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이 대구경 장거리 방사포와 전술유도무기가 동원된 화력타격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북한이 4일 김정은 국무위원장 참관 아래 화력타격훈련을 실시했다면서 공개한 사진.

한국 국가정보원은 북한이 발사한 단거리 발사체가 대외 압박의 성격이 있지만 협상의 판을 깨려는 의도는 아니라고 분석했습니다. 청와대는 북한 발사체 문제에 대해 이틀째 침묵을 지켰습니다. 서울에서 이연철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한국 국가정보원은 6일 북한이 지난 4일 발사한 단거리 발사체가 미사일인지 아닌지 분석 중이라며, 지금으로서는 답을 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국정원은 이날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와 국회 정보위원장인 바른미래당 이혜훈 의원,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등에게 보고하면서 이같이 밝혔다고, 이혜훈 의원이 브리핑을 통해 전했습니다.

[녹취: 이혜훈 의원] “군사·기술적인 문제는 자기들의 소관이 아니고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의 소관이기 때문에 여기에서 분석을 내려 입장을 내기 전에는 어떠한 입장이나 분석 결과를 낼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어요.”

또, 발사체에 대한 분석이 지연되고 있는 이유에 대해서는 제원이나 항적거리, 사거리 등 분석이 너무 복잡해 오래 걸린다며, 어떤 때는 몇 달이 걸리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고, 이 의원은 전했습니다.

이 의원은 또 국정원은 발사체가 지대공이냐 지대지냐는 질문에 지대지로 본다면서도, 하지만 지대지라는 것만으로 공격용인지 방어용인지 일률적으로 얘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국정원은 이번 발사를 과거와 같은 도발을 위한 목적으로 보지 않는다며, 그 근거로 북한이 방어적 성격의 통상적 훈련임을 계속 강조한 사실을 제시했다고 전했습니다. 

[녹취: 이혜훈 의원] “북한이 그렇게 강조했다는 것을 이제 다시 저한테 일종의 리마인드 시키는 거예요. 그러면서 방어 차원의 훈련이다, 그 다음에 경상적 전투동원 준비 등 이런 것 표현을 썼다는 걸 봐서 그런 표현을 이제 저기 북한 매체가 쓰잖아요. 그런 것을 이제 어떻게 보면 상당히 도발적이라고 보기 어렵다라는 근거로 제시했어요.”

국정원은 또 북한의 이번 발사가 대외 압박의 성격이 있긴 있지만, 비핵화 협상의 판은 깨지 않겠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고, 이 의원은 전했습니다. 

과거에는 괌 타격 계획까지 발표하는 등 과격한 보도를 많이 했는데 이번에는 다르다는 겁니다.

특히 북한이 대미 메시지 수위를 굉장히 조절하고 있는 것 같다며, 영문본에서 자극적인 메시지들을 삭제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이혜훈 의원] “그 중에 하나가 그 어떤 세력이 자주권과 존엄과 생존권을 해치려 든다면 추후에 용납도 없이 반격하겠다라는 그 표현을 영문판에서는 삭제했다고요.”

국정원은 또 북한이 2017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했을 때 현무로 즉각 대응 발사를 했던 것처럼 이번에도 한국의 대응 발사가 필요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그 때와는 사정이 다르다고 대답했다고, 이 의원은 말했습니다.

[녹취: 이혜훈 의원] “그 때는 일본 열도를 지나갔고 그 다음에 어떻게 보면 도발이 명백한 상황이었고 등등 그리고 우리와 군사합의를 하기 전이고 정상회담 등등이 있기 전이고 그래서 즉각 대응발사라는 게 있었는데 지금은 그 때와 상황이 다르다라는 얘기예요. “ 

이어 국정원은 이번에는 미국과 한국, 일본 어느 나라에도 위해를 가하지 않았다는 마이크 폼페오 미 국무장관의 발언을 인용하면서, 그렇기 때문에 대응 발사할 사안은 아니라고 덧붙였다고, 이 의원은 전했습니다. 

국정원은 이밖에 북한 핵 시설의 추가 움직임이 없느냐는 질문에 지난 번 정보위에 보고한 이후 언론 보도가 다 됐고 그 이후에는 별다른 게 없다고 대답했다고 이 의원은 말했습니다.

한편, 한국 청와대는 휴일인 6일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 발사에 대해 아무런 공식 입장도 내놓지 않은 채 이틀째 침묵을 유지했습니다.

특히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이 발사한 신형 단거리 발사체에 미사일이 포함돼 있다고 분석하고 있지만, 청와대는 지난 4일 미국과 한국 군사 당국이 상세한 정보를 공유하면서 발사체의 세부 제원과 종류 등을 정밀분석하고 있다고 밝힌 이후 아직까지 아무런 발표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한국 국방부도 지난 5일 북한이 이번에 발사한 단거리 발사체에 신형 전술유도무기가 포함돼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힌 후 추가적인 분석 결과는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아산정책연구원의 신범철 안보통일센터장은 북한이 공식 발표한 내용을 보면 이번에 발사된 발사체가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신범철 센터장] “이미 어제 공개된 미사일에서 발사체가 순항미사일일 수가 없는 거예요. 그러니까 탄도미사일인 것이죠, 단거리 탄도미사일. 그게 이스칸다르와 같은 기능을 가졌는지는 별개의 문제지만, 단거리 탄도미사일이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봐요.”

신 센터장은 한국 정부가 굳이 미사일로 규정함으로서 상황이 악화되거나 대화가 중단될 것을 우려해 발언 수위를 조절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북한의 이번 발사가 미국과 북한 간 비핵화 협상에 당장 나쁜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미국에서 북한에 대해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인식이 증가하겠지만, 협상 자체를 깨지는 않으려는 입장이기 때문에 협상 자체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한국국가전략연구원의 문성묵 통일전략센터장은 한국 정부가 북한의 군사행동이 미칠 여파를 염두에 두고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문성묵 센터장] “대화의 모멘텀을 이어가고자 하는 우리 정부로서는 이번 발사를 가급적 톤 다운시켜서 미칠 수 있는 부정적 여파를 줄여 보고자 하는 그런 고심이 담겨져 있는 것 같아요.”

문 센터장은 한국 정부는 미국과 한국 정보 당국의 확실한 분석이 나와야 된다고 말하고 있지만, 북한의 미사일 발사도 지적하지 못하냐는 비판에 직면할 소지가 충분하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북한은 미국과 한국이 자신들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도발의 강도를 높일 가능성이 있다며, 한국 정부가 이에 대해서도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통일연구원의 조한범 선임연구위원은 한국 정부가 미사일이라는 표현을 안쓰고 전술유도무기라고 쓰는 등 북한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비난을 감수하면서 인내하는 상황이라고 풀이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이같은 도발이 누적되면 위험에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녹취: 조한범 선임연구위원] “이것이 어느 정도 한 두 번 압박을 위한 카드로 활용될 수 있지만, 지속적으로 이런 카드를 활용한다면 협상 결렬의 원인으로 갈 수도 있습니다.”

조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의 도발이 누적되면 여론이나 협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