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드 플레이츠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비서실장. 사진 제공: Center for Security Policy.
프레드 플레이츠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비서실장. 사진 제공: Center for Security Policy.

북한의 핵·미사일 시설에 대한 '예비 사찰'에 합의하는 것이 2차 미-북 정상회담에서 이룰 수 있는 현실적 목표라는 전망이 제기됐습니다. 프레드 플레이츠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비서실장은 13일 VOA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비핵화 로드맵과 시간표에 합의하는 것도 큰 진전으로 평가했습니다. 또 정보 당국자 등이 협상이 끝나기도 전에 결과를 예단하는 것은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지난해 10월까지 존 볼튼 국가안보보좌관의 비서실장을 역임했던 프레이츠 안보정책센터 대표를 박형주 기자가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최근 다른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2차 미-북 정상회담을 "낙관한다"고 하셨는데요, 그 근거는 무엇입니까?

플레이츠 전 실장) 저는 김정은 위원장이 싱가포르 정상회담 합의와 관련해 일부 구체적이고 실행 가능한 이행에 동의했을 것이라는 징후들을 봤습니다. 여기에는 핵 실험장이나 미사일 시설에 대한 '예비적 사찰'이 아마도 포함됐을 것으로 봅니다. 물론 우리가 원하는 전부는 아니지만 중요한 진전이 될 겁니다.

기자) 풍계리 핵실험장이나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에 대한 국제 사찰단의 검증은 북한이 이미 약속했던 것 아닌가요? 

플레이츠 전 실장) 저는 이번 정상회담의 전체적인 목적이 두 지도자가 만나고, 김 위원장이 싱가포르 약속 이행을 재확인하고, 구체적인 다음 단계를 약속하도록 설득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북한의 비핵화 이행을 위한 '로드맵'이나 '시간표'가 지금은 없는 상태인데, 그것이 우리가 바라는 겁니다.

기자)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정상회담을 '승리'로 간주하려면 최소한 어떤 목표를 이뤄야 할까요?

플레이츠 전 실장) 미사일이나 핵 실험장에 대한 사찰단 방문에 동의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핵 시설이 더 중요하겠죠. 이것이 북한의 주요 핵시설인 영변에 대한 보다 광범위한 사찰로 이어질 것으로 믿습니다. 광범위한 사찰이 필요하고 북한이 그런 약속을 하면 좋겠지만, 이번 정상회담에서 합의할지는 모르겠습니다.

기자)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최근 북한이 플루토늄과 우라늄 농축시설 폐기와 파괴, 그리고 "그 이상"을 약속했다고 밝혔습니다. "그 이상"이란 무엇을 의미할까요?

플레이츠 전 실장) "그 이상"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전 확신할 순 없지만, 김 위원장이 비핵화와 관련해 그런 약속을 했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입니다. 우리가 원하는 건 북한 핵 시설의 일시적 불능이 아니라 완전한 폐기입니다. 또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생산을 위한 기반 시설의 해체를 원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북한이 그렇게 하면 엄청난 혜택을 볼 것이라고 이야기했고, 미국 정부는 긍정적인 접근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비건 특별대표는 북한이 진전 의지를 보였음을 시사하고 있는데, 지켜봐야겠지요.

기자) 북한은 진전을 위해선 미국의 제재 완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인데요, 트럼프 정부가 제재를 완화할 준비가 됐다고 판단하십니까?

플레이츠 전 실장) 아닙니다. 이건 북한이 그동안 미국의 많은 역대 정부에 벌였던 '게임'입니다. 북한은 제재 완화를 먼저 원하죠. 존 볼튼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런 게임에 대해 잘 알고 있으며, 결코 응하지 않을 겁니다. 북한이 뭔가 만들어내야 합니다. 북한이 얻을 수 있는 유일한 양보는 미국 대통령과 만나는 겁니다. 미국이 제재 완화를 이야기하기 전에 북한이 먼저 비핵화를 향한 의미 있는 움직임에 나서야 합니다.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북한과 "합의를 이룰 가능성이 높다"고 했는데요, 2차 정상회담에서 어떤 '빅 딜'이 이뤄질까요?

플레이츠 전 실장) 큰 합의가 나올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현실적으로, 앞서 지적했듯이 핵과 미사일 시설에 대한 예비 사찰을 고려해야 할 겁니다. 이게 '빅 딜'의 시작일 수 있으며, 중요한 진전 일 겁니다. 물론 제가 틀리길 바랍니다. 대통령이 그 이상을 이룰 수 있기를 바랍니다. 

기자) 대통령의 낙관론과 달리 북한 비핵화에 회의적인 시각이 많습니다.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멈추지 않았다는 보고서들이 계속 나오고 있고, 정보·국방 관리들도 북한의 핵 포기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는데요? 

플레이츠 전 실장) 북한이 신고서를 아직 제출하지 않은 상황에서 "북한이 속이고 있다"고 말하긴 어렵습니다. 또 일반 대중에겐 알려지지 않았어도 미 정보 기관은 그런 미사일 시설들을 파악하고 있다는 사실을 일부 연구소들은 모르는 것 같습니다. 아울러 미 정보 당국이나 군 인사들이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할 가능성이 작다고 계속 말하는 것에 매우 실망했습니다. 저는 이 사안을 계속 다뤘던 사람으로서 북한과 좋은 협상을 맺는 것이 어렵고 힘든 싸움이라는 걸 인정합니다. 하지만 북한과의 협상이 결론을 맺기도 전에 군·정보 당국자들이 실패를 운운하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이 협상 결과에 참견하는 격입니다. 저는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팀에게 '외교의 기회'를 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그렇다면 북한의 핵 신고서 제출은 어느 시점이 적절하다고 생각하십니까?

플레이츠 전 실장) 원래는 2차 정상회담 이전에 제출해야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이번 회담에서 핵 신고 시기와 내용, 이에 따른 미국의 상응 조치를 논의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물론 그 신고서는 아마도 완전한 것은 아닐 겁니다. 이후 우리는 완전한 신고서가 제출될 수 있도록 북한과 논의해야겠죠. 

기자) 대표적인 '대북 강경론자'로 불리는 볼튼 보좌관과 오래 일하셨는데요, 볼튼 보좌관은 여전히 협상에 회의적입니까?

플레이츠 전 실장) 볼튼 보좌관은 정확하게 대통령의 정책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과거 그가 무슨 말을 했던지 지금은 국가안보보좌관으로 대통령을 위해 발언합니다. 그들 사이에 이견은 없습니다. 물론 볼튼 보좌관은 대통령에게 매우 직접적이고 솔직한 조언을 한다는 걸 알고 있으며, 그런 조언들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저는 볼튼 보좌관이 대통령이 듣고 싶은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진실을 말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기자) 대통령과 참모 사이에 이견이 없다고 하셨는데,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만 상대하려 한다는 지적도 있지 않았습니까? 

플레이츠 전 실장) 일종의 '굿 캅과 배드 캅' 같은 역할 분담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 등을 통해 김 위원장에 대한 호의적이고 긍정적인 말을 많이 했죠. 합의에 도달하기 위한 어렵고 세부적인 사안들을 다루는 건 폼페오 장관과 볼튼 보좌관의 몫이고요. 그런 사안들은 북한이 논의하기 꺼렸던 것들이죠. 그들이 폼페오 장관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건 전혀 놀랍지 않습니다. 또 북한이 자신들의 정권을 수년 동안 비판했던 볼튼 보좌관을 좋아하지 않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지난 싱가포르 회담 때 김 위원장이 볼튼 보좌관과의 대화에 관심을 보이고 악수도 하지 않았습니까? 매우 흥미로운 장면이었습니다.

기자) 미국이 북한에 연락사무소를 개소한다면, 대표의 직급은 어느 정도일까요?

플레이츠 전 실장) 연락사무소는 일종의 대사관 역할을 할 것이며, 이건 매우 중요한 진전입니다. 또 북한도 워싱턴에 사무소를 개소한다면 북한 정부로선 외교적인 성취가 될 것입니다. 때문에 이를 위해서는 북한이 매우 중요한 것을 우리에게 제공해야 합니다. 연락사무소 대표는 대사는 아니겠지만, 상당히 고위급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내년 11월에 미국 대통령 선거가 있는데요, 그 때까지 "북한에서 핵무기가 사라지고 제재가 해제되며, 대사관에 깃발 게양과 함께 평화조약이 체결되는 것"이 가능할까요?

플레이츠 전 실장기자) 비건 특별대표가 제시한 구상이 맞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그 단계에 이르기까지 해야 할 일이 많이 있고, 아직 우리는 근처에도 가지 못했습니다. 북한은 우리 예상보다 매우 느리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서 북한을 움직이게 하고, 일정을 수립하고 구체적인 실행 가능한 약속, 혹은 신고서 제출 논의 등이 이뤄져야 할 겁니다. 2020년이 되기 전에 이 지점까지 도달하려면, 우리는 움직여야 합니다. 

지금까지 프레드 플레이츠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비서실장으로부터 2차 미-북 정상회담에 대한 전망을 들어봤습니다. 박형주 기자의 인터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