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조선의무역' 웹사이트에서 판매하는 휴대용 DVD 액정 TV.
북한 '조선의무역' 웹사이트에서 판매하는 휴대용 DVD 액정 TV.

북한이 자체 대외 무역 웹사이트에 소개한 수출 품목 상당수가 국제사회 제재 대상으로 나타났습니다. 제재의 여파로 북한의 외화 수입이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관측됩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지난해 개설한 ‘조선의 무역’ 웹사이트엔 204개에 달하는 제품이 수출 가능 품목으로 소개돼 있습니다. 

북한의 ‘하나전자무역회사’가 만든 휴대용 액정 TV, ‘조선묘향 천호합작회사’의 보습액, 천연미안제, 인삼 치약, ‘조선악기총회사’의 가야금 등 종류도 다양합니다. 

그런데 이들 품목의 약 38%에 해당하는 79개 제품이 당장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의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 중에서도 지난 2017년 12월 유엔 안보리 결의 2397호에 의해 금지된 기계류와 전자제품류가 대표적입니다. 

여기에는 ‘하나전자무역회사’의 액정 TV 뿐 아니라 다수의 DVD 관련 제품들, ‘전자기술제품연구소’의 전압주파수안정기, ‘인버터식 직류용접기’ 등 30여개 제품들이 포함됩니다. 

그 밖에 ‘모양산 합영회사’가 만든 남성 양복과 ‘김정숙평양제사공장’의 이불 제품들은 2017년 9월 채택된 결의 2375호의 섬유 수출 금지 조항에 위배됩니다. 

또 ‘운하대성 무역회사’의 ‘팥단묵’, ‘흰쌀강정’을 비롯한 과자제품과 조미료 등도 식품류의 수출을 금지한 2397호의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당장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가 해제돼야만 북한이 수출용으로 내세운 품목의 절반 가량이 국경 밖을 벗어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여기에 미국의 독자 제재까지 더해진다면 이들 물품의 거래는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습니다. 

미국 정부는 자국민과 미국에 거주하는 영주권자 혹은 미국에 주소지를 둔 사업체 등이 북한과 거래를 할 때 미리 허가를 받도록 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이들 제품을 수입하기 위해선 미 재무부와 상무부 등으로부터 예외 인정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유엔 제재 대상이 아닌 나머지 약 60%에 해당하는 물품들도 최소한 미국과 연관된 나라들로의 수출이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또 ‘조선의 무역’ 웹사이트에는 수출품 홍보뿐 아니라 각종 투자사업도 안내하고 있는데, 이 역시 합작사업과 투자 등을 금지한 안보리 결의에 따라 허용되지 않고 있습니다. 

안보리는 지난 2017년 북한과의 합작사업을 금지했으며, 기존에 진행하던 사업들도 중단하도록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북한은 최근 2년 사이 본격화된 국제사회 제재로 인해 수출은 물론 대외 투자마저 쉽지 않은 것으로 관측됩니다. 

따라서 북한의 외화 수입 역시 크게 줄어들었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앞서 VOA는 지난해 북한의 대중국 수출액이 2억1천만 달러를 기록해 2017년의 16억5천만 달러와 2016년 26억3천만 달러와 비교해 큰 폭으로 감소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북한 무역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에서 불과 1~2년 사이에 수출액, 즉 외화 수입이 연간 14억~24억 가량 줄어든 겁니다. 

이와 더불어 중국을 제외한 필리핀과 인도, 태국, 말레이시아 등 다른 나라들로의 수출액도 지난 한 해에만 전년도 대비 2억 달러 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북한 경제전문가인 윌리엄 브라운 미 조지타운대 교수는 제재로 인해 북한이 매우 큰 문제에 봉착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브라운 교수] “To me the sanctions problem is...”

이미 공개된 무역 자료의 절반 정도만 정확하다고 하더라도 시간이 지날수록 북한의 외화 보유고는 바닥날 수 밖에 없다는 설명입니다.

브라운 교수는 아직까진 수출이 급감하고, 수입은 약 30%만 감소한 상황이지만 올해부턴 외화 부족으로 수입량도 크게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따라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제재를 해제해야 한다는 압박을 크게 받을 것이라고 브라운 교수는 내다봤습니다. 

실제로 한국 국회입법조사처는 최근 발행한 ‘북한 경제의 현황과 2019년 전망’ 보고서에서 “대북제재의 영향이 수입량의 급감으로 나타나 시장가격에 대한 압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습니다. 

보고서는 또 북한의 주요 수입원인 수출액이 급감한 사실도 담겼습니다. 

브라운 교수는 이처럼 북한의 외화 수입이 크게 줄어들었다는 정황이 나오고 있지만, 북한은 여전히 필요 물품을 수입을 하는 등 필요한 외화를 충당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해외 노동자들이 벌어들이는 현금을 통해 부족한 외화 보유고를 채우고 있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그러나 안보리 결의 2397호는 올해 말까지 북한의 모든 해외 노동자들이 귀국을 하도록 명시했다면서, 중국과 러시아 등이 이를 얼마나 잘 이행할 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