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월 북한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의 갱도를 폭파해 폐기했다.
북한이 지난 5월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폭파 현장을 외국 취재진에 공개했다.

지난해 9월 북한의 6차 핵실험 이후 풍계리 핵실험장 내부가 붕괴돼 이미 추가 실험이 어려운 상태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과 중국 지진학자들의 분석을 근거로 한 일본 언론의 해석이 주목을 끌었는데요. 미국 컬럼비아대학 라몬트-도허티 지구관측소의 김원영 박사는 VOA와의 전화인터뷰에서, 6차 핵실험 이후 풍계리 핵실험장과 인근 지역에 실제로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그리고 북한의 핵실험장 ‘폐기” 조치는 충분했는지를 다른 나라의 사례와 비교해 자세히 설명했습니다. 북한의 핵실험과 풍계리 핵실험장에 관한 다수의 논문을 발표한 김 박사는 지진파 분석을 통해 2006년 북한의 1차 핵실험이 고성능 폭탄 실험이 아닌 핵실험이라는 사실을 규명해 국제적 주목을 받았던 한국계 미국인 지진학자입니다. 백성원 기자가 인터뷰했습니다. 

라디오
[인터뷰: 지진학자 김원영 박사 인터뷰] "풍계리 인근 지진으로 지반 약화"

기자) 북한의 6차 핵실험, 그러니까 지금까진 마지막 핵실험이죠, 이 실험이 작년 9월에 있었고 당시 실험 직후에 뭔가 충격이 있었던 건가요? 언론에선 작은 ‘지진’으로 표현했습니다만. 직접 관측하셨죠?

미국 컬럼비아대학 라몬트-도허티 지구관측소의 김원영 박사.
미국 컬럼비아대학 라몬트-도허티 지구관측소의 김원영 박사.

​​김원영 박사) 그렇죠. 지진파로 관측했죠.

기자) 어떤 충격이 있었습니까? 

김원영 박사) 핵실험을 작년 9월3일 했는데 GMT (그리니치평균시)로 3시 30분 입니다. 핵실험이 크니까 그 이후에 큰 ‘공동’이 생겨요. 한 8분 30초 경과한 후에 지진파가 또 크게 발생했습니다. 그것을 분석해보니까 이건 핵실험도 아니고, 지진도 아니고, 핵실험에 의해 생긴 큰 공동이 붕괴되면서 지진파가 발생했다, 그리고 규모가 4.1까지 올라갔습니다. 

기자) 8분 뒤면 (핵실험) 직후라고 할 수 있는데, 핵실험하고 나면 그런 붕괴 현상이 일어나는 게 보통 아닌가요? 아니면 좀 이례적인 현상입니까? 

김원영 박사) 이례적인 현상이라고 볼 수 있죠. 왜냐하면 다른 경우에는 핵실험들이 좀 작으니까. 다른 나라들이 여태까지 지구상에서 2천번 남짓 핵실험을 했는데요. 작년 9월3일 북한의 핵실험은 그 중에서도 굉장히 큰 것 중의 하나입니다. 그래서 공동이 크게 생겼고 그게 못 견디다가 8분쯤 지나 무너져 내리는데 (핵실험 규모가) 작은 경우에는 무너져 내린다 해도 관측이 잘 안 됩니다. 

기자) 그런데 박사님 연구팀 관측으로는 핵실험 8분 뒤에 일어난 붕괴 말고, 그 뒤로도 지진이 무수히 일어났다는 거죠? 

김원영 박사) 그렇죠. 핵실험하고 나서 20일 후에, 9월 23일에 규모가 3.5 정도되는 지진이 발생합니다. 이건 우리 연구소뿐 아니라 미국 지질조사국(USGS)나 중국에서도 관측해 발표를 했죠. 

기자) 그 지진은 딱 풍계리 핵실험장은 아닌 건가요? 그 인근으로 봐야 되나요?

김원영 박사) 그 당시에는 바로 같은 장소라고 봤습니다. 그래서 무척 흥미가 있어서 분석해보니까, 한 수개월 걸렸죠. 2~3개월 뒤에 관측된 것을 분석해보니까 그 핵실험장은 아니고 거기서 5km 정도 북쪽으로 떨어진 만탑산 인근이에요. 그리고 깊이가 한 4~5km 됩니다. 

기자) 보통 어떤 관측소를 통해 얻은 데이터를 통해 그런 관측을 합니까? 

김원영 박사) 거기서 가장 가까운 지진관측소가, 우리가 보통 쓸 수 있는 데이터가, 흑룡강성의 무단장(목단강)이라는 관측소가 있어요. 거기가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370km 가 됩니다. 또 남한에 가서는 속초, 간성, 철원, 이런 휴전소 부근에 있는 지진관측소들이 있거든요. 거기 데이터들을 우리가 쓸 수 있는데, 거기도 4~500km정도 떨어져 있어서 규모가 작은 지진들은 관측이 힘들죠. 

기자) 그러면 풍계리 현장에서 좀 가까운 곳에 있는 관측소에서 보면 지진 횟수나 강도를 더 자세히 볼 수 있겠군요. 

김원영 박사) 그렇죠. 횟수가 많아지죠. 규모가 작은 지진들이. 북한과의 국경 인근인 길림성에 관측소들이 몇 개 있어요. 거기선 규모가 한 1.5정도 돼도 관측이 됩니다. 

기자) 그럼 그 쪽에선 (풍계리 핵실험장 인근에서) 지진이 한 몇 번 정도 난 것으로 관측이 되나요? 

김원영 박사) 그 쪽에서 80개 내지 100개 정도. 

기자) 상당히 차이가 나네요. 

김원영 박사) 그리고 규모에 따라서, 규모가 3이상 되는 게 몇 개, 규모가 2.5이상 되는 게 몇 개다 하는데, 이 경우 규모가 3이상 되는 건 숫자가 틀릴 수 없어요. 다른 데서도 관측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기자) 자 중요한 건 앞서 말씀하신 8분 뒤의 붕괴 현상이나, 아니면 그 뒤로 일어난, 그게 스무 번이 됐든 아니면 여든 번이 넘든, 그런 지진 때문에 핵실험장이 어떻게 됐느냐 라는 건데요. 일본 언론의 최근 지적은 지진 때문에 풍계리 핵실험장이 이미 사용할 수 없는 상태가 된 것이다, 곧 핵실험 뒤 8개월 뒤에 북한이 핵실험장을 폭파한 것은 이미 못 쓰는 시설을 마치 공식 폐기하는 척 한 거 아니냐, 이런 의문이 나왔거든요. 그럴 수 있습니까? 

김원영 박사) 그런 의문을 받는 건 당연합니다. 파괴를 할 때 의도가 확실하다면 전문가들을 동반해서 확실히 폐기된 걸 발표해야 되는데 전문가들을 초청하지 않고 뉴스 미디어만 들어갔습니다. 따라서 첫째는 검증이 안 됐으니까 자세히 모르는 것이고. 둘째로는 위성 사진으로 보면 만탑산 정상 부분이 많이 약화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거기 갱도가 4개가 알려져 있는데, 1번 갱도는 2006년도 핵실험을 한 곳입니다. 그리고 2번 갱도가 주 갱도인데 거기서 2차, 3차, 4차, 5차, 6차까지 다 했는데, 그걸 북쪽 갱도라고 부르고요. 그건 못쓰게 됐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cavity collapse (공동 붕괴)가 됐고 내부가 방사성동위원소에 오염됐을 수 있다고 보는 것이죠. 3번, 4번 갱도는 아직 쓰질 않았기 때문에 거긴 아마, 북한이 핵실험을 더 한다면 거기서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기자) 북한이 지난 5월달에 외신기자들 불러서 풍계리 핵실험장 폭파했을 때도 주의 깊게 관측하신 걸로 알고 있는데요. 정말 핵실험장을 폐기할 만큼의 폭파 강도였습니까? 감지하신 게 좀 있나요? 

김원영 박사) 핵실험장 입구 뿐 아니라 내부까지 다 망가뜨려서 못쓰게 만들었다면 폭약을 많이 써야 됩니다. 1t, 1천kg 정도되는 폭약을 쓰면 목단장 관측소나 남한에 있는 관측소에서 지진파가 다 관측돼요. 그런데 풍계리의 경우에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걸로 봐서는 (폭약을) 한 몇 십 kg정도 쓰지 않았나, 이렇게 봅니다. 그렇게 되면 구조물이나 갱도가 완전히 파괴됐을 것으로 보여지진 않죠. 

기자) 파장이 감지되지도 않을 정도의 소규모 폭파였다, 그러면 내부까지 근본적으로 폐기한 게 아니라 표면적으로 그냥 덮었을 수도 있다, 이런 의심도 하고 계신 건가요?

김원영 박사) 그렇죠. 밖에서만 흙먼지가 날리고 건물들만 다 부수고 하는 것은 마치 영화에 나오는 쇼처럼 보여졌는데 실제로 내부 구조가 다 파괴되진 않은 것 같다고 보여집니다. 

기자) 다른 나라 핵시설 폭파 현장도 참관하신 적 있으시죠. 

김원영 박사) 가까이서 보진 못했지만 멀리선 봤습니다. 구소련의 카자흐스탄이었는데, 아직까지 핵실험장을 파괴한 나라는 없으니까 카자흐스탄이 거의 유일하다고 봅니다. 중국의 로프누르 (Lop Nur) 핵실험장도 아직 계속 있고 미국의 네바다 핵실험장도 계속 있고. 그런데 카자흐스탄은 1990년대에 한 10 년에 걸쳐 다 파괴했죠.

기자) 그 때 관측하신 것과 풍계리 때와는 다릅니까? 어떤 차이점을 보셨습니까? 

김원영 박사) 그 때는 10년에 걸쳐 서서히 준비해서 하나하나 안에 폭약을 집어넣고 터뜨리고 하니까 시간이 많이 걸리고 또 전문가들이 다 가서 보고 다 기록을 했습니다. 저희가 참여해서 한 것은 거기에 어느 정도의 폭약을 집어 넣어서 관측도 해보자 했던 건데 그 경우에는 100t, 100t이라고 하면 굉장히 큰 양인데, 그 정도를 넣고 많이 터뜨렸거든요. 

기자) 그러니까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때와는 폭발 강도도 완전히 달랐다는 말씀이군요. 

김원영 박사) 북한에서 한 것들은 규모가 작죠. 풍계리 핵실험장 파괴 현장은 거의 지진파가 발생하지 않을 정도로 약했다고 보는 거죠. 

미국 컬럼비아대학 라몬트-도허티 지구관측소의 김원영 박사로부터 북한의 6차 핵실험 이후 풍계리 핵실험장에 생긴 변화와 북한의 핵실험장 ‘폐기’ 조치에 대한 분석을 들어봤습니다. 인터뷰에 백성원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