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미 클로부처 민주당 상원의원은 최근 북한을 비롯한 러시아, 중국, 이란의 악의적인 영향력에 대응하는 총괄 기관인 ‘해외 악성 영향 대응센터’를 국가정보국장(DNI)실 산하에 설립하는 내용의 법안을 상정했다.
에이미 클로부처 민주당 상원의원은 최근 북한을 비롯한 러시아, 중국, 이란의 악의적인 영향력에 대응하는 총괄 기관인 ‘해외 악성 영향 대응센터’를 국가정보국장(DNI)실 산하에 설립하는 내용의 법안을 상정했다.

최근 들어 북한이 미국에 해로운 영향을 주는 ‘악성 영향’ 국가로서 러시아, 중국과 같은 강대국들과 나란히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미국이 인식하는 북한의 위협이 무기와 관련된 전통적 영역에서 더 정교하고 비가시적인 영역으로 확대된 양상입니다. 이조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2002년 국정연설에서 북한을 이란, 이라크와 함께 ‘악의 축(axis of evil)’으로 규정했습니다.

북한은 그 밖에도 ‘불량 국가(rogue state)’ 또는 ‘은둔 국가(hermit kingdom)’, 국제적으로 버림 받은 ‘왕따 국가(pariah state)’ 등으로 불리며 멀리 있는 지엽적 위협으로 간주됐습니다. 

이후 핵과 미사일 등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 개발이 크게 진전되면서 미 본토에 대한 ‘실재하는’ 위협으로 떠오른 북한은 어느덧 물리적 군사력을 넘어 정보와 사이버 영역에서 미국을 괴롭힐 수 있는 ‘악성 영향(Malign Influence)’ 국가군에 포함됐습니다. 

‘악성 영향’은 러시아의 2016년 미 대선 개입 의혹이 불거지며 나온 개념인데, 북한도 러시아, 중국, 이란과 나란히 미국에 ‘해로운’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적국 반열에 오르게 된 겁니다.

북한을 훨씬 정교하고 광범위한 악영향으로 인식해가는 변화는 지난 1년 동안 미 의회에서 추진돼온 법안들에 잘 드러나 있습니다. 

가장 최근인 지난 18일 미 대선 민주당 경선 후보인 에이미 클로부처 상원의원은 북한을 비롯한 러시아, 중국, 이란의 악의적인 영향력에 대응하는 총괄 기관인 ‘해외 악성 영향 대응센터’를 국가정보국장(DNI)실 산하에 설립하는 내용의 법안을 상정했습니다.

클로부처 의원은 이날 성명에서 “해외 정부와 요원들이 분열을 조장하고 허위 정보를 유포해 미국인들을 오도하는 광범위하고 정교한 영향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며, "정보 전쟁으로부터 미국의 민주주의를 보호하기 위해 협력적이고 포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엘리엇 엥겔 하원 외교위원장도 지난 8월 말 북한 등 적국의 ‘악성 행위’ 대응에 초점을 맞춘 전문가 구성의 독립위원회를 미 의회 산하에 설립하는 내용의 법안, ‘크리티컬 액트’를 상정했습니다.

이들 법안에 명시된 '악성 영향'은 주로 선거 개입과 정보 조작 등을 통해 미 국내 정치와 미국인들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려는 해외 적국들의 음해 행위를 의미합니다.

‘크리티컬 액트’는 악성 영향의 정의를 “선거 개입과 정보 조작, 불법 금융, 정치, 경제, 에너지 영역에 걸친 영향, 그리고 무기를 사용한 재래전이 아닌 강압적 방식으로 이뤄지는 정부 지원의 무력”이라고 명시했습니다.

상하원 정보위는 지난 7월 중순 승인한 정보 당국의 새 회계연도 예산안에서 북한과 러시아, 중국, 이란 정부의 ‘미 정치 개입’을 막기 위한 목적이라고 구체적으로 명시하며, ‘해외 악성 영향 대응센터’ 설립 조항을 포함시켰습니다.

러시아만 겨냥했던 전년도와 달리 센터의 대응 범위를 북한, 중국, 이란까지 확대한 겁니다.

북한이 이런 악성 영향 우려국 반열에 오른 것은 위협이 과거와 달리 단순한 전통적 영역의 군사적 위협에서 더 정교하고 비가시적인 영역으로 확대됐다는 건데, 사이버 위협이 대표적입니다.

크리스 밴 홀런 민주당 상원의원은 VOA에, 북한이 이런 위협으로 분류된 이유는 미 선거에 개입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기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녹취:밴 홀런 의원] “We’ve used these examples of countries and it’s because North Korea has been implicated in cyberattacks against the United States…”

북한의 미 선거개입 정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북한은 이런 사이버 역량을 갖고 있고 과거 미국을 겨냥해 사이버 공격을 감행한 적이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북한은 2014년 소니 영화사 해킹을 시작으로 2016년 방글라데시 중앙은행 해킹, 2017년 워너크라이 사태 등 주요 해킹 사건 때마다 배후로 지목되며 러시아, 중국, 이란과 나란히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현재 상하원에는 북한 등 적국의 이런 악성 영향에 관한 미 정부의 대응 방안을 담은 법안이 최소 4건 계류 중입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

독자 제보: VOA는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기사화를 원하는 내용을 연락처와 함께 Koreanewsdesk@voanews.com 이메일로 보내주시면 뉴스 제작에 적극 반영하겠습니다. 제공하신 정보는 취재를 위해서만 사용되며, 제보자의 신분은 철저히 보호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