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의 북한 식당인 '고려식당' 2층 예약실에 북한 화가의 수채화($2000)가 걸려있다.
하노이의 북한 식당인 '고려식당' 2층 예약실에 북한 화가의 수채화($2000)가 걸려있다.

베트남 하노이의 한 북한 식당에서 유엔 제재 대상인 만수대 창작사의 그림이 판매되고 있는 사실이 VOA 취재를 통해 확인됐습니다. 가격이 최대 2천 달러에 달하는데, 제재 위반이라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하노이에 위치한 북한 ‘고려식당’. 건물 곳곳에 여러 미술작품 들이 걸려 있습니다. 

북한 종업원은 만수대 창작사가 제작한 것들이라며, 평양에서 직접 가져와 판매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녹취: 종업원(음성변조)] “우리 평양에 만수대 창작사라고 유명한 미술... 인민 예술가들이 직접 하는 겁니다. 유명한 겁니다.”

지난 2017년 유엔 안보리는 만수대 창작사를 자산동결 대상으로 지정한 바 있습니다. 평양의 제재 대상 기관에서 제작된 미술품이 베트남으로 옮겨져 버젓이 판매되고 있는 겁니다. 

판매 중인 미술품들은 만수대 창작사 수예단장이자 인민예술가 칭호를 받은 김청희의 작품을 비롯해 북한 화가 김경석의 수묵화 등 종류가 다양했습니다. 

주로 식당 내부 장식용 그림 형태로 벽에 걸려 있는데, 5층 높이의 고려식당의 2층과 3층에 주로 몰려 있었습니다.

구매자가 나타나면 액자에서 꺼내 전달하는 방식으로 판매가 이뤄지며, 원할 경우 보증서도 발급한다는 게 종업원의 설명입니다.

하노이의 북한 식당인 '고려식당' 종업원이 만수대창작사에서 제작된 호랑이 그림을 들어 보이고 있다.
하노이의 북한 식당인 '고려식당' 종업원이 만수대창작사에서 제작된 호랑이 그림을 들어 보이고 있다.

​​그림의 가격은 크기에 따라 달랐지만 대부분 미화 1천 달러에서 2천 달러 사이입니다.

[녹취: 종업원(음성변조)] “이건 한 1천400 (달러 정도 합니다). 수 들어간 건 더 비쌉니다. 수 뜬건 2천 불까지도 해야 됩니다. 제일 작은 건 500불이고. 실제 사시겠다면 조금씩은 할인해 드릴 수 있습니다.”

이 종업원은 기계가 아닌 손으로 제작된 수예 작품이기 때문에 비싼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미국 정부는 만수대창작사가 유엔 안보리 제재 대상 기관이란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유엔주재 미국 대표부는 관련 내용을 묻는 VOA의 질문에 “추가 정보가 없는 가정적인 상황에선 답변할 수 없다”면서도 “만수대 창작사는 2017년 유엔 안보리 결의 2371호의 (제재) 지정 기관이며, 그들에게 수익을 제공하는 건 금지된다”고 대답했습니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의 미국 대표로 활동했던 윌리엄 뉴콤 전 재무부 선임경제자문관은 “만수대 창작사는 제재 대상이며 판매 중인 미술작품을 포함한 모든 자산이 동결돼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만수대 창작사 판매 수익과 관련해) 예치된 자금이 있다면 은행이 어디에 있든 상관 없이 이 역시도 동결 대상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뉴콤 전 자문관은 고려식당 또한 문을 닫아야 하며, 북한 노동자들도 본국으로 송환돼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안보리 결의 2397호는 각 유엔 회원국들이 올해 말까지 모든 북한 해외 노동자를 돌려보내도록 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식당이나 호텔 등 북한과 합작회사를 설립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는 모든 사업 또한 중단해야 합니다. 

제재 전문가인 조슈아 스탠튼 변호사도 만수대 창작사의 자산이 동결돼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결의2375호는 제재 대상자뿐 아니라, 이들을 대신하거나 이들의 지시에 따라 활동하는 어떤 개인이나 기관을 비롯해 제재 대상자를 소유하거나 이들에 의해 관리되는 기관에게도 자산동결 조치가 취해질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VOA는 베트남 당국에 해당 사안을 문의했지만 답변을 들을 수 없었습니다. 

베트남 하노이 중화거리의 북한 식당인 '고려식당' 입구.
베트남 하노이 중화거리의 북한 식당인 '고려식당' 입구.

​​한편 만수대 창작사의 작품이 판매되고 있는 이 식당은 ‘고려식당’을 비롯해 다양한 상호를 동시에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도 확인됐습니다. 

식당 입구에는 ‘고려식당’이라는 상호와 함께 ‘고려 평양 식당’이라는 간판이 따로 붙어 있었으며, 식당 종업원들은 ‘조선류경식당’이라는 이름이 적힌 주문표를 이용하고 있었습니다. 

또 식당 손님들에게 건네는 신용카드 명세표에는 식당과 전혀 상관이 없어 보이는 ‘하노이 아울렛’이라는 상호가 표기돼 있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