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센트 브룩스 유엔군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이 지난 7월 서울에서 열린 '유엔군 참전의 날' 기념식에서 연설했다.
빈센트 브룩스 유엔군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이 지난 7월 서울에서 열린 '유엔군 참전의 날' 기념식에서 연설했다.

유엔군사령부가 한반도의 최근 변화 상황에서 자신들의 기여를 평가하며, 앞으로도 계속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방위를 위해 평화와 안보를 유지하는 국제적 헌신의 산실이라고도 강조했습니다. 박형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사령부가 최근 한반도 변화에 동참하게 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남북한과 지속적으로 공조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유엔사는 24일 성명을 통해, '유엔의 날'을 맞아 최근 국제사회의 외교적 노력 지원 등 역사적인 순간들을 상기한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또 남북한과 국제사회와의 교류를 통해 외교적 대화를 진전시켰으며, 영내 평화유지를 지원하는 등 유엔사의 역할을 강화했다고 자평했습니다. 

유엔사 부사령관인 웨인 에어 중장은 최근 한반도의 역사가 만들어지는 순간에 동참하게 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남북과 지속적으로 공조해 향후 유해 송환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에어 부사령관] "United Nations Command is proud to be a part of the current history being made on the Korean Peninsula," said Lt. Gen. Wayne D. Eyre, Deputy Commander of UNC. "The command will continue to work closely with the Republic of Korea and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to support future remains repatriation."

이어 최근 역사적으로 중요한 다자협의체에 유엔사가 참여했다면서, 지난 7월과 8월 미군과 한국군의 유해 송환식을 각각 거행한 점을 언급했습니다. 

이와 함께 이달 남북한과 유엔사가 처음으로 '3자 협의체' 회의에 착수해 유해송환을 포함한 다양한 의제를 논의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유엔사가 대한민국 방위를 위해 평화와 안보를 유지하는 국제적 헌신의 산실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웨인 에어 유엔군사령부 부사령관.
웨인 에어 유엔군사령부 부사령관.

​​유엔사가 공식 홈페이지에 '유엔의 날'을 맞아 이 같은 별도의 자료를 게재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확인됐습니다. 

앞서 북한, 중국, 러시아 등은 유엔총회 등을 통해 유엔사의 기능과 정당성에 대해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한 바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 12일 유엔주재 북한대사관 소속 김인철 서기관의 유엔총회 6위원회 회의 발언을 통해 긴장완화와 평화를 향한 한반도 상황전개에 근거해 유엔사 해체를 주장했습니다. 

[녹취: 김인철 서기관] “The UN Command in South Korea is monster-like organization as it misuses...”

김 서기관은 유엔사를 '괴물' 같은 조직으로 비유하며, '유엔'이라는 이름을 잘못 사용해 '유엔 헌장'의 목적에 반하는 행위를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지난 1975년 유엔총회에서 유엔사 해체와 미군 철수를 명시했던 결의안이 만장일치로 통과했다는 점을 상기시켰습니다. 

당시 유엔총회는 유엔사 해체 등을 담은 북한 측 결의안과 남북 대화 촉구 등을 명시한 한국 측 결의안을 모두 통과시킨 바 있습니다

중국과 러시아도 지난달 유엔총회에서 유엔사가 냉전의 산물이라며 북한과 한 목소리를 냈습니다.

하지만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평양 정상회담 직후 연 기자회견에서, 종전선언이 유엔사나 주한미군 지위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점에 김정은 위원장도 동의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문재인 대통령] "평화협정은 완전한 비핵화가 이뤄지는 최종단계에서 이뤄지게 됩니다. 그때까지 기존의 정전체계는 유지되는 것이고, 따라서 UN 군사령부의 지위나 주한미군의 주둔 필요성 부분에 대해서는 전혀 영향이 없는 것입니다...그런 점에 대해서 김 위원장도 동의를 한 것이고..."

이후 웨인 에어 유엔사 부사령관도 지난 5일 워싱턴에서 열린 한 세미나에서, 완전한 비핵화가 이뤄질 때까지 정전 체제는 유지될 것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녹취 : 웨인 부사령관] "The end of war declaration is very different from a peace treaty. He (Moon Jae-in) stated the end of war declaration will no way affect the status of UN command. Until complete denuclearization is fulfilled, the armistice system will be remained."

유엔사는 현재 남북한과 '3자 협의체'를 구성해 공동경비구역 내 비무장화 작업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빈센트 브룩스 유엔군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도 '3자 협의체' 구성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브룩스 유엔군사령관] "I am encouraged by this productive, trilateral dialogue," said Gen. Vincent K. Brooks, Commander of United Nations Command. "In large measure, this meeting joined the existing Armistice mechanisms used by the Korean People's Army and the United Nations Command, with the more recent Korean People's Army and Republic of Korea military dialogue to further advance implementation of the CMA."

이것이 "유엔사와 북한군 간의 현존하는 군사정전위원회 체제에 부합하는 것"이며, "남북 군사합의서 이행을 위한 남북 군사 대화와도 연결됐다"는 설명입니다. 

그러면서 "군사 합의서의 추가적 실질조치를 이행하기 위한 남북 간의 다음 단계를 지원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지난 8월 남북이 공동으로 군사분계선을 넘어 경의선 철도의 북측 구간을 조사하려던 계획에는 유엔사가 제동을 걸었습니다.

당시 유엔사는 한국 측이 사전 통보 시한을 넘겼기 때문에 불허했다고 밝혔지만, 일각에서는 북한 비핵화가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남북이 경제협력에 속도를 내는 데 대한 미국 측의 불편함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했습니다.

남북한은 공동경비구역 비무장화와 도로와 철도 연결 사업 등 여러 합의 사안들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사실상 유엔사의 승인과 협의가 필요합니다. 

따라서 향후 남북 관계 진전에서 유엔사의 입장과 역할도 적지 않은 변수가 될 전망입니다. 

유엔사는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라 미군이 전권을 위임받아 운영하고 있으며,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사령관이 유엔사 사령관을 겸하고 있습니다. 

지난 7월 말 취임한 에어 부사령관은 캐나다 출신으로, 유엔사 창설 이후 미군이 아닌 제3국 장성이 부사령관으로 임명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VOA 뉴스 박형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