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1월 베이징을 방문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위해 인민대회당에서 환영행사를 열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0일 베이징을 방문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위해 인민대회당에서 환영행사를 열었다.

중국과 북한이 2차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전보다 훨씬 친밀한 관계를 과시하고 있습니다. 최근 김정은의 4차 방중이 이뤄진 데 이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례적으로 북한 예술단 공연을 관람했는데요. 미국의 중국전문가들은 미-북 회담에 나서는 김정은 위원장에게 힘을 실어줌으로써 존재감을 부각시키고 역내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중국의 포석으로 풀이했습니다. 북한으로서도 ‘단계적 비핵화’를 밀고 나갈 든든한 우군을 확보한 셈이라는 진단도 나왔습니다. 안소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지난 27일, 중국 베이징에서 북한 친선예술단 공연이 열렸습니다. 2015년, 공연 내용을 수정해 달라는 중국 요구에 반발한 북한 예술단이 돌연 귀국하면서 무산된 지 4년 만입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부부는 예술단 단장으로 온 리수용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과 면담한 데 이어, 예술단 공연을 함께 관람했습니다.

4차 북·중 정상회담 20여일 만에, 양국이 예술 공연을 통해 밀착 관계를 더욱 과시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중국 전문가인 오리아나 마스트로 조지타운대 교수는 시 주석은 상당히 전략적이라면서, 김 위원장을 포섭해 미-북 협상에서 그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려는 것이지 두 사람의 관계가 실제로 훈훈해진 것은 아니라고 진단했습니다. 

[녹취: 마스트로 교수] “I don’t think there’s a personal warming, Xi Jin Ping is very strategic, and he wants to have a close hold on Kim and what Kim does in his negotiations with US.”

이어 중국의 주된 목적은 미군 감축으로, 조만간 열릴 2차 미·북 정상회담에서 북한이 ‘평화 협정’ 체결을 요구하길 원할 것이라며, 중국은 이번 회담을 자국 안보 강화의 기회로 삼으려 한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시 주석은 미국에도 ‘자국 승인’이 없는 한 역내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녹취: 마스트로 교수] “Xi also is basically signaling to the US that US can’t really get anything done in the region unless they have China’s approval.”

동북아 전문가인 고든 창 변호사는 중국은 늘 북한 뒤에 버티고 있다는 신호를 보내왔다면서, 특히 2차 미·북 정상회담 직전 북한과 친밀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비핵화 노력을 약화하기 위한 양국 간 결탁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창 변호사] “Beijing always does this, in terms of trying to show that it stands behind the North Korea. Especially, at this particular time, on the eve of the second Trump and Kim summit, this is a real indication that the North Koreans and Chinese are working hand in glove to undermine disarmament efforts.”

하지만 북·중 간 밀착이 단순히 ‘보여주기용’이 아니라는 관측도 나왔습니다. 

데니스 와일더 전 백악관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은 시진핑 주석의 4월 방북설 등을 예로 들면서, 일련의 움직임을 볼 때 북-중 관계가 실제로 가까워 있고 이제는 ‘정상화’됐다고 말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와일더 전 보좌관] “The fact that Xi has accepted the invitation to visit to North Korea in April, and then these kinds of events all point to the real warming of the relations between North Korea and China, so I think at this point, we would have to say that the relationship has been normalized.”

특히 최근 베이징에서 중국 관리들을 만났다며, 그들은 김정은을 아버지나 할아버지와 다른 지도자이자 함께 일할 수 있는 현대적인 지도자로 여긴다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와일더 전 보좌관] “I was recently in Beijing and they continued to tell that they believe he is a different leader from his father and grandfather that they believe that he is a modern leader and someone they can work with. ”

아울러 중국은 김 위원장이 군사력 개발보다 경제 발전에 주안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고 그를 계속 그 방향으로 유도하려 한다고 말했습니다. 

와일더 전 보좌관은 또 중국은 김정은에게 북한 주민의 삶을 개선할 계획과 확신을 더 줄수록 비핵화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다만, 두 나라의 밀착이 북 핵 협상에 도움을 줬다는 증거를 보지는 못했다면서 중국이 2017년도 초반 수준의 대북 압박을 이어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와일더 전 보좌관] “I think they believe that the more they engage him in a plan to create a better life for his people and feels more confident that the better chances there are for denuclearization.”

앞서 와일더 전 보좌관은 김정은의 4차 방중 이후 가진 VOA와의 인터뷰에서도 중국 언론들의 보도 내용만 봐도 중국이 북한에 대해 이번처럼 긍정적으로 평가한 걸 본 적이 없다며, 북한에 대한 중국의 태도가 많이 변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한층 가까워진 북·중 관계가 향후 미·북 협상에 반드시 긍정적으로 작용하진 않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중국은 한반도 긴장과 미국의 대북 군사 공격 논의가 재개되는데 극도로 거부감을 갖는다며, 이 때문에 실질적 비핵화 조치가 없는데도 많은 진전이 있다고 주장하며 유엔과 미국의 일부 대북 제재 완화를 촉구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클링너 연구원] “They’ve been advocating for reduction of UN and US sanctions. They’ve been advocating that the North Korea has taken significant steps whereas Washington doesn’t think Pyongyang hasn’t done so yet.”

와일더 전 보좌관은 북한에게 중국과의 관계 복원은 미·북 협상에서 ‘단계적 비핵화’ 요구를 강화할 지렛대를 얻게 된 셈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중국은 ‘단계적 접근’을 올바른 비핵화의 길로 간주하고 북한이 협상에 나섰다는 이유만으로도 북한에 경제적 지원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한편 마스트로 교수는 미국이 자국 안보를 강화하기 위해 한반도 문제 등 역내 현안을 중국에 의존하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는 견해를 밝혔습니다. 

[녹취: 마스트로 교수] “US having to rely on China to promote on national security interest is not a good thing. It makes Chinese more influential in the region, and US sort of less influential, so we have to sort of think about how is that the US can accomplish our goal in in Asia without having to always turn to China that can help us out.”

이는 역내 중국의 영향력을 높이고 미국의 영향력은 약화시키는 결과로 이어진다며, 중국의 도움 없이 아시아에서 미국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