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에 참여한 미·한 해군 장병이 지난 23일 한국 해군작전사령부 연습상황실에서 훈련하고 있다.
지난 2016년 8월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에 참여한 미·한 해군 장병이 한국 해군작전사령부 연습상황실에서 훈련하고 있다.

매주 월요일 한반도 주요 뉴스의 배경과 의미를 살펴보는 ‘쉬운 뉴스 흥미로운 소식: 뉴스 동서남북’ 입니다. 북한이 실무 협상 대신 지난 3주 사이에 6차례에 걸쳐 단거리 탄도미사일과 방사포를 쐈습니다. 미-한 군사훈련 이후 미-북 실무 협상 전망에 대해 알아봅니다. 최원기 기자입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6월30일 판문점 회동 이후 모두 6차례에 걸쳐 단거리 탄도미사일과 신형 방사포를 쐈습니다.

5월의 두 차례 발사까지 포함하면 북한은 7월25일과 31일, 그리고 8월2일과 6일, 10일과 16일 등 총 8차례에 걸쳐 단거리 탄도미사일과 방사포를 16발 이상 발사했습니다.

북한이 발사한 것은 대부분 고체연료를 사용하며, 사정거리 200-600km의 신형 단거리 무기로 보입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방송'입니다.

[녹취: 중방] “(김정은 위원장은) 또 하나의 새로운 무기가 나오게 됐다고 못내 기뻐하시며 커다란 만족을 표시하셨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미사일을 집중적으로 발사한 의도를 대내용과 대외용 두 갈래로 나눠서 보고 있습니다. 

우선 북한은 지난해 미국과 정상회담을 하느라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을 못했습니다. 게다가 2월 말 하노이에서 열린 미-북 정상회담의 결렬로 북한 내부에서 김 위원장의 정치적 위신이 흔들렸다는 관측마저 나왔습니다. 

따라서 이번에 미사일을 집중적으로 발사해 자신의 통치력 회복을 꾀하려 했을 수 있다고 한국 통일연구원 조한범 박사는 말했습니다.

[녹취: 조한범] ”5월4일부터 무력시위를 했는데, 모든 무력시위에 김정은 위원장이 참석하고 있는데, 대내적으로 김정은 위원장이 강경한 입장으로 미국에 맞서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과시형 목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대외적 메시지도 있습니다.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이 시작되면 핵무기는 물론 중장거리 미사일을 포기해야 합니다. 또 단거리 탄도미사일도 없애야 할 처지가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 미사일 발사는 미국에게 셈법을 바꾸라는 신호라고 한국국가전략연구원 문성묵 통일전략센터장은 말합니다.

[녹취: 문성묵] ”결국은 미국을 향해서도 실무 협상이 열리더라도 미국이 새로운 접근법으로 나오지 않으면 얼마든지 사거리를 연장해서 추가 도발할 수 있으니 트럼프 대통령, 좋게 말할 때 안을 바꿔서 나와라는 무언의 메시지가 있다고 봅니다.” 

북한은 미사일 발사를 위한 명분으로 미-한 연합군사훈련을 활용했습니다. 미군과 한국군은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위해 ‘미-한 연합지휘소훈련’을 8월 11일부터 20일까지 열흘간 진행했습니다. 

이는 실제 병력과 장비가 동원되는 것이 아니라 컴퓨터를 활용한 일종의 지휘소 훈련이었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이를 명분으로 7월25일부터 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이와 별도로 북한이 ‘한국 배제’를 노렸을 공산도 있습니다. 북한은 권정근 외무성 미국국장 명의의 담화 등을 통해 남한을 ‘바보’’겁먹은 개’라는 표현을 써가며 “대화는 조-미 사이에 열리는 것이지 북남대화는 아니라”며 한국 정부를 조롱했습니다. 

남북대화는 노동당 통일전선부 소관으로 외무성이 언급할 사안이 아닙니다. 그러나 북한 외무성은 남북대화를 거부하며 한국 청와대를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이는 그동안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을 주도해온 통전부(김영철)가 힘을 잃고 뒷전에 있던 외무성(리용호)이 전면에 나선 결과로 보인다고 문성묵 통일센터장은 말했습니다.

[녹취: 문성묵] ”김정은이 지난해 김영철을 통해 해왔다면 하노이 노딜 이후에는 김영철을 뒤로 물리고 협상의 주도권을 외무성이 갖도록, 리용호, 최선희 등 대미 라인을 활용하는 것같은데..”

전문가들은 20일로 미-한 연합군사훈련이 끝나는 만큼 미-북 실무 협상도 재개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지난 10일 친서를 보내 실무 협상 재개 의사를 밝힌 만큼 협상은 재개될 것이라는 겁니다.
 
문제는 협상 재개 자체가 아니라 실질적인 진전이 이뤄지느냐 여부라고 한국의 북 핵 6자회담 수석대표를 지낸 위성락 전 러시아 주재 대사는 지적했습니다.
 
[녹취: 위성락 전 대사] “실무 협상이 재개되기는 해도 성과를 기약하기는 쉽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북한이 그간 밝혀온 입장에 따르면 미국이 자세를 바꿔야 한다고 되어 있어요. 그런데 미국이 자세 전환을 할 것 같은 정황은 별로 없습니다. 그 입장을 갖고 비건 대표가 실무 협상에 나간다고 하면 북한도 바뀐 게 없다고 판단할 테고 그러면 또 반발할 것이고 1 라운드에서 성과 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미국과 북한은 비핵화를 둘러싸고 평행선을 달리고 있습니다. 미국은 비핵화를 하려면 반드시 최종적인 비핵화 상태에 대한 합의된 정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또 검증은 물론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모든 핵과 미사일이 동결돼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그런 다음 핵 동결부터 최종 단계까지 가는 비핵화 시간표를 마련하자는 겁니다. 

그러나 북한은 핵 신고와 검증을 극도로 꺼릴 뿐 아니라 ‘조선반도의 비핵화’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또 북한이 비핵화의 최종 단계부터 논의하자는 미국의 입장에 동의할지, 그 반대급부로 무엇을 요구할지 예상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미국은 핵과 미사일은 물론 생화학무기 등 북한의 모든 대량살상무기 폐기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존 볼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 14일 VOA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북한과 포괄적인 합의, 즉 빅딜을 원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볼튼 보좌관] “So what we're looking for, what President Trump called the big deal, when he met with Kim Jong on in Hanoi, is to make that strategic decision to give up nuclear weapons,”

그러나 북한은 영변 핵 시설 폐기를 조건으로 유엔 안보리의 핵심 대북 제재를 풀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한 마디로 미국은 전면적인 핵 폐기를, 북한은 단계적 핵 폐기와 단계적 보상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따라서 이처럼 극명하게 엇갈리는 양측의 입장을 절충하는 것이 큰 문제라고 문성묵 통일센터장은 말했습니다.

[녹취: 문성묵] ”쉽지 않을 것같은데, 빅딜이라는 것은 비핵화의 구체적인 목표를 정하고 CVID 방식으로 폐기하겠다는 로드맵, 상응 조치를 하나로 묶겠다는 것인데, 비핵화 의지가 없는 김정은이 이에 호응할까, 김정은은 적게 내주고 많이 받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는데..” 

미-북 실무 협상 이후 9월 하순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에서 마이크 폼페오 미 국무장관과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고위급회담을 가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 경우 미-북 양측은 연내 3차 미-북 정상회담 개최 문제를 논의할 수도 있습니다.

한편 한국과 미국에서는 평양이 아직 ‘비핵화에 대해 전략적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존 볼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VOA와의 인터뷰에서 문제의 본질은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전략적 결정을 내렸느냐 여부라고 말했습니다

한국 문재인 대통령도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북한에 대화의 판을 깨지 말고 미-북 실무 협상을 열어 비핵화에 나서라고 촉구했습니다. 

[녹취: 문재인] “지난 6월 말의 판문점 회동 이후 3차 북미 정상회담을 위한 북미 간의 실무협상이 모색되고 있습니다. 아마도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 구축을 위한 전체 과정에서 가장 중대한 고비가 될 것입니다. 남·북·미 모두 북미 간의 실무협상 조기개최에 집중해야 할 때입니다. ”

 북한이 오는 29일 평양에서 최고인민회의를 여는 것도 미국과의 핵 협상을 염두에 둔 것일 수 있습니다. 한국의 국회에 해당되는 최고인민회의는 통상 1년에 1회 열리며 법령 제정과 예산 심의 인사 등을 결정합니다. 

북한은 이미 4월에 최고인민회의를 열어 헌법을 개정하고 김정은 위원장의 시정연설을 통해 경제와 대외 정책을 밝혔습니다. 그런데 최고인민회의를 연지 불과 4개월만에 또다시 회의를 소집한 겁니다.

한국 통일연구원 조한범 박사는 북한이 미-북 비핵화 협상을 앞두고 대미 압박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조한범]”비핵화 협상 교착 국면에 대한 자력갱생,체제결속, 미국에 대한 강경한 입장의 견지 등이 목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미-한 연합군사훈련은 20일 끝납니다. 북한이 '비핵화 실무 협상'에 실제로 나설지, 그리고 이를 통해 비핵화와 관계정상화 논의에 진전이 이뤄질지 주목됩니다.

VOA뉴스 최원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