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미사일 기지라는 주장이 제기된 양강도 회정리. 차량 대피소(1번과 2번)에서 출발해 다리(3번)와 계곡(4번)을 한번씩 건너야만 새롭게 만들어진 다리와 터널(5번) 입구에 도달할 수 있다. (Digital Globe/Google Earth)
새로운 미사일 기지라는 주장이 제기된 양강도 회정리. 차량 대피소(1번과 2번)에서 출발해 다리(3번)와 계곡(4번)을 한번씩 건너야만 새롭게 만들어진 다리와 터널(5번) 입구에 도달할 수 있다. (Digital Globe/Google Earth)

미국의 위성전문가들은 북한 양강도 일대에서 발견된 시설들이 미사일과 연관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도, 최근 움직임이 둔화되고 지형의 특성상 풀리지 않는 의문점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아직 비핵화 협상이 진행 중인 만큼 이 같은 분석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의 제임스 마틴스 비확산센터가 6일 공개한 북한의 양강도 일대 미사일 기지 보고서에서 가장 주목되는 지역은 회정리입니다. 

보고서가 언급한 양강도 영저리 미사일 기지가 이미 알려진 곳이라는 점과 추가적으로 새로운 움직임이 관측되지 않은 반면, 회정리에서는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대형 터널을 파는 모습이 포착됐기 때문입니다. 

보고서를 작성한 데이비드 슈멀러 연구원은 6일 VOA와의 인터뷰에서 회정리가 북한의 ‘전략적 벨트’ 내 위치하고 있고, 다른 지역의 미사일 기지와 비슷해 북한이 미사일, 특히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관련된 새로운 시설을 짓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군사전문가이자 위성사진 분석가인 닉 한센 스탠포드대학 국제안보협력센터 객원연구원도 6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미사일 기지일 가능성에 좀 더 무게를 실었습니다. 

[녹취: 한센 연구원] “This thing has to do...”

터널 공사가 이뤄지는 지점이 위장막으로 가려진 2개의 대피소와 연결되는 만큼 미사일과 연관된 활동으로 보는 게 타당하다는 설명입니다. 

실제로 회정리에는 약 30m 길이의 대형 대피소 2개가 외길 한 복판에 만들어져 있습니다. 이는 이동식발사차량(TEL)을 숨기기에 충분한 크기인데, 길을 따라 약 1.2km 이동을 하면 터널 공사 현장으로 이어집니다. 
 
한센 연구원은 인근에 있는 기차역과 대피소가 한 번에 연결되는 도로 선상에 놓여 있다는 점도 이 일대를 미사일 기지로 추정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한센 연구원은 자체적으로 확보한 고화질 위성사진을 분석해 회정리는 물론 기존 기지가 위치한 약 11km 거리의 영저리에서도 특별한 움직임은 없는 상태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한센 연구원] “It’s completely snow covered...”

특히 지난 11월 중순께 촬영된 위성사진에는 일대가 눈에 덮여 있는 것으로 나타나 있는데, 터널로 이어지는 길목은 물론 주요 시설에서 바퀴자국조차 나 있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올해 중순까지 굴착 등 움직임이 있었지만, 현재는 멈춰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입니다. 

다만 한센 연구원은 이 지역을 미사일 기지로 해석한다면 당장 의문점이 생기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한센 연구원] “Because it’s not obvious...”

이동식발사차량을 숨기는 것을 목적으로 터널을 만들었다면, 전진해서 터널 안으로 들어간 발사차량이 되돌아 나올 수 있는 공간이 전혀 없다는 겁니다. 

결국 후진을 해서 밖으로 나올 수밖에 없는데, 이후에도 꽤 긴 길을 후진으로 나와야 하는 문제가 있다고 한센 연구원은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물론 안쪽을 깊게 파서 돌려 나올 수 있는 공간을 만들 수 있겠지만, 이는 일반적인 이동식발사차량 운영 방식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위성전문가는 일대에 헬리콥터 착륙장이 없다는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ICBM 발사를 목적으로 한 주요 군사시설이라면 지휘부의 접근이 쉬워야 하기 때문에 통상 주변에 헬리콥터 착륙장이 있어야 하는데, 이 시설은 그렇지 않다는 겁니다. 

또 다른 의문점은 터널 입구가 계곡 바로 앞에 위치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 때문에 터널 바로 앞에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도보 통행만이 가능한 작은 다리가 설치돼 있었고, 최근 들어선 차량 통행이 가능한 다리가 만들어졌습니다. 

따라서 이 다리만 무너지면 당장 터널 출입이 불가능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또 2개의 대피소 역시 계곡 반대쪽에 위치해 길이가 짧은 다리 2개를 건너야 하고, 또 한 번은 얕은 물이 흐르는 계곡을 직접 넘어야만 터널까지 갈 수 있습니다. 

이는 다리 2개 중 1개만 무너져도 대피소와 터널이 이어질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닉 한센 연구원도 이 같은 VOA의 해석에 동의하면서 “만약 핵 탄두를 보관한다고 가정하면 다리만 무너져도 이를 꺼낼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북한의 군사활동은 평범하지 않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조셉 디트라니 전 6자회담 미국측 차석대표는 이번 보고서에 대한 확대 해석을 경계했습니다.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는 6일 VOA에 “(지금은) 북한과의 협상과 비핵화 진전에 초점을 맞출 때”라며 “미국과 북한이 비핵화 과정에 대한 최종 합의와 로드맵에 이르기 전까진 이런 류의 보고서는 계속 나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합의에 따라 북한이 무기와 관련 시설들을 신고하고 나면 이런 문제에는 좀 더 명확성이 생기게 될 것이라면서, 그 땐 놀랄 일도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군사 전문가인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북한의 무기 개발이 지속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사실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베넷 연구원은 “김정은 위원장은 모든 핵 무기를 폐기하겠다고 말했지만, 오히려 해당 프로그램을 확장시키면서 정반대로 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의 여러 정보기관과 국제원자력기구(IAEA) 그리고 한국의 국정원은 북한이 더 많은 핵 무기를 만들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말했다”며 “일부는 북한이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확장시키면서 더 많은 미사일과 긴 사정거리의 미사일을 만들고 있다는 사실을 밝혔다”고 지적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