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룡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차석대사가 지난 2017년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대량살상무기 비확산 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자료사진)
김인룡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차석대사가 지난 2017년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대량살상무기 비확산 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자료사진)

북한이 유엔 안보리 대북 결의에 대해 미국 등 서방국들과 크게 다른 주장을 펴고 있어 주목됩니다. 핵과 미사일 실험 중단이 제재 해제 요건이라는 주장이지만,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윤국한 기자와 함께 합니다.

진행자) 북한이 안보리 대북 결의를 어떻게 해석하고 있는 건가요?

기자) 간략하게 말하면, 자신들이 15개월 넘게 핵실험과 미사일 시험발사를 중단하고 있는 만큼 안보리 결의에 규정된 “제재들이 계속 남아 있어야 할 하등의 명분이 없다”는 겁니다. 북한의 이런 주장은 최근 공개된 최선희 외무성 부상의 지난 15일 평양 발언에서 자세히 드러났습니다. 최 부상은 자신의 주장에 대해 “안보리가 보다 명확히 대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최 부상이 근거로 제시한 안보리 결의 조항이 있겠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안보리는 북한의 첫 핵실험에 따른 2006년의 결의 1718호를 시작으로, 2017년 11월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에 대응한 결의 2397호까지, 지난 11년 간 10건의 대북 결의를 채택했습니다. 이들 결의는 제재 내용 외에 제재 완화나 해제에 관한 조항도 담고 있는데요, 북한은 이를 근거로 제재 해제를 주장하는 겁니다. 가장 최근에 채택된 결의 2397호는 28항에서, 안보리는 북한의 ‘결의 준수 여부에 따라 제재를 강화, 수정, 중단, 또는 해제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북한의 주장이 일리가 있는 것 아닌가요?

기자) 아닙니다. 북한의 주장은 결의 내용 일부만을 인용하고 있습니다. 북한 측 주장의 근거인 대북 결의 2397호는 2항에서, 북한이 핵과 미사일 실험 중단뿐 아니라 모든 핵무기와 현존하는 핵 프로그램을 즉각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방식으로 포기할 것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또 그밖의 다른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도 즉각 포기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북한의 주장은 대북 결의의 근본 목적을 외면하고 있다고 할 수 있겠네요?

기자) 네. 안보리가 북한의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시험발사에 대응해 제재를 부과한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대북 결의는 이 두 가지 실험의 중단이 제재 해제의 필요충분 조건은 아님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반면, 북한의 주장은 결의 2397호의 2항만을 앞세우고 있습니다. 이를 토대로 최선희 부상은 비핵화 이전에는 제재를 해제할 수 없다는 미국의 입장을 “얼토당토 않은 궤변”이고, 이해할 수 없는 `계산법’이라고 비난하고 있는 겁니다. 

진행자) 북한의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할 수 있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유엔 안보리의 과거 10차례에 걸친 대북 결의는 항상 만장일치로 채택됐습니다. 이들 결의는 일관되게 북한의 핵무기와 생화학무기, 미사일을 국제 평화와 안보에 대한 위협으로 꼽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위협의 원인이 제거되기까지는 제재가 유지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게 타당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의 주장에 동조하고 있지 않은가요?

기자) 중국과 러시아의 입장은 안보리 결의상의 문구 해석과는 차원이 다른 것으로 보입니다. 두 나라는 북한이 핵과 미사일 실험을 중단하고 미국과 정상회담을 하는 등의 변화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상황 변화에 부응해 제재를 해제하는 것이 비핵화를 촉진할 것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습니다. 정치적 성격이 강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과 러시아가 대북 제재 해제를 요구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상정한다면 어떻게 되는 건가요?

기자) 안보리 결의안은 상임이사국인 미국과 중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5개 나라가 모두 찬성해야 통과됩니다. 어느 한 나라라도 반대하면 채택되지 못합니다. 현재 미국과 영국, 프랑스는 북한이 핵무기를 완전히 포기할 때까지 제재를 철저히 준수해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결의안이 상정되더라도 통과는 불가능합니다. 

진행자) 북한의 비핵화가 완료되기 전에는 제재 해제는 없다는 미국의 입장이 바뀔 가능성이 있나요?

기자) 북한의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에 달렸다고 할 수 있습니다. 미국의 기본원칙은 `선 비핵화, 후 제재 해제’ 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고위 당국자들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음을 내비치고 있습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비핵화가 되돌릴 수 없는 수준으로 진행된 시점에 제재를 완화할 수 있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