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지난 29일 방한한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강경화 한국 외교장관과의 회담을 위해 서울 외교부 청사에 도착했다. 국무부는 비건 대표가 양국의 보다 긴밀한 대북 공조를 위해 구성될 미-한 실무그룹을 이끌 것이라고 밝혔다.

한반도 문제를 오랫동안 다뤄온 미국의 전직 고위 외교 당국자들은 미국과 한국 정부가 북한 문제를 조율할 실무그룹을 신설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 대북 정책의 이견을 반영한다는 진단을 내놨습니다. 긴밀한 미-한 공조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추가적 조치를 취한 것은 고무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안소영 기자입니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은 31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실무그룹이 설치된 것은 비핵화와 제재 이행을 어떻게 진전시킬지에 대한 미-한 간 이견이 반영된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녹취: 세이모어 전 조정관] “The working group reflects the disagreement between Washington and Seoul over how to proceed on denuclearization and sanctions relief. We know that the South Korea would like to resume South-North economic cooperation including Gaesung industrial complex as quickly as possible and the US is saying that we should withhold sanctions relief until we see more progress on denuclearization.”

한국은 개성공단을 포함한 남북 경협을 최대한 빨리 재개하길 원해왔고, 미국은 더 진전된 비핵화 조치를 보기 전까지 제재 완화를 보류해야 한다고 언급해 왔다는 겁니다.

로버트 갈루치 전 국무부 북 핵 특사도 실무 그룹이 신설된 것은 무언가 잘 풀리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갈루치 전 특사] “I would say something wasn’t going well, in other words, it seems to me that better coordination is needed. I think that the exchange between North and South and then comment by Washing about meeting that Seoul needs Washington’s approval before proceeding with North, I imagine it got people’s attention in Moon government and they want closer coordination with Washington.”

갈루치 전 특사는 다시 말해, 양국 간 더 나은 조율이 필요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남북 교류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반응을 상기시켰습니다.

미 행정부의 '승인'없이는 대북 제재 완화가 어렵다는 취지의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발언이 문재인 행정부의 주목을 끌었고, 미국과의 긴밀한 협력을 원하게 만든 것 같다는 설명입니다.

그러면서 남북관계 개선 속도가 미-북 간 비핵화 속도보다 빨라져 한국이 미국을 앞질러 갈 위험이 있었던 만큼, 미-한 간 협력을 더욱 긴밀하게 만들 이번 노력은 상당히 좋은 생각으로 들린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갈루치 전 특사] “It sounds like a very good idea that they efforts be made to make closer coordination between Seoul and Washing. The pace of reconciliation between North and South was going quicker than denuclearization between North and US, and so there was danger that would get out front of washington.”

북 핵 6자회담 미국 측 수석대표를 지냈던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외교상 때로 소통 채널을 추가하곤 한다면서, 이번 경우는 미국과 한국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인식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풀이했습니다. 

그러면서 역시 이 같은 문제 해결 의지를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녹취: 힐 전 차관보] “I think it’s showing that there are some problems, but I think it is also positive that they are trying to deal with it, so I think it is a good sign that they recognized the problem and they are going to try coordinate better.”

실무 그룹이 구성된 것은 미-한 간 약간의 문제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지만, 동시에 관련 문제를 인식하고 더 나은 조율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좋은 신호라는 겁니다.

한편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더 심각하게 드러난 문제는 미국의 요구를 받아들일 의지가 없는 북한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세이모어 전 조정관] “I think the deeper problem really reflects North Korea’s unwillingness to accept US’s demands for additional denuclearization steps, such as declaration of all of its nuclear facilities. The problem is between US and North Korea, it seems to me that there’s no immediate way forward because Kim Jong Un is not willing to authorize vice minister Choi Sun-Hei to meet with Special representative Steve Biegun.”

북한은 ‘핵 신고서’ 등 추가적인 비핵화 조치에 나서라는 미국의 요구를 거절하고 있을 뿐 아니라, 김정은이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에게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 특별대표를 만날 권한을 부여할 의지가 없어 보인다는 겁니다.

따라서 미-북 간의 문제는 당장 두 나라가 앞으로 나아갈 방도가 없어 보인다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미국과 북한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하는 것이 상당히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됐을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녹취: 세이모어 전 조정관] “The trouble with being a mediator is that the two other sides disagree, then the mediator can get caught in between and I think that’s what happen now. I think Moon Jae In has found the mediation role very difficult.”

'중재자' 역할의 문제점은 두 당사자의 의견이 충돌될 때, 둘 사이에 끼고 마는 것인데, 지금 상황이 바로 그렇다는 겁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현재로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이나 북한 중 그 어느 쪽도 설득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