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내일(27일) 시작되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2차 정상회담은 미-북 비핵화 협상에 중대 기로가 될 전망입니다. 싱가포르에서의 1차 회담 때와 같은 원론적인 합의에 그칠 경우 협상의 동력을 잃을 것이라는 지적입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윤국한 기자와 함께 합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내일(27일) 단독회담과 만찬을 시작으로, 이틀간 여러 차례 회담을 한다지요?

기자) 네. 이번에 반드시 성과를 거두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두 정상이 첫 날 단독회담과 만찬에 이어 둘째 날에도 여러 차례 회담을 열기로 한 건 당초의 예상을 뛰어넘는 일정으로, 회담 결과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 정상회담의 핵심 관심사는 무엇인가요?

기자) 북한의 비핵화와 관련해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진전이 이뤄질지 여부입니다. 북한이 보유한 과거와 현재, 미래의 핵을 폐기하고 검증하는 데 대해 미-북 양측이 상당한 진전을 이루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렇지 않을 경우 비핵화 협상에 대한 회의론이 더욱 커지고, 추가 회담의 동력을 얻기가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진행자) 싱가포르 1차 정상회담 때와는 달리 비핵화와 관련해 구체적인 진전이 필요하다는 얘기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싱가포르 정상회담의 합의가 원론적이고 추상적인 수준에 머문 것은 잘 알려진 일입니다. 그나마 그 때는 70년 간 적대관계에 있던 미국과 북한의 국가원수가 만난 것 자체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었습니다. 첫 번째 만남인 만큼 김정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를 확인하고, 정상 간 신뢰를 쌓는 것이 비핵화라는 긴 장정의 성공을 위해 필요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사실, 미국의 대통령이 외교관계가 없는 나라의 정상을 8개월 사이에 두 차례나 만나는 것은 이례적인 일 아닌가요?

기자) 전례를 찾기 어려운 일입니다. 그만큼 북한 핵이 미국에 큰 위협일 뿐 아니라 전 세계적인 관심사라는 의미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정상회담에서는,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시험발사가 중단됐고, 미국에 대한 위협이 크게 줄었다는 것으로 비판적인 여론에 맞설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를 이끌어내는 것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의 국내정치적 여건이 그만큼 절박한 측면이 있지요?

기자) 맞습니다. 우선, 비핵화의 진전이 없는 데 대한 비판적인 여론이 많습니다. 당연히, 김정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에 대한 회의론도 수그러들지 않고 있습니다. 게다가 트럼프 대통령은 사사건건 자신에게 반대하는 민주당이 하원 다수당이 된 현실과, 트럼프 행정부의 거의 모든 정책에 비판적인 주류 언론과 맞서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국정운영의 동력을 회복하고, 내년 재선에서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려면 북 핵 문제에서 괄목할 만한 진전이 필요합니다.

진행자) 이번에 구체적인 진전을 이루지 못 하면, 회의론을 넘어 비핵화 협상 무용론이 제기되지 않을까요?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1차 정상회담 이후 폼페오 국무장관을 네 차례나 평양에 보내고, 여러 차례 친서를 주고받는 등 긴밀한 소통을 유지해 왔습니다. 그럼에도 이번에 구체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면 더 이상 비핵화 협상을 지속하는 데 대한 비관론이 거세질 전망입니다. 그렇게 되면 추가 정상회담을 비롯한 비핵화 협상의 동력이 급격히 사그라질 수 있습니다.

진행자) 김정은 위원장의 입장에서도 구체적인 진전이 필요한 상황 아닌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해 4월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병진 노선’을 폐기하고 경제발전에 매진한다는 입장을 공식 천명했습니다. 또 북한의 일반 주민들이 읽는 관영 `노동신문’은 최근 논평에서 김 위원장의 비핵화 결단을 “돌아서거나 물러설 자리가 없는 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런 만큼 피폐해진 경제 건설과 관련해 눈에 보이는 성과를 내는 것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진행자) 북한 내부에도 비핵화에 반대하는 주장이 있겠지요?

기자) 북한과의 협상에 핵심적으로 참여했던 앤드루 김 전 중앙정보국 CIA 코리아미션센터장은 “북한 내 모든 사람이 김정은 위원장의 핵 포기 결정에 동의하는 건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핵 포기의 이유로 제시했던 성과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 김 위원장도 국내적으로 곤경에 처할 수 있다는 겁니다. 한국의 문정인 청와대 외교안보특보는 김 위원장이 싱가포르 회담에 이어 이번에도 구체적인 성과가 없으면 “군부에 할 말이 없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미-북 양측이 이번에 성과를 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기자) 미-북 사이에 중재자 역할을 하는 문재인 한국 대통령의 해법은 이렇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과감하게 비핵화 조치를 취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신속하게 상응 조치를 제공해야 한다’는 겁니다. 이를 위해서는 김정은 위원장의 선제적인 결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비핵화와 상응 조치가 연동돼 있는 마당에 확실한 핵 폐기도, 이렇다 할 보상도 없는 회담 결과는 두 정상 모두에게 실패가 될 전망입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