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위성업체 '디지털 글로브'가 촬영한 '삭간몰' 미사일 기지 모습. 사진제공=디지털 글로브/CSIS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민간 위성업체 '디지털 글로브'가 지난 3월 촬영한 '삭간몰' 미사일 기지를 사진을 근거로 삭간몰 기지는 일부 시설 재정비가 진행되는 등 현재까지 운영 중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북한의 비핵화 협상이 답보 상태에 있는 가운데 나온 미 연구소의 보고서가 큰 파장을 빚고 있습니다.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에 대한 회의론이 다시 제기되고 있지만, 사실관계를 과장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습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윤국한 기자와 함께 합니다.

진행자)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이번 보고서는 발표 시점 때문에 더욱 관심을 끌고 있는 것 같은데요?

기자) 맞습니다. 지난 8일로 예정됐던 미국과의 고위급 회담이 북한 측 요청으로 취소되면서, 워싱턴에서는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대한 의구심이 다시 높아가고 있습니다. 북한과의 협상 무용론도 제기되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2차 정상회담이 열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마저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마당에 북한의 대량살상무기에 관한 보고서에 관심이 가는 건 어쩌면 당연합니다.

진행자) 보고서의 핵심 내용은 북한이 `신고하지 않은’ 미사일 기지들을 운용하고 있다는 것이지요?

기자) 네. 북한의 미사일 기지를 전술과 작전, 전략 벨트 등 3개 구역으로 분류하고, 이 중 비무장지대에서 가장 가까운 전술 벨트에 있는 황해북도 `삭간몰’ 기지에 특히 주목하고 있습니다. 이 기지에 단거리 미사일 부대가 배치돼 있고, 이 부대는 중거리 탄도미사일도 운용할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는 겁니다. 북한이 동창리 미사일 시설 폐쇄를 내세웠지만, `알려지지 않은 더 많은 다른 기지들’이 가동되고 있어 위협적이라는 게 보고서가 전하는 메시지입니다. 

진행자) 미국 언론들이 이 보고서 내용을 크게 다루고 있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언론들은 북한의 비핵화 의지와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에 거듭 문제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제목만 봐도 내용을 알 수 있는데요, `뉴욕타임스’ 신문은 “거대한 기만을 의미하는 북한의 미사일 기지”, `워싱턴 포스트’ 신문은 “미-북 정상회담의 가치에 의문을 갖게 하는 북한의 미사일 기지’, `CNN’ 방송은 “북한의 숨겨진 미사일 기지” 등의 제목을 달았습니다. 북한이 미국을 속이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진행자) 하지만, 북한이 핵과 미사일 개발을 계속하고 있는 건 미 국무부가 이미 확인한 사실이 아닌가요?

기자) 네. 국무부뿐 아니라 유엔 안보리 전문가 패널의 보고서와 국제원자력기구(IAEA) 모두 북한의 핵 활동이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고 확인한 상태입니다. 북한이 비핵화 의사를 밝히고도 핵과 미사일 개발을 계속하는 건 분명 문제입니다. 하지만, 북한의 핵 포기 의사는 미국의 `상응 조치’를 전제로 한 것이고, 바로 이 때문에 미-북 협상이 진행 중인 겁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북한이 미사일 기지 13곳을 운용하고 있는 것도 합의 위반은 아니겠네요?

기자) 네. 미사일 시설에 대해 북한이 약속한 건 대륙간탄도 미사일을 시험, 발사하는 평안북도 동창리의 엔진시험장과 발사대를 폐기하겠다는 게 전부입니다. 이 것 역시 미국의 상응 조치 여하에 따라 진행하겠다는 것이고, 이번에 공개된 미사일 기지들에 대해서는 어떠한 약속이나 합의도 없었습니다. 따라서 `북한의 기만’이라는 언론보도는 정확한 표현이 아닙니다. 

진행자) CSIS는 새롭게 드러난 미사일 기지들을 북한과의 향후 협상에서 신고와 폐기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는 것이지요?

기자) 맞습니다. 북한은 아직 핵과 미사일 시설을 신고하지 않았습니다. 그런 만큼, 이들 미사일 기지가 `신고되지 않은 시설’이라는 표현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공개하지 않은 시설’이라고 하는 게 맞습니다. 미국과 한국 군 당국은 보고서에 거론된 시설들을 이미 파악하고 있으며, “면밀하게 주시 중’이라는 게 한국 청와대의 설명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번에 공개된 북한 미사일 시설들의 위성사진은 미-북 정상회담 전에 촬영됐던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공개된 12장의 사진 모두 지난 3월29일 찍은 겁니다. 6월에 열린 미-북 싱가포르 정상회담 이전인데요, 8개월 넘게 지난 사진들을 토대로 문제의 시설들이 “2018년 11월 현재 가동 중이고, 잘 관리되고 있다”는 주장을 펴는 건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진행자) CSIS의 이번 보고서와 언론들의 관련 보도가 미-북 협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기자) 협상에 대한 부정론과 비관론이 더욱 커질 겁니다. 특히 지난 6일 중간선거로 민주당이 하원의 다수당이 된 만큼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의회의 감시와 견제가 더욱 강화될 전망입니다. 그렇다고 트럼프 대통령이 방향을 전환할 가능성은 작아 보입니다. 군 당국이 이미 파악하고 감시하는 시설들이기 때문입니다. 존 볼튼 백악관 보좌관은 이번 보고서가 공개된 지 하루 뒤인 오늘(13일),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열 준비가 돼 있다고 거듭 확인했습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