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안북도 영변군 고성리 인근의 군사 훈련장에 8각형 모양의 건축물이 등장했다. 폭 약 40m, 높이는 10m 내외로 추정된다. ‘프랑스 국립연구원(CNES)’과 ‘에어버스’사가 촬영해 ‘구글 어스’에 공개된 9월7일자 위성사진.
평안북도 영변군 고성리 인근의 군사 훈련장에 8각형 모양의 건축물이 등장했다. 폭 약 40m, 높이는 10m 내외로 추정된다. ‘프랑스 국립연구원(CNES)’과 ‘에어버스’사가 촬영해 ‘구글 어스’에 공개된 9월7일자 위성사진.

북한 평안북도의 한 군사 훈련장에 용도가 불분명한 대형 건축물이 들어섰습니다. 이 건축물이 자리한 훈련장은 수년 전부터 대형 표적을 비롯한 각종 군사 훈련용 시설들이 포착됐던 곳입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건축물이 포착된 곳은 평안북도 영변군 고성리 인근의 군사 훈련장입니다.

8각형 모양의 해당 건축물은 폭이 약 40m, 높이는 10m 내외로 추정되며, 건물 중앙 부위와 그 주변으로 대형 구멍이 뚫려 있습니다. 

8각을 이루는 바깥쪽 부분은 폭이 약 9m였고, 안쪽에서 건물들로 이어지는 외벽은 두께가 약 3m였습니다. 

8각형 모양의 구조물을 촬영한 플래닛 랩스의 위성사진. 위에서부터 11월12일, 10월3일, 7월24일, 4월16일에 촬영됐다. 사진제공=Planet Labs Inc.
8각형 모양의 구조물을 촬영한 플래닛 랩스의 위성사진. 위에서부터 11월12일, 10월3일, 7월24일, 4월16일에 촬영됐다. 사진제공=Planet Labs Inc.

​​VOA가 일일 단위로 위성사진을 보여주는 ‘플래닛 랩스(Planet Labs)’를 살펴본 결과 올해 3~4월쯤 이 건축물의 지반이 다져졌으며, 5월부터 건물이 올라서기 시작해 7~8월 사이 지금의 외형을 갖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실제로 프랑스 국립우주연구원(CNES)과 에어버스사가 지난 9월7일 촬영해 ‘구글어스’에 공개한 위성사진에는 이 건축물이 어느 정도 완성된 형태를 갖추고 있었으며, 이후 VOA가 확인한 이달 2일자 고화질 위성사진에는 좀 더 정돈된 듯한 모습이 확인됐습니다. 

특이한 점은 이 건축물이 위치한 장소가 산 중턱 벌판이라는 점입니다. 해당 건물 주변으로는 비포장 산길 1~2개만이 있을 뿐 주요 포장 도로는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전문가들은 아직까지 구체적인 활동이 이 건물에서 포착되지 않은 만큼 신중한 입장을 보이면서도, 이곳이 훈련장인 만큼 표적 등 군사훈련과 관련된 시설일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실제로 이 건축물에서 동쪽으로 불과 350m 떨어진 곳에는 지름 45m의 대형 표적이 만들어져 있습니다. 

군사 훈련장 북쪽(붉은 원 안)에 모형 전투기와 전차 등이 있고, 남쪽(아래쪽 붉은 원)에는 긴 구조물과 함께 위성 안테나 등이 발견된다. 북동쪽에는 지름 45m의 대형 표적도 있다. ‘프랑스 국립연구원(CNES)’과 ‘에어버스’사가 촬영해 ‘구글 어스’에 공개된 9월7일자 위...
군사 훈련장 북쪽(붉은 원 안)에 모형 전투기와 전차 등이 있고, 남쪽(아래쪽 붉은 원)에는 긴 구조물과 함께 위성 안테나 등이 발견된다. 북동쪽에는 지름 45m의 대형 표적도 있다. ‘프랑스 국립연구원(CNES)’과 ‘에어버스’사가 촬영해 ‘구글 어스’에 공개된 9월7일자 위성사진.

​​또 이 건축물에서 북동쪽으로 300m 떨어진 지점에는 모형으로 보이는 전투기와 전차 등이 발견되고, 여러 개의 위성 안테나들이 훈련장 곳곳에서 발견됩니다. 

과거 위성사진을 살펴 보면 이 지역에는 2000년대 중반부터 여러 대의 전차들과 함께 30m 길이의 직사각형 형태의 구조물, 원형 표적 여러 개가 나타났다 없어지는 모습이 반복됐습니다. 

특히 지난 2014년 10월28일 ‘디지털 글로브’가 촬영해 구글어스에 공개된 위성사진에는 약 60m 길이의 벽이 오각형의 절반만 남아 있는 형태로 세워진 모습이 관측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번처럼 실제로 온전한 형태를 갖춘 대형 건축물이 들어선 건 처음입니다. 

군사전문가이자 위성사진 분석가인 닉 한센 스탠포드대학 국제안보협력센터 객원연구원은 이 지역엔 모든 게 군사 훈련을 위한 ‘모형’뿐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한센 연구원] “I believe that most of it is...”

얼마 전까지만 해도 건물의 앞 면만을 세우는 등 실제 활동이 벌어지는 건물이 없었으며, 이를 토대로 센서 장비 등을 시험하고 어떻게 공격을 실행할 지 여부 등을 훈련했을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녹취: 한센 연구원] “In this new building, it’s one of the...”

그러나 처음으로 온전하게 보이는 건물이 들어섰다며, 이게 어떤 의미인지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다만 한센 연구원은 주변에 대형 표적이 만들어져 있고, 진짜인지 여부는 불분명하지만 주변에 탱크 여러 대가 발견된 전례가 있었던 점으로 미뤄볼 때 표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구조물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위성분석가인 멜리사 해넘 제임스마틴 비확산센터 선임연구원 역시 VOA에 보낸 이메일에서 “이 장소는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여전히 포격 훈련용으로 이용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여러 개의 위성 안테나가 (표적으로부터) 너무 가까이 있는 점은 조금 이상한 점”이라면서도, 이 안테나들이 수년 간 같은 자리에 있었기 때문에 한편으론 문제될 게 없다고 진단했습니다. 

군사전문가인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북한의 의도’ 부분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베넷 연구원은 “북한은 미국에 어떤 시설도 보여주길 원치 않지만, 구체적으로 미국의 관심을 끌기 원한다면 상황이 다르다”며 “북한이 미국과 다른 나라들에 이 시설을 의도적으로 보여주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북한이 핵 무기 관련 시설을 미국 등에 신고하지 않는 이유는 해당 장소가 표적이 될까 두렵기 때문”이라면서 “이번 경우는 북한이 그런 걱정을 하진 않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베넷 연구원은 이 시설이 자리한 곳이 영변 핵시설과도 그리 멀지 않다는 점에도 주목했습니다. 

만약 핵 관련 시설이라면, 너무 멀지 않으면서도 안전 등을 고려해 적당한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는 겁니다. 

이 시설은 영변 핵시설로부터 북서쪽으로 약 8km 떨어져 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