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7주기를 맞아 평양시민들이 만수대언덕에서 김씨 일가 동상 앞에서 참배하고 있다.
Pyongyang residents bow before the statues of late North Korean leaders Kim Il Sung and Kim Jong Il during National Memorial Day on Mansu Hill in Pyongyang on Dec, 17, 2018.

미국 주요 언론들은 ‘비핵화’를 미국의 핵 위협 제거와 연계시킨 북한 조선중앙통신의 담화 내용을 비중 있게 보도했습니다. 비핵화를 미국과의 군축 협상으로 끌고 가려는 의도라는 해석과 비핵화에 대한 ‘장밋빛 설명’을 전했던 한국 정부의 처지가 곤란해졌다는 지적 등이 나왔습니다. 안소영 기자가 미 언론의 반응을 정리했습니다. 

“북한은 미국이 한반도 핵 위협을 제거하지 않는 한 핵 무기를 포기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미 언론들이 ‘한반도 비핵화’를 정의한 북한 조선중앙통신의 이 같은 담화를 일제히 주목했습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번 담화가 싱가포르 정상회담 이후, 미·북 간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면서, 다수 전문가들이 미국의 실질적 양보 없이 비핵화지 않겠다는 북한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했다고 소개했습니다. 

특히 한국의 북한 전문가들을 인용해 북한이 의미하는 ‘한반도 비핵화’란 한국에 대한 미국의 핵우산 제거라는 것이 극명하게 드러났다고 덧붙였습니다. 

CNN 방송은 한반도에 대한 미국의 핵 위협을 완전히 제거해야 한다는 담화 문구에 주목하며, 미 국방부로부터 한반도에는 핵 무기가 배치돼 있지 않다는 사실을 재확인했다고 강조했습니다. 

국방부 관리로부터 작전상 미국의 핵무기 배치 장소에 대해서는 듣지 못했지만, 1990년대 조지 H.W 부시 대통령 시절 전술 핵무기를 한국에서 철수했다는 답변을 받았다는 겁니다. 

이 방송은 그러면서 북한이 미국의 실무 협상 재개 요청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에도 2차 미·북 정상회담은 성사될 가능성이 있다며, 그 때 북한이 의미하는 ‘한반도 비핵화’에 대해 다시 한번 명확히 해야 한다고 보도했습니다. 

AP 통신은 이번 북한의 담화 내용은 북한 비핵화 가능성에 대한 일부 회의적 시각을 방증한 사례라고 소개했습니다. 

북한은 지난 수십 년 동안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개념으로 주한 미군 철수와 한국과 일본에 대한 미국의 핵 우산 제거를 주장해 왔는데, 이와 맞아 떨어졌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의도는 핵을 보유한 채, 미국과의 현재 외교 과정을 통해 군축 협상을 벌이려 하는 것이라는 한국의 북한 전문가들 분석을 실었습니다. 

타임지는 지난 6월 12일,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역사적 만남이 성사될 수 있었던 것은 문재인 한국 대통령의 로비(lobby)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전했습니다. 

올해 들어 김 위원장을 세 차례 만난 문 대통령은 미국에 북한이 비핵화 조건으로 주한미군 철수 등을 요구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달했지만, 북한의 공식 표명은 없었다고 소개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 전문가는 타임지에 북한 입장에 대해 ‘장밋빛 설명’에 나섰던 한국 정부와 미국, 북한의 3자 외교에 혼란이 빚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습니다. 

APF 통신은 이번 북한의 담화를 솔직한 입장을 밝힌 ‘직설적인 진술’(Blunt statement)로 규정하고 미·북 간 비핵화에 대한 이견이 여전히 크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내년 초 열릴 것으로 보이는 2차 정상회담에서 이 문제가 또다시 부각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또 다른 전문가는 이 통신에 조선중앙통신의 도발적 성명은 2차 정상회담을 앞둔 북한의 전형적인 위기 정책 전술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어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거듭 강조하며 미·북 대화의 동력을 이어가기 위해 노력하던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곤란한 위치에 놓이게 됐다고 덧붙였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