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크라스노야르스크의 정유시설. (자료사진)
러시아 크라스노야르스크의 정유시설. (자료사진)

러시아가 지난해 12월, 대북 정제유 보고 의무가 생긴 이래 가장 많은 양의 정제유를 북한에 공급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북한에 공식 반입된 정제유 총량은 허용치의 80%에 달한 것으로 최종 집계됐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러시아가 지난해 12월 북한에 이례적으로 많은 정제유를 공급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는 14일, 러시아가 6천983t을 지난해 12월 대북 정제유 공급분으로 보고했다며, 이를 웹사이트에 게시했습니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가 지난 2017년 10월 각국의 대북 정제유 공급량을 접수한 이래 가장 많은 양입니다. 

러시아는 2017년 11월 첫 보고에서 212t의 정제유를 공급했다고 확인했으며, 12월과 이듬해 1월 공급분은 각각 589t과 368t이었습니다. 

이후 지난해 2월 1천882t을 보고한 뒤 계속해서 매월 1천t 이상의 정제유를 북한에 공급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이번처럼 7천t에 육박하는 양을 보고한 건 전례가 없는 일입니다. 

이전까지 가장 많은 양을 기록한 건 지난해 4월의 4천293t이었습니다. 

러시아와 함께 북한에 정제유 공급을 보고한 나라인 중국도 가장 많은 양을 공급했던 지난해 11월, 2천928t을 보고해 이번 러시아의 공급분에 절반에도 못 미쳤습니다.

러시아의 보고가 완료되면서 2018년 한 해 동안 북한에 반입된 정제유는 4만8천441t으로 최종 집계됐습니다.

공급량은 러시아가 2만9천241t으로 1만9천200t의 중국과 비교해 약 1만t 많았습니다. 

유엔 안보리는 2017년 채택한 결의 2397호를 통해 1년 동안 북한에 공급할 수 있는 정제유 상한선을 50만 배럴로 정했습니다. 

국제유가 전문 웹사이트 등을 토대로 볼 때 50만 배럴은 6만~6만5천t 사이일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를 토대로 볼 때 지난해 북한에 공급된 정제유 4만8천441t은 허용치의 74~80%로 추산됐습니다. 

결과적으론 유엔 안보리가 정한 연간 상한선을 넘기지 않은 겁니다. 

그러나 이는 공식 보고된 정제유만을 근거로 했기 때문에 실제 북한에 반입된 양은 훨씬 더 많다는 게 미국 정부의 판단입니다. 

실제로 지난 1년 동안 북한이 공해상에서 제 3국 선박으로부터 유류를 전달받는 모습이 수 차례 포착됐지만, 이런 방식으로 확보한 유류는 이번 공식 집계에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최근 ‘로이터’ 통신은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 보고서를 입수해 ‘북한이 최소 570만 달러에 달하는 57만6천 배럴 이상의 석유 제품을 한 차례 환적했다는 증거를 갖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보도 내용이 사실일 경우 북한에 반입된 정제유는 최소한 허용치의 2배를 웃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마이크 폼페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해 9월 유엔 안보리에서 주재한 회의에서 이 같은 문제를 제기했었습니다.

[녹취: 폼페오 장관] “The United States has assessed and we can say in no uncertain terms that the cap of 500,000 barrels has been breached this year. We continue to see illegal imports of additional refined petroleum using ship to ship transfers, which have clearly prohibited under the UN resolutions.

북한에 허용된 (정제유) 상한선 50만 배럴을 확실히 넘긴 것으로 판단되며, 안보리 결의가 명확하게 금지한 불법 정제유 수입도 선박 간 환적을 통해 이뤄지고 있는 사실을 계속 목격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니키 헤일리 전 유엔주재 미국대사도 같은 달 안보리에서 열린 대북제재 관련 회의에서 지난해 1월부터 8월 사이 북한이 선박간 환적 방식으로 80만 배럴의 정제유를 확보했을 것으로 추정한다며, 이는 상한선의 160%에 해당한다고 지적했었습니다. 

유엔 회원국들이 보고 의무를 철저히 지켰는지 여부도 주목할 부분입니다. 

일부 언론들은 한국 정부가 지난해 각종 남북 협력 사업 등에 사용할 정제유 340t을 북한에 반입했다고 보도했지만, 안보리에 정제유 공급량을 보고한 나라는 러시아와 중국 단 2개 나라뿐입니다. 

안보리에 보고된 정제유 반입량이 실제 북한에 유입된 정제유 전체를 다 반영하고 있지 않는다는 사실을 엿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