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의  연방 의사당 건물.
미국 워싱턴의 연방 의사당 건물.

공화당과 민주당이 각각 상원과 하원에서 다수당 지위를 차지하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 추진 과정에서 어떤 변수가 될지 주목됩니다. 양당은 미-북 정상외교, 협상 방식과 속도 등에 대해 서로 다른 제안을 내놓고 있지만 대화 원칙과 제재의 필요성에 대해선 초당적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이조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민주,공화 양당 간 이견은 ‘트럼프식 미-북 정상외교’에 대한 평가에서 가장 확연히 드러납니다. 

올해부터 신임 상원 외교위원장을 맡은 제임스 리시 공화당 상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김정은 위원장의 1차 미-북 정상회담 요청을 수락했을 당시 VOA에 “매우 긍정적인 발전”이라며 “관리들이 만나 문제를 해결하려던 방식은 과거 모두 실패했다. 그런데 이번엔 시작 자체가 다르다. 두 정상이 직접 만나기 때문”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녹취:리시 의원] “First of all, we think this is a very positive development…”

실무급 회담을 거치지 않고 열리는 미-북 정상회담에 대한 일각의 비판을 일축한 겁니다.

반면 상원 외교위 민주당 간사인 밥 메넨데즈 의원은 1차 정상회담 당시부터 줄곧 사전 준비 없이 열리는 ‘지도자 간 만남’에 반대 입장을 표명해왔습니다. 

메넨데즈 의원은 최근 2차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과 관련해서도 VOA에, “지난번 회담처럼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주변 인사들이 많은 사전 준비를 하지 않는다면 결국 이번 회담도 아무 결과를 얻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민주,공화 양당 모두 외교적 해법을 중시한다는 점에서 북한과의 대화를 지지하는 큰 틀의 기조에는 변화가 없어 보이지만, 협상 방법과 속도 등을 놓고 하원을 장악한 민주당의 견제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입니다.

지난해까지 하원 외교위 민주당 간사로 활동하다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한 올해부터 외교위원장을 맡은 엥겔 위원장은 최근 성명과 언론 인터뷰를 통해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 등 행정부 고위관리들을 외교위 청문회에 출석시켜 “북한과 관련해 진전이 부족한 데 대한 설명”을 듣고자 한다는 방침을 여러 차례 밝혔습니다.

가장 먼저 시험대에 오르게 될 사안은 2차 미-북 정상회담입니다.

민주당은 2차 정상회담 개최를 반대하며 벌써부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벤 카딘 민주당 상원 외교위원은 “2차 정상회담에 앞서 비핵화에 어느 정도 진전이 있어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전혀 그렇지 않다”면서 “적어도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신고하고 비핵화 계획이 마련된 이후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녹취:카딘 의원] “We have to be able to get an accounting of the North Korean program and a game plan to denuclearize. We don’t have either of those.”

민주당의 크리스 머피 상원 외교위원도 2차 정상회담에 대한 자신의 기대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낮다”면서 “미국이 더는 후퇴하지 않고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회담 때처럼 미-한 연합군사훈련을 아무 대가 없이 거저 주는 일이 없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그저 현 상태를 유지할 수 있으면 다행이라는 겁니다.

공화당 의원들 사이에서는 의견이 다소 엇갈립니다. 

상원 외교위 동아태소위원장인 코리 가드너 공화당 의원은 2차 정상회담과 관련해 “단순히 약속을 반복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김정은이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해 실제로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 분명하게 보여주는 자리가 돼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녹취:가드너 의원] “As I said from the last one, if the complete, verifiable and irreversible denuclearization is not going to be the subject purpose of the meeting, then you shouldn't have it. If this is in any way an excuse to just delay by Kim Jong-un, then the president should walk away from…”

그러다 북한이 비핵화 정의에 미국의 핵 위협 제거까지 포함된다는 주장을 펼치자 “북한은 비핵화할 계획이 없다”면서 “무의미한 2차 정상회담을 취소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반면, 공화당 중진인 존 코닌 상원의원은 2차 정상회담에 대해 “(북한과) 대화를 하고 있고 김정은이 우리에게 미사일을 쏘지 않는 이상, 어느 정도 진전은 있는 것”이라며 “시도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녹취:코닌 의원] “As long as we are talking and he's not shooting us missiles, I think that reveals some progress. So I thinks it’s worth pursuing.

북한과 대화를 하고 있는 이상 이는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이 낮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2차 정상회담 개최와 같은 노력을 지지한다는 겁니다.

비핵화 협상 원칙과 제재 문제에 대한 의회 내 견해는 큰 틀에서 볼 때 초당적입니다.

북한이 모든 핵 프로그램을 신고하고 사찰을 허용하며, 구체적인 비핵화 계획을 마련해야 협상에 실질적인 진전이 있다고 말할 수 있다는 겁니다.

또 제재 완화는 북한이 비핵화에 ‘실질적인 조치’를 취한 이후에 이뤄질 수 있으며, 현재로서는 북한의 이런 조치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미국이 북한에 제재 완화와 같은 양보 조치를 취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데 당적을 막론하고 큰 이견이 없습니다.

오히려 대북제재를 더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양당 모두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가드너 의원과 함께 상원에서 대북제재 정책을 주도하고 있는 민주당의 크리스 밴 홀런 상원 은행위원은 최근 “비핵화에 진전은 없고 대북제재에 구멍이 많다”고 지적하며 협상 교착 상태가 더 길어질 경우 새 대북제재 법안을 적극 추진하겠다는 뜻을 나타냈었습니다.

[녹취:밴 홀런 의원] “All the information suggests that we are not making a lot of progress in that direction and that there's been a lot of leakage in the economic sanctions regime.”

최근 의회에서 압도적 찬성표를 얻고 통과해 발효된 ‘아시아안심법’은 미국의 대북 정책에 대해 “북한이 불법 활동에 더 이상 관여하지 않을 때까지 대북제재를 계속 부과하는 것”이라고 못 박았습니다.

다만, 한반도 외교,안보 정책에 큰 영향을 미치는 상원 외교,군사위를 이끌고 있는 리시 외교위원장과 제임스 인호프 군사위원장 모두 그 동안 북한 문제와 관련해 트럼프 행정부의 결정을 옹호하는 태도를 보여왔기 때문에, 협상 원칙과 제재 문제를 놓고 트럼프 대통령에 적극 이의를 제기할 것인지는 의문입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