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6월 판문점에서 만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6월 판문점에서 만났다.

한반도 주요 뉴스의 배경과 의미를 살펴보는 ‘쉬운 뉴스 흥미로운 소식: 뉴스 동서남북’ 입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평양으로 초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과연 평양에서 미-북 3차 정상회담이 열릴 수 있을지, 그 전제 조건은 무엇인지, 최원기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평양으로 초청했다는 것은 한국의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졌습니다. 

한국의 중앙일보는 15일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김정은 위원장이 비공개 친서를 보내 3차 미-북 정상회담과 평양 초청 의사를 전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보도를 최초로 한 중앙일보 정용수 기자입니다.

[녹취: 정용수]”광복절이 포함된 8월 셋째주에 친서를 다시 보낸 것으로 파악하고 있고, 3차 정상회담을 하자 또 평양으로 초청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달 8일 트럼프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낸데 이어 일주일만에 또다시 친서를 보냈다는 얘기가 됩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9일 “매우 아름다운 편지를 받았다”며 자신과 김 위원장이 다시 만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트럼프] “Very beautiful letter and may be I release the result of the letter…”

눈에 띄이는 것은 김정은 위원장이 또 다시 ‘톱 다운 방식’의 정상회담을 제안한 대목입니다. 지난 2월말 베트남 하노이에서는 미국과 북한의 최고 지도자가 비핵화와 제재 해제 조건을 놓고 직접 협상을 벌이다가 회담이 결렬됐습니다.

따라서 이제는 실무협상을 통해 사전 합의를 이룬 다음에 정상회담을 열어야 한다는 견해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북한이 이런 예상을 깨고 또 다시 미-북 정상이 직접 만나 협상을 하자고 나온 겁니다.
 
북한 수뇌부의 이런 변화에 대해 전문가들은 2-3가지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하나는 김정은 위원장이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을 만만히 보고 있다는 겁니다. 한국의 문성묵 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북한이 실무협상보다는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협상을 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문성묵]”김정은 입장에서는 실무협상보다는 아예 탑다운 방식이 유리하다, 왜냐면 트럼프가 핵문제나 한반도 안보에 전문성이 있는 것도 아니고,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어떤 결정도 할 수 있다고 본 것같아요.”

또다른 요인은 북한의 국내 정치적 요인입니다. 기대를 모았던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은 실패하고 김정은위원장은 빈손으로 평양으로 돌아와야만 했습니다. 그 결과 김 위원장의 정치적 위상은 땅에 떨어졌습니다. 그런데 6월30일 미-북 정상이 판문점에서 전격 회동해 김 위원장은 얼마간 권위를 되찾은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만일 트럼프 대통령을 평양으로 불러들여 정상회담을 갖는다면 김 위원장의 권위는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래리 닉시 한미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말했습니다.

[녹취:닉시]”To have president Trump come to Pyongyang would be major benefit to Kim” 

또 다른 것은 지금처럼 실무자에게 일을 맡겨서는 진전이 없다는 겁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4월 김영철 통전부장을 해임하고 리용호 외무상과 최선희 제1부상 그리고 김명길 북미실무협상 수석대표 등을 대미협상팀으로 지정했습니다. 그러나 지난 5개월간 북한 외무성은 담화를 통해 미국을 비난한 것외에 이룬 것이 없습니다. 이 때문에 미-북 양측은 정상회담은 고사하고 실무협상 날짜조차 잡지 못했습니다. 이런 식으로 시간이 흘러가면 김 위원장이 정한 ‘연내 미-북 정상회담’도 어려워질 수있습니다. 따라서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나서서 정상회담을 추진하는 것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의 지시 때문인지 북한에서 나오는 신호도 바뀌었습니다. 예를 들어, 지난달 23일과 31일 북한의 리용호 외무상과 최선희 제1부상은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을 ‘미국 외교의 독초’라며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그러나 최선희 제1부상은 9일 발표한 담화에서는 “9월 하순경 합의되는 시간과 장소에서 미국측과 마주 앉아 토의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지금은 미-북 3차 정상회담을 논의할 때가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6일 백악관에서 “북한을 방문할 계획이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아마 그럴 것 같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러나 어느 시점엔가는, 더 나중의 어느 시점에는 그럴 것”이라며 평양 방문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면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에 따라 김정은 위원장 역시 미국을 방문하기를 원한다고 확신한다”며 “그러나 그 것 역시 준비돼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트럼프]”I don’t think he is ready, I will do somtime sometime when ready…”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아직 가야할 길이 남아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여기서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준비’ 또는 ‘가야할 길’은 미-북 실무협상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실무협상에서 검증을 비롯한 포괄적인 비핵화 방안이 마련되면 3차 미-북 정상회담을 할 수도 있다는 겁니다.

이렇게 보면 조만간 열릴 미-북 실무협상의 비중이 그 어느 때보다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크게 3가지 시나리오를 생각할 수있습니다.

하나는 미국과 북한이 실무협상에서 통큰 주고받기에 성공하는 경우입니다. 이 경우 북한은 영변 외에 비밀 핵시설을 비롯한 포괄적인 검증과 폐기 방안을 내놓아야 합니다. 또 미국도 북한의 비핵화에 발맞춰 단계적 제재 완화와 대북 안전보장을 제시하는 겁니다.

앞서 마이크 폼페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 6일 한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비핵화할 경우 안전보장을 할 용의를 밝혔습니다.

두번째 시나리오는 미국과 북한이 서로 한발씩 물러나 작은 규모의 ‘잠정합의’를 하는 겁니다. 예를 들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최종 목표로 하돼 1차로 영변 핵 폐기와 핵 활동과 미사일 발사 동결에 합의하는 겁니다.이 경우 검증과 폐기는 일단 영변에 국한되고 나머지 시설에 대한 검증과 폐기는 2단계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이 경우 북한은 종전선언, 미-북 연락사무소, 개성공단 재개 등을 선물로 받을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 로버트 아인혼 전 국무부 비확산담당 차관보는 최근 서울에서 열린 학술 토론최에서 비핵화 시작 단계로 일정한 동결 수준의 단기적 목표 합의에 우선 집중하는 협상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아인혼 전 차관보입니다.

[녹취: 아인혼 전 차관보] “An interim agreement should cover North Korean testing, exports, and production of fissile material.”
 
만일 양국이 이 정도 합의를 할 경우 미-북 두 정상은 평양 또는 워싱턴에서 3차 정상회담을 갖는 방안을 본격 검토할 수있습니다.

또다른 시나리오는 미-북 실무협상에서 의미있는 합의를 만들어 내지 못하는 경우입니다. 예를 들어, 북한이 실무협상에서 비핵화 방안 대신 ‘3차 정상회담 합의문을 만들자’고 주장하면 합의는 힘들어 집니다. 또 북한이 비핵화에 필수적인 검증 또는 포괄적인 비핵화 시간표를 거부하면 이 역시 큰 문제가 될 수있습니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만족할만한 비핵화 방안이 나오지 않으면 그냥 현상황을 관리하려 할 것이라고 문성묵 통일센터장은 말했습니다.

[녹취: 문성묵]트럼프 입장에서는 그런 합의를 하는 것보다는 김정은이를 잘 구슬르고 달래서 지금처럼 추가 핵실험, 장거리 미사일 발사만 안해도 충분하다, 협상을 이어가고, 미국의 입장은 훼손하지 않는, 이런 생각을 하는 것 아닌가.” 

미-북 실무협상이 별다른 결론을 이끌어 내지 못할 경우 미-북 3차 정상회담은 흐지부지될 것으로 보입니다. 대신 미국의 대북 제재는 한층 강해지고 북한의 경제난은 심해질 전망입니다. 

조만간 열릴 미-북 실무협상이 얼마나 의미있는 합의를 만들어 낼지 주목됩니다.

VOA뉴스 최원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