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Digital Globe satellite image taken March 29, 2018, shows what CSIS' Beyond Parallel project reports is an undeclared missile operating base at Sakkanmol, North Korea, and provided to Reuters, Nov. 12, 2018.
미국 싱크탱크 CSIS가 지난해 11월 공개한 북한 삭간몰 미사일 기지 위성사진(디지털글로브 3월 촬영).

미국과 북한이 정상회담을 앞둔 가운데 일각에선 북한의 핵과 미사일 시설을 동결하는 게 현실적인 조치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현재 북한은 20여개의 미사일 관련 시설을 운용 중인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함지하 기자가 지금까지 드러난 북한의 미사일 기지를 살펴 봤습니다. 

북한의 미사일 기지들을 집중적으로 분석해온 대표적인 민간 기구는 영국의 군사정보업체 IHS 제인스입니다. 

특히 이 업체가 지난 2015년 발표한 보고서는 북한 전역의 미사일 기지 17곳과 운용 무기들을 상세히 소개했습니다. 

그 중 신오리와 구성, 금덕산, 갈골, 영저리, 영림읍 등으로 불리는 6개 미사일 기지는 남북 비무장지대(DMZ)에서 150km 이상 떨어진 북부지역에 위치했고, 지하리와 양덕군, 옥평동, 깃대령, 원산 등 5곳은 중부지역 미사일 기지로 구분됐습니다.

또 금천리와 도골, 삭간몰, 사리원, 신계군, 상원군 등 6곳은 DMZ에서 50~90km 이내 위치한 미사일 기지로 소개됐습니다. 

‘IHS 제인스’는 당시 각 기지 별로 ‘노동’과 ‘대포동’을 비롯해 ‘무수단’으로 불리는 중거리탄도미사일 화성-10형, 그리고 단거리인 화성 5, 6형 등을 배치했다고 소개했습니다. 

아울러 주로 DMZ에서 가까울수록 단거리 미사일을 운용 중이며, 멀어질수록 중장거리 미사일이 배치됐다는 설명도 덧붙었습니다. 

다만 2015년 이후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포함한 다양한 형태의 새 미사일들을 시험 발사한 점으로 미뤄볼 때 각 기지가 운용하는 미사일 종류에 많은 변화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최근에는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한반도 전문 웹사이트 ‘비욘드 패럴랠’이 북한의 ‘미신고 미사일 시설’ 3곳을 잇달아 지목하기도 했습니다. 

이중 신오리와 삭간몰 미사일 기지는 이미 4년 전 ‘IHS 제인스’가 지목한 곳으로 이들 기지에서 각각 ‘북극성-2형’과 화성 6형 미사일 등이 운용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비욘드 패럴랠’이 지난 16일 추가로 공개한 보고서에는 북한이 함경남도 허천군 상남리 미사일 기지에서 ‘화성 10형’ 미사일을 배치, 운용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앞서 이 사이트는 북한의 ‘미신고 미사일 시설’이 약 20곳이 있으며, 이중 13곳을 확인했다며 순차적으로 이들 미사일 기지들을 공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다만 이미 공개된 미사일 기지 3곳 중 2곳이 이미 2015년 ‘IHS 제인스’의 보고서에 소개된 점으로 볼 때, 남은 기지들도 ‘IHS 제인스’의 4년 전 보고서와 상당부분 겹칠 가능성은 남아 있습니다.

지난 2007년 비밀 해제된 CIA의 북한 미사일 기지 관련 보고서. 남포 일대 크루즈 미사일 기지 정보를 담고 있다.
지난 2007년 비밀 해제된 CIA의 북한 미사일 기지 관련 보고서. 남포 일대 크루즈 미사일 기지 정보를 담고 있다.

​​미 중앙정보국(CIA)의 자료에서도 북한의 미사일 관련 시설에 대한 정보를 일부 확인할 수 있습니다. 

VOA가 비밀 해제된 해당 자료를 살펴본 결과 CIA는 1960~80년대 용연군과 의주군, 남포 일대에서 운용된 북한의 미사일 기지 등을 확인해 내부 문서로 작성했습니다. 

이들 문서에는 각 기지를 촬영한 위성사진과 좌표 정보 등이 담겼습니다. 

해당 문서에 명시된 좌표를 위성사진 서비스인 ‘구글 어스’를 통해 살펴 보면 일부 시설들에서 멀지 않은 곳에 ‘지대공’ 미사일 기지가 발견되는 등 여전히 군사 활동이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추정해 볼 수 있었습니다. 

그 밖에 CIA는 1970년 작성된 자료에서 신상리에 위치한 ‘지대지 미사일(SSM) 기지’를 비롯해 26개에 달하는 지대공 미사일(SAM) 기지와 8개 레이더 기지, 2개 전략 크루즈 미사일 기지 등 수십 개에 달하는 북한의 미사일 관련 시설의 위치 정보 등을 명시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미 전직 정보당국자는 19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미 정보 당국은 북한의 미사일 시설 대부분을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의 미사일 시설 상당수가 정보 당국의 감시 아래 놓여 있으며, 민감한 시설들은 기밀로 다뤄져 외부로 공개되지 않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따라서 이 당국자는 ‘IHS 제인스’와 ‘비욘드 패럴랠’ 등 민간이 지목한 일부 시설들에 과도한 의미를 부여해선 안 되며, 민간이 파악한 시설 중에는 잘못된 정보가 있을 수 있다는 점 또한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민간 연구소 등이 파악한 미사일 기지들을 북한이 ‘신고하지 않은 시설’로 표현하는 것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습니다.

미국을 비롯한 그 어떤 나라도 신고를 요청한 적이 없을뿐더러, 미국 정부가 공개적인 방식으로 북한의 미사일 기지에 대한 파악에 나선 적이 없기 때문에 ‘미신고’라는 표현이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입니다. 

군사전문가인 브루스 벡톨 앤젤로 주립대 교수입니다. 

[녹취: 벡톨 교수] “If talks get into...”

미국과 북한이 대화를 통해 미사일 기지 등에 대한 로드맵 혹은 구체적인 방안이 나온다면 모르겠지만, 아직까지 그런 합의는 이뤄지지 않았다는 겁니다. 

따라서 북한의 미사일 기지를 발견한 사실 자체만을 두고 이를 ‘미신고 시설’로 볼 수 없으며, 북한이 무언가를 위반했다고도 볼 수 없다고 벡톨 교수는 설명했습니다. 

반면 ‘미신고’라는 표현을 사용한 ‘비욘드 패럴랠’ 측은 이들 시설들이 미국과 북한의 비핵화 협상에서도 다뤄져야 한다며, 북한의 미사일 시설이 외부에 공개돼야 할 이유를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21일 ‘신오리 미사일 기지’를 공개한 CSIS의 빅터 차 한국석좌와 조셉 버뮤데즈 연구원 등은 당시 보고서에서 “북한이 운용 중인 미사일 기지는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 협상에서 신고되고, 검증되며, 폐기돼야 할 대상”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외교적 노력은 중요하고, 북한의 핵 문제를 푸는 주요한 방법이 돼야 하지만, 미국과 한국의 안보에 위협이 되는 모든 (북한의) 가동 가능한 미사일 기지들은 추후 어떤 합의에도 반드시 거론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