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슨 맥 유엔주재 미국 대표부 참사관
제이슨 맥 유엔주재 미국 대표부 참사관

유엔총회 제3위원회에서 ‘사이버범죄’ 결의안이 채택됐습니다. 러시아가 주도한 이 결의안에 대해 미국과 유럽국가 등은 일부 국가의 사이버 통제가 심해지고 일반 온라인 활동도 범죄로 낙인찍힐 가능성을 우려했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범죄 목적의 정보통신 기술 이용을 방지하고 직접 조사와 기소 등 대응 능력 개선을 위한 ‘사이버범죄’ 결의안이 지난 18일 찬성 88, 반대 58, 기권 34표로 유엔총회 제 3위원회에서 통과됐습니다.

[녹취: 현장음] “The result of the vote is as follows 88 in favor, 58 against, 34 abstentions the draft resolution. A/c/3/74/L-11 is adopted.”

러시아가 주도하고 북한, 중국, 쿠바, 이란, 시리아, 베네수엘라 등이 지지한 이 결의안은 사이버범죄 조사 기구를 설립하고, 사이버 상 위법행위 근절을 위한 새 협약 제정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조사는 각국 정부가 추천한 전문가들이 위원으로 참여해 국가와 기업의 주요 인프라에 영향을 미치는 사이버범죄와 범죄자에 대해 조사하며, 조사위원들에게 기소 권한을 부여하도록 했습니다.

러시아는 그동안 국제적 차원에서 사이버범죄에 대응할 수 있는 보편적 수단이 부족했다며, 강력한 구속력과 법적 근거를 갖춘 새 결의안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녹취: 겐나디 쿠즈민 유엔주재 러시아 차석대사] “The basis of such a convention, the United Nations would be able to play a key role in mobilizing international efforts to combat crime in the area of ICT.”

겐나디 쿠즈민 유엔주재 러시아 차석대사는 지난 18일 유엔총회에서 이 결의안을 통해 유엔이 사이버범죄 대처에서 강력하고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미국 등 서방국들은 러시아와 북한, 중국 등 국제 사이버범죄를 가장 빈번히 일으키는 나라들이 새로운 사이버 규범을 만들려는 의도가 의심스럽다면서, 결의안에 줄곧 반대 입장을 밝혀왔습니다.

유엔주재 미국대표부는 이날 표결에 앞서 새로운 조약의 필요성에 대해 회원국 간 의견 일치가 전혀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결의안이 범죄 근절에 효과가 있을 것인지 연구가 이뤄지지 않았고, 오히려 사이버범죄 근절 노력을 저해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제이슨 맥 유엔주재 미국 대표부 참사관] “The United States is disappointed with the decision of the sponsors of this resolution to bring it to the third committee today, adopting this resolution will drive a wedge between member states and undermine international cooperation to combat cybercrime at a time when enhance coordination is essential.”

일부 민간단체들도 러시아 주도의 사이버범죄 결의안이 일반 온라인 활동의 범죄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국제 인터넷 인프라 제공을 위한 조직인 정보통신혁신협회는 36개 사이버 관련 단체가 참여한 공동성명에서, 범죄 목적의 정보통신 기술 이용에 대한 정의가 모호해 시민사회와 인권활동가, 언론인 등의 인터넷 상 활동이 범죄로 낙인찍히고 위축될 여지가 많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협약 가입국 간 협의 아래 사이버범죄 관련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한 사이버범죄에 관한 ‘부다페스트 협약’과 달리, 새 결의안은 조사위원회의 광범위한 정보 접근을 과도하게 허용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는 북한, 중국, 러시아 등 권위주의 정권의 인터넷 통제와 온라인 탄압을 더욱 쉽게 만들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부다페스트 협약’은 사이버범죄 수사의 국제 공조를 위해 지난 2001년 채택돼 미국, 독일, 영국, 일본 등 세계 62개국이 가입한 국제 사이버 규범으로, 러시아와 중국, 북한 등은 반대해왔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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