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 철강·알루미늄 관세 행정명령 서명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전자기파(EMP) 공격에 대비하는 것을 골자로 한 대통령 행정명령에 서명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EMP 공격으로 미국에 치명적인 피해를 입힐 수 있다고 경고해 왔는데, 처음으로 EMP에 대한 행정부 차원의 지침이 마련된 겁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백악관은 26일 트럼프 대통령이 ‘전자기파(EMP)’와 관련된 내용을 담은 행정명령을 발동시켰다고 밝혔습니다. 

새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발표한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EMP에 대한 국가적 대응력 조율’이라는 제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며, 이 행정명령은 정보 수집과 실험, 민간부문과의 조율 등 방어 조치들을 이행하도록 지시해 EMP 상황에서의 대응력을 높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행정명령은 각 정부 부처와 기관들이 관련 노력들을 조율하고, 능률화하며, 트럼프 행정부의 강력한 지도력 아래 관련 환경도 조성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미국의 주요 기반시설을 강화하기 위한 민간부문의 혁신도 장려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번 행정명령에는 국방부와 국무부, 국토안보부, 상무부, 에너지부, 국가정보국(DNI), 연방재단관리청 등이 EMP 공격에 따른 위험 요소들을 분석하고, 대응책을 마련하는 내용 등이 포함돼 있습니다. 

미국 정부가 EMP 위험을 공식 거론하고, 행정부 차원의 대응 방안을 적시한 행정명령을 발동시킨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EMP는 공중에서 폭발시킨 핵 탄두에서 발생하는 고강도 전자기파를 이용한 공격 방식입니다. 400km 고도에서 탄두가 폭발하면 미국 전역의 전자장치에 손상을 일으킨다는 우려 때문에 북한의 EMP 공격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돼 왔습니다. 

제임스 울시 전 CIA 국장과 올리 하이노넨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 등은 EMP 공격이 물리적 핵타격 보다 훨씬 치명적인 피해를 입힐 수 있다고 경고했으며, 일부 미국 언론들도 EMP 공격에 따른 사회기반시설 붕괴와 질병 등으로 미국인 90%가 목숨을 잃을 수 있다고도 보도했습니다.

앞서 북한은 지난 2017년 9월 6차 핵실험에 성공한 뒤 “수소탄을 폭발시켜 광대한 지역에 초강력 EMP 공격을 가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후 미 의회는 지난 2018~2019 회계연도 국방수권법안(NDAA)에서 북한의 EMP 공격에 대비할 위원회를 구성하고, 향후 20년 동안 미국에 가해질 수 있는 EMP 공격 등을 평가하도록 했습니다. 

미 의회는 북한 등의 EMP 공격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2000년 처음으로 EMP 위원회를 결성해 운영했지만, 허황된 주장이라는 여론 등으로 지난 2017년 해체됐었습니다. 

샌더스 대변인은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인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필요한 일을 할 것”이라며 “EMP 대응력 향상에 대한 포괄적인 정책을 담은 오늘 행정명령은 현존하는 위험과 미래의 위협을 항상 경계하겠다는 행정부의 약속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사례”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