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월 동중국해 공해상에서 북한 선적 유조선 ‘유평 5호(왼쪽)’과 국적 불명 선박의 불법 환적이 의심되는 장면을 일본 외무성이 공개했다. (자료사진)
지난해 6월 동중국해 공해상에서 북한 선적 유조선 ‘유평 5호(왼쪽)’과 국적 불명 선박의 불법 환적이 의심되는 장면을 일본 외무성이 공개했다. (자료사진)

미 재무부가 환적 의심 선박으로 지목한 선박 1척이 영국 회사에 의해 운영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나머지 선박들도 실제 깃발과 선주의 사무실 소재지와 등록지 등이 각기 다른 경우가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최근 미 재무부 주의보에 북한 선박과 환적이 의심되는 선박 18척 중 1척의 선주가 영국 회사로 나타났습니다. 

VOA가 국제해사기구(IMO)의 선박 정보 시스템과 아태지역 항만국통제위원회(도쿄 MOU)의 선박 자료를 확인한 결과 목록에 등재된 ‘오양지샹’ 호의 운영회사는 I사로, 회사의 등록지는 영국이었습니다. 

이 업체의 주소지 또한 영국의 수도 런던으로 기재됐습니다. 

오양지샹 호는 얼마 전까지 토고와 파나마 깃발을 달았었지만, 지금은 어느 나라에도 등록되지 않은 상태로 남아 있습니다. 재무부의 주의보 역시 이 선박의 선적 정보를 ‘알려지지 않음(Unknown)’으로 표시했습니다. 

그러나 이 선박의 운영 회사가 영국이라는 사실이 드러난 겁니다. 

영국 외무부 관계자는 이번 사안과 관련해 9일 VOA에 보낸 이메일에서 “영국의 관련 기관이 이번 사안을 들여다 보고 있으며, 어떤 행동이 취해져야 하는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영국 정부는 제재 의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고, 따라서 제재 위반 행위는 엄격하게 조사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영국은 해군함 등을 한반도 인근 해역으로 파견하는 등 북한의 불법 환적 문제 대응에 적극적으로 나선 나라 중 하나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영국의 업체가 운영하는 선박이 북한의 불법 환적 문제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사실이 주목됩니다. 

이런 가운데 이번 목록에 등재된 나머지 선박들도 실제 달고 있던 깃발과 선주 회사의 국적, 등록지 등이 각기 다른 경우가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중 ‘찬퐁’ 호는 모두 3개 나라와 얽혀 있었습니다. 

선박의 등록은 아프리카 나라인 토고에서 이뤄져 표면적으론 토고 선박인 찬퐁 호는 선주 회사가 타이완에 사무실을 두고 있습니다. 그러나 선주회사의 등록국가는 토고나 타이완이 아닌 아프리카 섬나라 세이셸이었습니다. 

VOA 취재결과 선박의 등록국가와 선주의 사무실 소재지, 선주회사의 등록국가가 모두 다른 경우는 찬퐁 호를 비롯해 7척이었습니다.

미 재무부 주의보가 지목한 선박간 환적 의심 선박
선박명 선적 선주 회사 소재국 선주 회사 등록국
빙탕 BINTANG 확인 불가 싱가포르 싱가포르
찬퐁 CHAN FONG 토고 타이완 세이셸
진하이 JIN HYE 시에라리온 타이완 라이베리아
캐트린 KATRIN 파나마 마샬제도 마샬제도
킹스웨이 KINGSWAY 확인 불가 마샬제도 마샬제도
코티 KOTI 파나마 / 토고 파나마 파나마
루니스 LUNIS 한국 한국 한국
민닝데유 078 MIN NING DE YOU 078 확인 불가 확인 불가 확인 불가
뉴리전트 NEW REGENT 파나마 타이완 홍콩
나이멕스 스타 NYMEX STAR 확인 불가 태국 태국
오양지샹 OU YANG JI XIANG 확인 불가 영국 영국
시탱커 II SEA TANKER II 싱가포르 싱가포르 싱가포르
샹위안바오 SHANG YUAN BAO 확인 불가 타이완 홍콩
수블릭 SUBBLIC 토고 홍콩 홍콩
탄탈 TANTAL 러시아 러시아 러시아
티안유 TIANY 시에라리온 싱가포르 홍콩
비티아즈 VITYAZ 러시아 러시아 러시아
역텅 YUK TUNG 확인 불가 싱가포르 쿡 제도

시에라리온 국기를 단 진하이 호는 선주 소재지와 회사 등록처가 각각 타이완과 라이베리아였고, 뉴 리전트 호도 파나마에 등록됐지만, 타이완에서 운영되며 회사 등록은 홍콩에서 마친 상태였습니다. 

따라서 18개 선박들을 선박의 등록지, 즉 선적으로만 분류하면 파나마와 토고 선박이 각각 3척씩으로 가장 많았지만, 선주 회사의 사무실이 운영되고 있는 나라로만 놓고 보면 타이완과 싱가포르가 각각 4건씩을 나타내 전혀 다른 결과를 보였습니다. 

또 회사의 등록 국가로 분류해 보면 홍콩이 4건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만약 이들 선박들의 선주가 또 다른 나라의 회사에 이 선박을 용선, 즉 빌려주기라도 했다면 실제 선박의 운영에 개입한 나라는 훨씬 더 많아질 수 있습니다. 

유엔 안보리는 대북제재 결의 2321호에서 불법 행위에 관여한 것으로 의심할 만한 충분한 근거가 있는 경우 선박의 등록국이 등록을 취소해야 한다고 명시한 바 있습니다. 반면 선박의 선주나 용선주 등에 대해선 유엔 차원의 처벌 규정 등이 마련돼 있지 않은 상황입니다. 

다만 미국 정부는 북한의 불법 행위에 도움을 주는 해운업 등 관련 산업 종사자와 개인 등에 대해 독자 제재를 감행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재무부는 보고서에서 “선박 관련 거래에 관여하는 개인과 기관은 금지되거나 제재를 받을 수 있는 행위에 따르는 잠재적 결과를 인지해야 한다”며 재무부 해외자산통제실은 명백한 규정 위반을 조사하고, 경제 제재와 관련된 지침에 따라 집행권한을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대북제재를 위반하는 개인은 민사상 금전적 처벌과 더불어 형사 기소될 수 있다며, 위반 1건 당 29만5천141달러 혹은 위반 거래 금액의 2배에 달하는 벌금이 부과된다고 덧붙였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