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차 정상회담이 열린 베트남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에서 나란히 걷고 있다.
지난 2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차 정상회담이 열린 베트남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에서 나란히 걷고 있다.

하노이 정상회담이 결렬로 끝난 지 석 달이 됐지만 미국에 대한 북한의 반감과 비난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습니다. 미국의 입장 변화를 바란다면 북한부터 태도를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높아가고 있습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윤국한 기자와 함께 합니다.

진행자) 북한은 어제(27일)도 존 볼튼 백악관 보좌관을 강하게 비난하고 나섰지요?

기자) 네. 북한의 최근 미사일 발사를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고 한 볼튼 보좌관의 발언을 `궤변’이라며 비난한 겁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관영 `조선중앙통신’ 기자의 질문에 답하면서 볼튼 보좌관이 `정도 이하로 무식하다’며 인신공격성 발언을 퍼부었습니다. 특히, 볼튼 보좌관을 `평화와 안전을 파괴하는 안보파기보좌관’ ‘구조적으로 불량한 인간오작품’ 등으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최근에 보면, 미국에서 나오는 북한 관련 발언에 대한 북한 측의 반응이 상당히 빠른 것 같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북한이 하노이 회담 직후 곧바로 최선희 외무성 부상을 통해 회담 결렬의 책임을 미국 측에 돌린 것이 시작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볼튼 보좌관에 대한 반박 논평도, 발언이 나온 지 이틀 만에 나왔습니다. 북한은 지난 24일에는 하노이 회담 결렬의 원인이 미국에 있다고 주장하는 외무성 대변인 논평을 냈습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폭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5개 핵 시설 중 1~2곳 만을 폐기하겠다고 주장했다고 밝힌 데 대한 반박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비난한 것이라면, 주목할 만한 일 아닌가요?

기자) 북한의 논평은 내용상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반박이 분명합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을 언급하지는 않았습니다. 비핵화 협상의 판을 깨려는 의도가 아닌 한 북한은 앞으로도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적으로 거론하며 비난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어쨌든, 하노이 정상회담이 끝난 지 석 달이 지난 지금까지도 북한의 불만은 수그러들 조짐이 없는 것 같군요?

기자) 오히려 미국에 대한 비난의 강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 24일자 외무성 대변인 논평을 통해 “미국이 지금의 계산법을 접고 새로운 계산법을 가지고 나오지 않는 이상 조-미 대화는 언제 가도 재개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비핵화 협상에 관한 미국의 방침을 비난하며 입장 변화를 요구할 뿐, 자신들의 변화 가능성은 전혀 내비치지 않고 있습니다.

진행자) 북한이 이처럼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는 배경이 뭔가요?

기자) 이에 대해서는 지난주 평양을 방문했던 러시아의 북한 전문가인 게오르기 톨로라야 씨의 설명이 흥미롭습니다. 외교관으로 북한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톨로라야 씨는 어제(27일) 서울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북한은 하노이 회담에서 “미국으로부터 `속았다’거나 `굉장히 모욕을 당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중요한 진전을 바라고 하노이까지 갔는데 예기치 못하게 체면을 구겼고, 이 것이 북한에는 모욕이라는 겁니다. 

진행자) 북한이 자신들이 비핵화 협상의 시한으로 제시한 올해 말까지 지금의 입장을 바꾸지 않을까요?

기자) 현재로서는 그런 조짐이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이는 미국도 마찬가지인데요, `빅 딜’식 일괄타결 해법과 `단계적, 동시적’ 비핵화 주장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겁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어제 외무성 대변인을 통해 “탄도 기술을 이용하는 발사 자체를 금지하라는 것은 자위권을 포기하라는 소리”라고 주장해 주목됩니다. 앞으로도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를 계속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는 겁니다.

진행자)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 시간은 북한의 편이 아니라는 지적이 많은 것 같은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은 내년에 대통령 선거를 실시합니다.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올 하반기로 갈수록 북한 문제에 신경을 쓸 겨를이 없게 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도 불구하고 김정은 위원장을 감싸면서, 대화 재개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협상의 진전을 원한다면 미국의 대화 제안에 호응하고, 비핵화 의지에 관한 국제사회의 의구심을 해소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하는 게 필요하다는 지적이 높아가고 있습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