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플로리다주 에글린 공군기지에서 전술핵무기 B-61 탄두를 장착한 F-15 전투기 비행 훈련을 실시했다. (자료사진)
미국 플로리다주 에글린 공군기지에서 전술핵무기 B-61 탄두를 장착한 F-15 전투기 비행 훈련을 실시했다. (자료사진)

미국이 한국, 일본과 비전략 핵무기를 공유하는 이른바 ‘핵무기 공유협정’ 체결을 고려할 것을 주장하는 보고서가 나왔습니다. 이미 협정을 체결한 나토 국가의 경우, 전쟁 발발 시, 미국의 핵 전술무기 사용 권한을 공유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김동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미 국방부 산하 국방대학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북 핵 위협에 대응해 일본과 한국 등 특별히 선정된 아시아 파트너국과 비전략적 핵 능력을 공유하는 방안을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21세기 핵 억제력: 2018 핵 태세 검토보고서의 작전 운용화’라는 제목의 이 보고서는 현역 실무급 육해공군 장교들이 공동 작성했습니다. 

이들은 “급변사태 발발시, 이들 아시아 동맹국들과 비전략적 핵 능력을 미국의 관리 아래 공유하는 잠재적이고, 논쟁적인 새 개념을 강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미 국방대 25일 보고서]“Furthermore, the United States should strongly consider a potentially controversial new concept involving custodial sharing of nonstrategic nuclear capabilities during times of crisis with select Asia-Pacific partners, specifically Japan and the Republic of Korea.” 

미국은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은 독일, 터키 등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5개 나라와 핵무기 공유협정을 맺고 있습니다. 

이 협정에 따라 이들 5개 나라는 핵전쟁이 발발할 경우 핵확산금지조약(NPT)체제에서 탈퇴해, 자국에 배치돼 있는 미국의 전술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습니다. 

보고서는 미국이 비전략 핵무기의 소유권을 유지함으로써, 핵을 보유하지 않은 핵 공유협정 체결 국가들이 평시에는 NPT조항을 준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한국과 일본에는 정치군사적 제한 요소를 고려해 동맹국이 직접 미국의 비전략 핵무기를 투사하는 이른바 나토식 모델을 그대로 모방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습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VOA에 “나토의 핵 공유 체계는 미국과 동맹국이 동시에 동의해야만 작동하는 이른바 이원체제(Dual Key system)를 통해 이뤄지며, 전쟁 발발시 나토국의 폭격기가 미국의 전술핵 무기를 탑재해 투사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보고서는 전쟁발발시 한반도에 재배치하게 될 전술핵 무기에 대한 한국의 공동 사용 권한을 부여하되, 투사는 미국이 하는 방식을 제안한 듯 하다고 베넷 박사는 말했습니다.

[녹취 :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 So in Europe you’ve got the dual keys, you turn the keys and then the NATO pilot delivers the weapon. You would put weapons with dual keys in Korea both sides would have to turn the key but then a U.S pilot would deliver the weapon not a Korean pilot” 

보고서는 이런 방식의 ‘핵 공유협정’을 통해 대북 추가 억지 효과를 얻고,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도록 중국에 대한 압력을 증대할 수 있는 점을 가장 큰 장점으로 꼽았습니다. 

보고서는 전략 탄도미사일 숫자와 핵 투사 가능 지역이 제한돼 있는 점이 북한의 약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은 김정은 정권에 북 핵 능력을 무력화 시킬 수 있는 요격체계를 갖추고 있다는 점을 명백히 과시할 수 있도록 충분한 숫자의 탄도미사일 방어체계를 한국과 일본 등에 배치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담당 조정관은 VOA에 “지금도 아시아 동맹국들과의 핵 공유 체계는 실현 가능하다”며, “동맹국의 의지가 관건”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 게리 세이모어 전 조정관]“It certainly is feasible if the United States, Korea and Japan government decide to do it. They can certainly implement it just as the US have those kinds of arrangement in Europe. But my sense is that both South Korea and Japan, there is very little political support for such a step at this time. It could change but for now, I think it would be very controversial and I think probably it won’t be productive because lot of internal political dispute and controversies. Now there may come a time when the domestic politics in South Korea and Japan have changed especially when North Korea continues to maintain and advance nuclear weapons and ballistic missile program and then at that point it would make more sense” 

한국과 일본에 이 같은 체계를 뒷받침할 정치적 지지가 없는 한 논쟁적이고 내부 분열을 야기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북한이 계속 핵 능력을 고도화해 한국과 일본 내부의 여론이 바뀌면 핵 공유 체계에 대한 논의가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김동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