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5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만찬에서 건배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5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만찬에서 건배하고 있다.

한반도 주요 뉴스의 배경과 의미를 살펴보는 ‘쉬운 뉴스 흥미로운 소식: 뉴스 동서남북’ 입니다. 미-북 교착 상황이 두 달째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러시아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만났습니다. 5월과 6월에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이 평양을 방문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한반도 정세가 어떻게 전개될지, 최원기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미-북 교착 국면이 두 달째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러시아를 방문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25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 단독 정상회담과 확대 정상회담을 갖고 핵 문제를 비롯한 한반도 정세를 논의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이날 정상회담에 앞서 언급한 모두발언입니다.

[녹취:김정은]”지금 전 세계 초점이 조선반도에 집중돼 있는데, 이 문제를 평가하고 견해를 공유하고 공동으로 조정 연구해 나가는 데 중요한 대화가 될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김정은 위원장의 이번 러시아 방문을 ‘우군 확보’전략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이 결렬되자 푸틴 대통령을 만나 자신의 정치적, 외교적 입지를 다지려 한다는 겁니다. 한국국가전략연구원의 문성묵 통일전략센터장입니다.

[녹취: 문성묵] ”작년 5월에 초청을 했는데 11개월 만에 열린 거거든요. 작년에 남북정상회담 3번 중국과 4번, 미국과 2번 했는데, 러시아는 한번도 안 만났는데,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 이후 김정은으로서는 러시아라는 우군을 확보하는 것이 자신의 입지를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푸틴 대통령에 이어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을 만날 가능성도 있습니다. 

미국의 북한전문 매체인 `NK 뉴스'에 따르면 최근 평양 5.1 경기장에서 어린이들이 모여 집단체조 연습을 하는 장면이 포착됐습니다. 통상 북한은 정권수립일인 9.9절을 기해 집단 체조 공연을 해왔는데 이번에는 그보다 5개월 전에 집단체조를 준비하는 하는 겁니다. 

이는 북한이 시진핑 주석의 방북에 대비하는 징후로 보인다고 문성묵 통일센터장은 말했습니다.

[녹취:문성묵]”원래 시진핑이 작년 당 창건 70주년에 가려고 했다가 미국의 눈치를 보면서 못 갔는데, 아마 금년에 이뤄질 가능성이 있고, 지난번 하노이 회담 이후에 시진핑을 안 만난 것도 그렇고, 방북이 이뤄진다면 환영하는 차원에서 그런 준비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실제로 그 간의 북-중 관계 흐름을 보면 시진핑 주석이 평양을 방문하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해 3월 베이징 방문을 시작으로 2018년에만 세 차례나 중국을 방문했습니다. 

또 올 1월에도 하노이 정상회담을 앞두고 베이징을 방문해 시진핑 주석을 만났습니다. 당시 김 위원장은 시진핑 주석을 평양으로 공식 초청했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방송'입니다.

[녹취: 중방] “편리한 시기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공식 방문하실 것을 초청하시었으며 습근평(시진핑) 동지는 초청을 쾌히 수락하고 그에 대한 계획을 통보하셨습니다.”

이런 이유로 5-6월께 시진핑 국가주석이 평양을 방문하거나 김정은 위원장이 다시 베이징을 방문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러 정상회담과 북-중 정상회담이 향후 한반도 정세에 큰 변수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합니다. 기본적으로 중국과 러시아 모두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입니다. 또 중국은 북한의 최대 후원국이자 북한 대외무역의 9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러시아는 북한에 기름을 공급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1만명가량의 북한 노동자가 외화벌이를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러시아와 중국이 북한에 상당 규모의 석유와 식량, 기타 경제 원조를 할 경우 북한은 기존의 대남, 대미 강경자세를 유지하며 올 연말까지 버틸 수 있습니다.

문제는 중국과 러시아가 제한적인 정치적, 경제적 지원을 할 수는 있지만 북한이 바라는 대로 전폭적인 지원을 해줄 수는 없다는 겁니다. 

우선 중국과 러시아는 모두 북한이 비핵화를 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또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는 지난 2016년부터 11차례에 걸쳐 북한 비핵화를 촉구하는 대북 결의안에 찬성했습니다. 따라서 북한 비핵화에 가시적 성과가 없는 상황에서 러시아가 유엔 제재를 위반하거나 대북 제재를 풀라고 주장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최근 서울을 방문한 제임스 스타인버그 전 미국 국무부 부장관은 말했습니다.

[녹취:스타인버그 전 부장관] “I would be surprised if Russia dramatically broke with UN sanctions...”

북한의 수뇌부도 이 점을 알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은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미국의 협상 방식에 불만을 표하면서도 3차 미-북 정상회담의 문을 열어놓고 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12일 평양에서 열린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밝힌 내용입니다.

[녹취: 중방]”미국이 옳바른 자세를 가지고 우리와 공유할 수 있는 방법론을 찾은 조건에서 제3차 조미수뇌회담을 하자고 한다면 우리로서도 한번은 더 해볼 용의가 있습니다. 어쨌든 올해 말까지는 인내심을 갖고 미국의 용단을 기다려볼 것이지만 지난번처럼 좋은 기회를 다시 얻기는 분명 힘들 것입니다.”

미국도 행정부 차원에서는 일괄타결 등 원칙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백악관에서는 그와는 다른 신호가 나오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축하 메시지를 담은 친서를 보냈습니다. 존 볼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7일 미 공영방송인 `PBS'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4월 15일 김정은 위원장의 할아버지(김일성 주석) 생일을 축하하며 사진과 편지를 보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매우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제, 어떤 식으로 축하 메시지를 보냈는지는 분명치 않지만, 북한의 태양절을 즈음해 김 위원장에게 서한을 보내거나 인편에 메시지를 전달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제스처가 어떻게 해서든지 3차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 핵 문제를 풀어보려는 의도를 보여준다고 말합니다.

문제는 김정은 위원장이 러시아와 중국에 공을 들이면서 한국 문재인 대통령이 추진하는 4차 남북정상회담이 뒤로 밀리고 있다는 겁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청와대에서 장소와 형식과 상관없이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녹취: 문재인] “북한의 형편이 되는 대로 장소와 형식에 구애되지 않고, 남과 북이 마주 앉아 두 차례의 북-미 정상회담을 넘어서는 진전된 결실을 맺을 방안에 대해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논의를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북한은 아직 문재인 대통령의 정상회담 제의에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은 개성 남북연락사무소 소장회의에도 응하지 않고 있으며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은 25일 한국 정부에 경고를 하기도 했습니다. 또 4월27일 판문점 선언 1주년 행사도 한국만 참여하는 반쪽 행사가 되고 말았습니다.

이렇게 보면 올 6월 이전에는 한국 정부가 추진하는 남북정상회담은 열리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문성묵 통일센터장은 말했습니다.

[녹취:문성묵]”지금 통전부장이 교체됐고, 시진핑이 5월에 평양에 가고, 김정은이 일본과의 정상회담을 추진할 가능성도 있고, 그렇게 되면 남북 정상회담은 더 늦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됩니다.”

또 다른 변수는 트럼프 대통령의 일본 방문입니다. 백악관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5월25일-28일 일본의 새 천황 즉위식에 참석하기 위해 도쿄를 방문합니다. 이어 6월 28-29일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다시 일본을 방문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1일 워싱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났을 때 가까운 시일 내 한국을 방문해 달라고 공식 요청했습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하면서 서울에도 들르는 일정을 백악관이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고 과거 클린턴 행정부에서 국무부 북한 담당관을 지낸 케네스 퀴노네스 박사는 말했습니다.

[녹취: 퀴노네스]A part of package, not only Tokyo, Osaka but also Seoul… 

5월 또는 6월에 트럼프 대통령이 서울을 방문한다면 이것이 한반도 정세에 새로운 계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북한은 대북 제재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지원이 미흡할 경우 올 하반기부터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또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3차 미-북 정상회담을 모색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VOA뉴스 최원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