난해 4월 자력갱생을 중심으로 경제건설에 총력을 집중한다는 새로운 노선이 채택된 만큼, 이번 전원회의에서 외교-안보-국방에 대한 결정이 이뤄질 수 있다고 관측했습니다.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김동엽 교수입니다. 

[녹취: 김동엽 교수] “가장 중요한 게 지금까지 미국과의 협상 틀 안에서 돌파구를 마련했던 것에서 벗어나서 강화된 억제력, 국방력을 바탕으로 해서 미국의 틀이 아니라 중국, 러시아의 틀을 중심으로 국제연대를 통한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새로운 길을 가는 것을 명확히 하고 발표하고, 내년 신년사에 담기 위한 그런 논의와 결정을 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김 교수는 북한이 지난 10월 스톡홀롬 미-북 실무회담을 협상 재개의 ‘시작점’이 아닌 ‘미국의 변화 가능성’을 확인하는 마지막 자리로 인식한 것 같다며, 비핵화 협상 시한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현 시점에서 북한은 미국의 변화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세종연구소 정성장 연구기획본부장은 김 위원장이 전원회의에서 미국의 대북 협상 태도 비난과 함께 핵 보유국 지위 강화, 그리고 위성 발사를 통한 ‘위성 강국’ 건설 의지 등을 천명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또 김 위원장의 백두산 재등정에 군부 인사들이 대거 동행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정성장 본부장] “이번에는 군마를 타고 최룡해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 박정천 인민군 총참모장, 군종사령관들, 군단장들 및 노동당 중앙위원회 간부들과 함께 백두산을 등정했습니다. 이는 향후 군부를 더욱 챙기고 군사력 강화에 집중할 것임을 예고하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정 본부장은 북한 매체에서 한동안 자취를 감췄던 ‘선군정치’ 용어가 다시 등장할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김인태 책임연구위원은 지난 10월 백두산 등정에서부터 11월 말 초대형 방사포 발사 참관, 최근의 삼지연 준공식 참석과 백두산 재등정 등 김정은 위원장이 이미 계획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북한이 정해진 방향을 향해 운전을 시작했다는 것으로, 이미 정해놓은 ‘새로운 길’을 따라 나아가고 있다는 겁니다. 

김 연구위원은 특히 전원회의 개최를 비상회의 전원회의 성격으로 밝힌 만큼 향후 한반도 정세에 긴장 국면이 조성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인태 책임연구위원] “가고 싶지 않은 새로운 길이겠죠. 어쨌든 새로운 길이라는 게 어떤 내용이든 전망이 밝은 길은 아니잖아요. 새로운 길을 놓고 의견들이 많이 모아지는데 대체로 그 방향은 안 좋은 길이면서 김정은 본인도 가고 싶지 않은 길이지 않겠나…”

한국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박형중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이미 지난 4월부터 어떤 식으로 나아갈 것인지에 대한 대략적인 계획을 세워놓고 지금까지 시간을 벌면서 명분을 쌓았다고 분석했습니다. 

실질적인 협상을 하기 보다는 미국의 변화에 대한 압박, 그리고 ‘할 만큼 했다’라는 식의 명분을 쌓기 위한 시간이었다는 겁니다. 

[녹취: 박형중 선임연구위원] “지금까지의 북한 행태를 보면 북한이 협상할 생각이 별로 없는 것 같거든요. 일방적으로 자기들이 원하는 것을 강박, 강요하는 거죠. 실무회담을 형식적으로 했고 그 다음에 자기들이 내놓은 것에 대해 ‘우리는 이런 일방적 조치를 취했으니 니들이 이러이러한 조치를 취하라’ 고만 했지, 실제로 현안에 대해 협상할 생각이 없는 거죠.”

하지만 전문가들은 내년 북한의 대미 전략에 대해 엇갈린 전망을 제시했습니다. 

김동엽 교수는 미-북 간 대화 판이 완전히 깨지지는 않을 것으로 관측했습니다. 

[녹취: 김동엽 교수] “판은 완전히 깨지지 않은 상태에서 싱가포르 선언을 통해 이뤄진 북-미 간 균형이 유지돼 가면서도 나름대로 이게 약간의 긴장, 레드라인을 넘지 않는 수위에서 유지되는 그런 차원에서 2020년이 가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반면 박형중 선임연구위원은 미국이 내부 정치적 상황으로 어지러운 지금이 김정은 위원장에게는 가장 좋은 기회라며, 미국의 제대로 된 대응이 어려운 만큼 내년에 대미 강공 카드를 쓸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한상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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