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저장성 닝보에서 북한이 운영하는 식당에 두 나라 국기가 걸려있다. (자료사진)
중국 저장성 닝보에서 북한이 운영하는 식당에 두 나라 국기가 걸려있다. (자료사진)

각국의 북한 노동자 현황이 담긴 유엔 보고서가 속속 공개되고 있지만 정작 가장 많은 북한 노동자를 수용하고 있는 중국은 자료를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제재 이행의 ‘큰 구멍’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중국 정부가 보고서 공개를 거부했기 때문으로 전해졌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유엔 회원국들의 대북제재 이행을 감시하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는 각 나라들의 이행보고서를 접수 받아 이를 공개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들어선 북한의 노동자의 현황이 담긴 중간 이행보고서 제출 시한에 맞춰 27개 나라들이 제출한 보고서가 위원회 웹사이트에 게시된 상태입니다. 

그런데 정작 북한 노동자 숫자가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진 중국의 숫자는 약 두 달 가까이 공개되지 않고 있습니다. 

보고서가 게시된 위원회 웹사이트에는 다른 나라들과 달리 중국이 관련 이행보고서를 제출한 날짜만 적혀 있을 뿐 보고서로 연결되는 공간은 비어있습니다. 

이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 3월8일 북한 노동자의 현황과 관련된 결의 2397호 8항에 대한 보고서를 제출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일부 언론들은 중국이 보고서가 일반에 공개되길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위원회 측에 표명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따라서 중국 내 북한 노동자 숫자는 물론, 중국이 어떤 조치를 어떻게 취했는지 등이 지난 두 달간 외부로 드러나지 않고 있는 겁니다. 

앞서 안보리는 지난 2017년 12월 대북제재 결의 2397호를 채택하면서 각국이 올해 12월까지 북한 노동자를 모두 송환하도록 했습니다. 동시에 결의 채택 15개월이 되는 올해 3월 북한 노동자의 현황이 담긴 중간 보고서를 내도록 했습니다. 

북한 노동자가 실제로 송환됐는지 여부를 점검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됐습니다. 

그러나 중국의 보고서가 일반에 공개되지 않으면서 이 같은 안보리의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현재 보고서가 공개된 러시아는 3만23명에 이르던 북한 노동자가 최근 1만1천490명으로 줄었다고 밝혔으며, 카타르와 아랍에미리트는 각각 2천541명과 1천600명 규모의 북한 노동자가 사실상 대부분 귀국했다고 보고서에 명시했었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전 세계에서 약 2만명이 넘는 노동자가 귀국한 것으로 추산되지만, 약 5만 명에서 수십 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중국 내 북한 노동자의 송환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북한 경제 전문가인 윌리엄 브라운 미 조지타운대 교수는 8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중국의 보고서 미공개 사실을 ‘큰 구멍’이라고 표현했습니다.

[녹취: 브라운 교수] “Why issue the whole report, what’s the purpose of the report?”

브라운 교수는 가장 많은 북한 노동자가 있는 중국이 빠진 것은 보고서를 일반에 공개한다는 본래의 취지를 고려할 때 큰 구멍을 의미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왜 보고서를 공개하는지, 또 보고서 공개의 목적이 무엇인지 반문했습니다. 

다만 브라운 교수는 중국에는 정식으로 허가를 받은 노동자 외에도 많은 북한 국적자들이 일을 하고 있을 수 있다며, 중국이 이들의 규모를 파악하기 힘든 구조적인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국경 지대를 중심으로 임시 방문 비자를 이용해 중국에서 돈벌이를 하는 북한 노동자 규모가 상당하고, 이들을 모두 집계할 수 없는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북한 노동자 숫자를 공개하지 못할 수 있다는 겁니다. 

이런 가운데 대북제재위원회는 최근 벨기에와 터키가 제출한 북한 노동자 관련 이행보고서를 공개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벨기에는 올해 1월부터 지난달 24일까지 단 3명의 북한 국적자에게 비자를 발급했으며, 이들은 체조선수들로 벨기에에서 열리는 스포츠 행사 참석을 위해 3개월 미만 체류를 허가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해당 선수들에게 발급된 비자는 벨기에에서 유급 노동을 수행하도록 허용하지 않는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어 지난달 1일을 기준으로 34명의 북한 국적자가 벨기에 체류허가증 혹은 최소 3개월 시한의 서류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도, 벨기에가 알고 있는 한 북한 국적자 중 어느 누구도 취업 허가증 등을 소지하거나 관련 결의에 따른 본국 송환 조건을 충족시키지 않고 있다고 명시했습니다.

아울러 터키는 자국에서 노동이 허가된 북한 국적자는 단 한 명도 없다고 확인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