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5월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에서 문재인 한국 대통령과 회담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5월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에서 문재인 한국 대통령과 회담하고 있다.

하노이 정상회담이 결렬로 끝난 이후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을 다시 본궤도에 올리기 위한 미국과 한국의 움직임이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세 나라는 앞으로도 계속 `톱 다운’ 방식을 통한 문제 해결을 모색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윤국한 기자와 함께 합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한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전격적으로 확정됐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 이후 미국과 한국은 고위급 수준에서 이렇다 할 움직임이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 오늘(29일)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과 강경화 외교장관이 워싱턴에서 만날 예정이어서, 이 자리에서 미-한 정상회담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회동이 있기도 전에 백악관과 청와대가 다음달 11일 정상회담 개최를 발표한 겁니다.

진행자) 한국 측 발표를 보면, 트럼프 대통령은 하노이 정상회담 직후 전화통화에서 이미 문 대통령을 워싱턴으로 초청했더군요?

기자) 맞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에어포스원에서 문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오찬을 겸해 비핵화 협상의 조기 성과를 위한 북한 견인 방법을 논의하자”며 문 대통령을 초청했고, 이에 문 대통령이 “흔쾌히 수락했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매우 구체적으로 미-한 정상회담 개최 의사를 밝힌 점이 주목됩니다. 

진행자) 하노이 회담이 결렬로 끝난 상황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의 추가 정상회담을 언급한 배경이 설명이 되는 것 같네요.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은 하노이 회담 이후에도 `톱 다운’식 비핵화 협상을 이어갈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아울러, 김 위원장과의 입장차에 대해 절충점을 찾을 수 있다는 판단을 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습니다. 청와대는 이번 정상회담에 대해 발표하면서 “톱 다운 방식이 앞으로도 활발히 진행될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두 정상이 만나면 김정은 위원장을 다시 협상 테이블로 이끌어 내는 방안에 집중하겠지요?

기자) 네. 두 정상의 논의는 미국의 `빅 딜’ 제안과 북한의 `단계적, 동시적’ 행동 주장, 특히 상응 조치 문제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입니다. 문 대통령은 대량살상무기 폐기를 포함한 완전한 비핵화가 아니면 합의를 하지 않는다는 미국의 `전부 아니면 전무’ 전략에 유연성을 보여줄 것을 당부할 가능성이 큽니다. 비핵화의 의미 있는 진전을 위해서는 한 두 번의 연속적인 성과가 필요하며, 특히 비핵화에 상응하는 단계적인 제재 완화를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진행자) 이런 입장은 북한 측 주장에 가까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받아들일까요?

기자) 이번 미-한 정상회담에서 핵심이 바로 그 부분입니다. 만일, 이에 관한 두 정상의 의견이 일치하면 남북정상회담, 그리고 3차 미-북 정상회담으로 이어지는 `톱 다운’ 협상이 다시 복원될 것으로 보입니다. 반대로,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의견 조율에 실패하면 미-북 협상은 장기간 교착 상태를 벗어나지 못할 전망입니다. 

진행자) 미국과 한국이 이미 의견을 조율하지 않았을까요?

기자)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존 볼튼 백악관 보좌관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계속 협의를 벌여왔고, 서훈 국가정보원장도 하노이 회담 이후 워싱턴을 방문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미-한 두 나라는 오늘 열리는 외교장관 회담과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의 회담, 다음주 김현종 국가안보실 차장의 워싱턴 방문 등을 통해 의견 조율을 계속해 나간다는 방침입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하노이 정상회담 직후 문 대통령에게 김정은 위원장을 설득해 달라고 당부하지 않았나요?

기자) 맞습니다. 이 때문에 미-한 정상회담에 앞서 남북정상회담이 열릴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하노이 회담 이후 입장 정리에 시간이 걸리고 있는 점을 감안해, 미-한 정상이 먼저 만나게 된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미-북 협상을 조속히 재개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와도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아울러, 한국 정부가 대북 특사 파견을 통해 김정은 위원장의 입장을 이미 파악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진행자) 미-한 정상회담에 이어 남북정상회담도 열리게 될까요?

기자) 문 대통령은 그런 구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자신과 김정은 위원장 사이에서 문 대통령이 `수석협상가’ 역할을 해 줄 것을 당부했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상응한 제재 완화를, 김정은 위원장에게는 과감하고 실질적인 비핵화 이행을 설득하려는 문 대통령의 시도에 미-북 협상의 성패가 달려있는 상황입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