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을 방문한 마이크 폼페오 미 국무장관(오른쪽)과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회담을 하기위해 백화원 영빈관으로 들어서고 있다.
지난 7월 평양을 방문한 마이크 폼페오 미 국무장관(오른쪽)과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회담을 하기위해 백화원 영빈관으로 들어서고 있다.

폼페오 국무장관과 김영철 부위원장의 이번 주 뉴욕 회담으로 미국과 북한의 핵 협상이 다시 속도를 내게 될지 주목됩니다. 회담에서는 대북 제재 문제가 핵심 쟁점이 될 전망입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윤국한 기자와 함께 합니다.

진행자) 폼페오 장관과 김영철 부위원장의 회담을 앞두고 양측에서 나오는 성명들을 보면 결과를 낙관하기 어려운 것 같은데요?

기자) 네, 양측은 제재 문제에 대한 입장차를 좀처럼 좁히지 못 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기존 입장을 강화하거나, 상대에 대한 비난의 강도를 높이면서 날카로운 `기싸움’을 벌이는 양상입니다. 미국의 경우 폼페오 장관이 언론 인터뷰에서 “궁극적인 목적을 달성할 때까지 어떠한 경제적 완화도 없을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제재 해제뿐 아니라 완화도 비핵화 완료 이후에나 가능하다는 쪽으로 입장이 바뀐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습니다.

진행자) 북한은 아예 다시 핵 개발에 나설 가능성을 위협하고 있지요?

기자) 외무성 미국연구소 소장 이름으로 발표한 논평에서 이런 위협을 제기했는데요, 지난 4월 김정은 위원장의 결정으로 폐기한 `병진 노선’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는 겁니다. 이 논평이 나오기 하루 전인 지난 1일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나서 제재에 대해 `악랄한 책동’이라고 비난했는데요, 지금까지 나온 제재 관련 발언 중 가장 수위가 높았습니다. 

진행자) 북한이 `병진 노선’ 복귀를 거론하는 건 심각한 일 아닌가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정상회담과, 이어지는 양측의 고위급 회담은 북한의 핵 포기를 전제로 열리고 있습니다. 그런 만큼 북한이 `병진 노선’ 복귀를 선언한다면 미-북 협상의 판이 깨지는 것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이번 논평은 고위급 회담을 앞두고 미국을 압박하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북한의 이런 수사에 익숙하며, “걱정하지 않는다”는 폼페오 장관의 평가는 이런 관측을 뒷받침 합니다. 

진행자) 그래도, 제재 문제로 이번 회담이 성과 없이 끝날 가능성이 커진 것 아닌가요?

기자) `기싸움’은 기본적으로 상대로부터 좀더 많은 것을 얻어내기 위한 신경전입니다. 미국은 비핵화의 실질적인 진전을, 북한은 제재 완화를 비롯한 상응 조치를 강하게 요구하는 겁니다. 미-북 양측은 현재 서로의 입장을 잘 알고 있고, 이미 최고위 수준에서 충분한 의견 교환을 한 상태입니다. 폼페오 장관이 지난달 네 번째 평양 방문에서 김정은 위원장과 5시간 넘게 직접 협상을 벌였던 만큼 뭔가 실질적인 성과가 나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진행자) 제재 문제에서 진전이 가능하다는 건가요?

기자) 미국이 비핵화의 상응 조치로 북한에 제공할 수 있는 건 제재 이외에도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비핵화의 수준에 따라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나 여행금지 중단, 연락사무소 설치 등이 가능할 전망입니다. 제재 역시 비핵화 조치의 내용에 따라 완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이번 회담에서 비핵화와 관련해 무엇을 원하는 건가요?

기자) 미국의 목표는 내년 초 열릴 전망인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2차 정상회담에 앞서 상당한 수준의 비핵화를 달성하는 것입니다. 구체적으로는 동창리 미사일 시험장과 폐기된 풍계리 핵실험장의 사찰 일정을 확정하고, 영변 핵 시설도 사찰 대상에 포함시키려 하고 있습니다. 또 핵무기 일부와 대륙간탄도미사일의 폐기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북 간 2차 정상회담의 시기와 장소가 이번에 확정될까요?

기자) 비핵화 조치와 핵 사찰 문제에서 진전을 이루면 2차 정상회담의 시기와 장소도 윤곽이 드러날 겁니다. 하지만, 그렇지 못 할 경우 미-북 협상이 다시 답보 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큽니다. 이번 회담은 한 달 전 폼페오 장관과 김정은 위원장의 장시간에 걸친 대화의 결과로 열리는 겁니다. 그런데도 양측이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면 미-북 협상은 좀처럼 탄력을 되찾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진행자) 폼페오 장관과 김영철 부위원장의 회담은 이번이 벌써 여섯 번째이지요?

기자) 두 사람은 평양에서 네 번, 그리고 지난 5월 말에 이어 이번에 다시 뉴욕에서 만나는 겁니다. 그렇지만 두 사람의 회담에서 아직 이렇다 할 성과는 없었습니다. 일부에서는 폼페오 장관이 강경파로 알려진 김영철 부위원장을 협상 상대로 꺼린다는 관측도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북한과의 협상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방침이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런 방침은 최근 들어 더욱 굳어져 가는 느낌입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폼페오 장관 모두 북한이 더 이상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하지 않고 있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데요, 급한 불은 끈 만큼 시간을 갖고 철저한 비핵화를 이뤄내겠다는 겁니다. 이에 대해 경제 면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절실한 김정은 위원장이 어떻게 대응할지 여부가 향후 비핵화 진전의 속도를 결정할 것으로 보입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