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평안북도 영변군 고성리 인근의 군사 훈련장에 건설한 8각형 모양의 대형 건축물(왼쪽. CNES/에어버스 제공 '구글어스')과 한국 육해공 3군 본부가 위치한 충청남도 계룡시 계룡대(오른쪽. 디지털글로브/SK텔레콤 제공 '구글어스') 위성사진 비교. 북한은 최근 8각...
북한이 평안북도 영변군 고성리 인근의 군사 훈련장에 건설한 8각형 모양의 대형 건축물(왼쪽. CNES/에어버스 제공 '구글어스')과 한국 육해공 3군 본부가 위치한 충청남도 계룡시 계룡대(오른쪽. 디지털글로브/SK텔레콤 제공 '구글어스') 위성사진 비교. 북한은 최근 8각...

평안북도의 한 군사훈련장에 정체불명의 대형 건축물이 들어선 가운데, 이 건물이 한국 육해공군의 '계룡대' 본청 건물과 비슷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몇 년 전 북한은 청와대 모형을 만든 뒤 포격 훈련을 진행했는데, 이번에도 같은 의도로 만든 것인지 주목됩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의 위성전문가들은 북한 군사 훈련장에 들어선 팔각형 건축물과 한국 육해공군의 계룡대 통합본부 본청 건물 사이에 공통점이 많이 발견된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이 대형 건축물은 평안북도 영변군의 한 군사 훈련장에 들어선 것으로 VOA는 여러 장의 위성사진들을 검토해 이 건물이 5월부터 포착돼 현재의 모습을 갖췄다고 12일 보도한 바 있습니다. 

VOA의 의뢰에 따라 12일과 13일 이틀에 걸쳐 해당 사진들을 분석한 전문가들은 이 건축물이 계룡대 통합본부 본청 건물과 전체적인 건물 형태와 외형, 주변 도로 등이 비슷하다는 감식 결과를 내놨습니다. 

북한 군사 훈련장에 들어선 건축물은 팔각형 안쪽 대형 중심부로 네 개의 구조물이 이어진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상공에서 4개의 대형 공간을 볼 수 있습니다.

계룡대 역시 같은 형태로 만들어져 있는데, 여기에 외벽의 색깔과 층층이 길게 늘어선 형태로 만들어진 창문들도 비슷한 모습입니다.

또 계룡대 본청은 가장 꼭대기 층에 돌출된 형태로 팔각형 형태의 건물이 얹혀진 모습을 하고 있고, 북한이 만든 건축물도 동일한 형태로 구성돼 있습니다.

건물 주변에 만들어진 도로의 모양도 눈 여겨봐야 할 대목입니다. 

계룡대 본청은 큰 팔각형 도로가 둘러싸고 있고, 건물 바로 앞에는 긴 육각형 형태의 도로와 그 중심부를 가로지르는 도로들이 이어진 다소 독특한 모습으로 이어져 있습니다.

그런데 북한의 건축물도 아직 완성되진 않았지만, 동일한 형태의 대형 팔각형 도로에 둘러 쌓여 있는 것은 물론 육각형 형태의 도로도 건물 앞쪽에 만들어져 있습니다.

다만 실제 계룡대 본청은 폭이 150m인데 반해 북한 군사훈련장의 건축물은 약 42m로 전체 크기가 3배가량 차이가 납니다. 

만약 북한이 계룡대를 본 뜬 건물을 만든 것이라면 약 3분의 1 크기의 축소판이라는 가정을 해볼 수 있습니다.

위성분석 전문가인 닉 한센 스탠포드대학 국제협력센터 객원연구원은 13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의 건축물이 계룡대 본청 건물의 ‘모형’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한센 연구원] “Everything is very similar...”

건물 외벽을 비롯해 양쪽으로 만들어진 도로 등 모든 게 매우 비슷해 의심의 여지가 없다는 겁니다.

한센 연구원은 과거 위성사진을 토대로 자체 분석한 결과 북한의 건축물은 지난해 말부터 기초 작업 등이 이뤄져, 올해 4~5월 올라가기 시작해 최근까지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제프리 루이스 제임스 마틴스 비확산센터 동아시아 담당 국장도 "북한의 건물이 실제보다 훨씬 작지만, 이 장소가 군 훈련장인 점으로 미뤄볼 때 (계룡대 본청 모형이라는 건) 가장 단순하게 내릴 수 있는 해석"이라고 말했습니다.

위성분석가인 데이빗 슈멀러 비확산센터 연구원은 "한국의 계룡대 본청 건물 자체가 매우 특이하다"고 전제했습니다.

[녹취: 슈멀러 연구원] "First of all, the building in South Korea is very unique..."

그러면서 북한의 건축물이 크기는 조금 작지만 완전히 똑같다며, 도로의 구성 형태와 숫자도 동일하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모형의 크기가 작은 건 청와대 모형을 만들었을 때 이미 관측된 사실이라면서, 훈련용 건물을 실제보다 작게 만드는 건 흔히 볼 수 있는 일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북한이 평양 외곽 사동구역 대원리에 세운 청와대 모형건물의 위성사진. 지난 2016년 10월 촬영 사진(왼쪽. 디지털글로브 제공 '구글어스')에는 멀쩡한 모습이지만, 6개월 후인 2017년 4월 사진(CNES/에어버스 제공 '구글어스 )에는 포격으로 무너진 상태다.
북한이 평양 외곽 사동구역 대원리에 세운 청와대 모형건물의 위성사진. 지난 2016년 10월 촬영 사진(왼쪽. 디지털글로브 제공 '구글어스')에는 멀쩡한 모습이지만, 6개월 후인 2017년 4월 사진(CNES/에어버스 제공 '구글어스 )에는 포격으로 무너진 상태다.

​​​실제로 북한은 지난 2016년 평양 남쪽 지역의 한 포격 훈련장에 청와대 모형을 만든 뒤, 군사 훈련을 진행해 무너뜨린 바 있습니다.

계룡대 모형이 발견된 곳 역시 모형 탱크와 전투기들이 발견되는 등 군사 훈련이 진행된 흔적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특히 모형 건물에서 불과 350m 떨어진 곳에는 지름 45m 크기의 대형 표적도 만들어져 있습니다.

군사전문가인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군대가 모형 건물을 지어놓고 훈련을 진행하는 건 전혀 이상할 게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베넷 연구원] "This is not at all unusual..."

이를 통해 표적에 접근하는 방식과 방어 병력의 위치를 가늠할 수 있다는 겁니다.

다만 남북이 대화를 하는 시점에 해당 모형건물이 등장한 사실을 지적하며, 김정은 위원장이 보인 평화적 의도에 역행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미국과 한국의 군사적 활동에 자주 반발해 왔다는 사실을 상기시켰습니다.

[녹취: 베넷 연구원] "He is complaining about..."

북한이 최근 미-한 해병대 연합훈련에 불만을 표출했지만, 정작 내부에서는 한국 3군이 사용하는 본청의 모형을 (표적으로) 만든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같은 행동은 '판문점선언'과 '평양선언'에 반하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