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린튼 유진벨 재단 회장이 지난 11월 서울에서 방북 결과 보고 기자회견을 했다.
스티븐 린튼 유진벨 재단 회장이 지난 11월 서울에서 방북 결과 보고 기자회견을 했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가 ‘유진벨 재단’에 허가한 인도주의 대북 반입 물품 목록을 공개했습니다. 총 277개 품목, 약 300만 달러 규모 물자에 대해 제재 면제를 받았는데, 각종 의약품과 더불어 구호요원들의 개인 식량까지 포함됐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대북제재위원회가 대북 의료지원 단체인 유진벨 재단의 인도주의 물품에 대한 북한 반입 요청을 승인하고, 목록을 공개했습니다. 

위원회를 이끌고 있는 유엔주재 네덜란드 대표부의 카렐 반 오스터롬 대사는 지난달 29일 유진벨 재단에 보내는 서한을 통해 위원회가 일부 품목에 대한 대북제재 유예 요청을 허가했다고 밝혔습니다. 

서한에 따르면 유진벨 재단은 올해 2월19일 북한에서의 인도주의 활동을 허가해 달라는 내용의 신청서를 위원회에 보냈습니다. 그러나 8월23일 ‘인도적 대북지원에 대한 가이드라인’에 맞춰 신청서를 다시 제출하라는 위원회의 요구에 따라, 9월17일 신청서를 추가로 송부해 이날 허가 통보를 받았습니다.

유진벨 재단은 다제내성 결핵 환자 치료에 집중해 온 단체입니다. 

따라서 이날 서한과 함께 첨부된 목록에는 ‘환자치료’와 ‘대표단 장비(delegation equipment)’, ‘환자 병동’ 등 3개 항목에 허가된 277개 품목이 공개됐습니다. 

목록에는 각 품목별 ‘HS 코드’와 수량과 함께 원산지 정보 등이 담겼습니다. 

모두 108개 품목이 포함된 ‘환자치료’ 분야 목록에는 결핵 치료제인 피라진아미드와 아미카신, 사이클로세린 등 여러 종의 약품 수만 개와 함께 심전도 기계와 산소발생기 등 의료용 기계가 이름을 올렸습니다. 

또 구호요원의 활동에 필요한 물품으로 추정되는 ‘대표단 장비’ 항목에는 의료용 마스크와 휴지, 손 소독제 등 60여개 품목이 담겼습니다. 

여기에 한국산 라면 제품인 ‘신라면’과 ‘삼양라면’, ‘너구리’, ‘짜파게티’ 등도 박스 단위로 확인되고, 일회용 커피 필터와 종이컵 등도 구호요원들이 사용할 물품 목록에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이들 품목에 대해서는 롯데마트, 이마트, 인터넷 상점인 G마켓 등 한국의 제품 구매처까지 명시했습니다. 

그밖에 구호요원들의 차량에 사용할 엔진오일 40병과 윤활유 10병, 전동드라이버도 '대표단 장비' 항목에 포함됐습니다.

아울러 ‘환자 병동’ 항목에는 난방기구와 각종 의료 장비 등 총 111개 품목이 확인됐습니다. 

또 창문과 문, 물탱크, 철제 기둥과 보일러, 펌프 등도 목록에 포함돼 유진벨 재단이 북한에 실제 병동 건립을 시도한다는 점을 추정해 볼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물품은 한국에서 조달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목록에 따르면 전체 품목 중 228개가 한국산이며, 중국이 11개, 독일과 인도 각각 8개와 6개 품목으로 그 뒤를 이었습니다. 

그 밖에 미국에서도 5개 품목이 조달되고, 스웨덴과 일본도 각각 4개 품목의 원산지로 나타났습니다. 

미국산 품목은 50mg짜리 피리독신 비타민과 종합 비타민제 각각 2천200병씩이 ‘환자 치료’ 항목에 이름을 올렸고, ‘대표단 장비’ 항목에서도 종합 비타민제 100병과 2천 병이 각각 ‘안내용 물품’과 ‘졸업용 선물’이라는 명목으로 허가를 받았습니다. 

이번에 공개된 목록에는 각 물품 당 가격을 비롯해 제조사, 제소사의 주소와 판매자 등이 빈칸으로 나타나 있습니다. 

그러나 VOA는 별도로 입수한 자료를 통해 각 품목별 금액 정보 등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에 따르면 이번에 허가된 물품의 총액은 309만3천374달러였습니다. 

구체적으로는 ‘환자치료’ 항목의 허가 총액이 269만2천585달러로 가장 많았고, 이어 ‘환자 병동’과 ‘대표단 장비’가 각각 38만5천756달러와 1만5천33달러 순이었습니다. 

허가 품목들의 금액은 미국 달러와 한국 원화가 함께 표기됐는데, 이중 한화로 1억원을 넘는 품목은 6개였습니다. 

이중 독일산 결핵 치료제인 델라마니드에 미화 53만8천50달러, 즉 한화 5억9천만원으로 가장 고가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델라마니드는 1병당 가격이 1천700달러인데, 총 317병에 대한 구매가 예정됐습니다. 

반면 가장 저렴한 물품은 구호요원들이 사용한다고 밝힌 한국 삼양사가 만든 설탕 1박스로 금액은 2달러18센트였습니다. 

대북제재위원회가 인도주의와 관련해 허가 물품을 공개한 건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앞서 위원회는 지난달 24일 유니세프가 요청한 34개 물품을 승인한다는 내용의 서한을 자체 웹사이트에 게시했었습니다. 

당시 유니세프에게 승인된 물품의 총액은245만2천598달러로 유진벨 재단보단 약 65만 달러 낮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