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파리를 방문한 문재인 한국 대통령은 북한의 비핵화가 되돌릴 수 없는 단계에 도달했다면 유엔 제재의 완화를 통해 북한의 비핵화를 더욱 촉진해야 한다며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프랑스의 역할을 당부했다.
문재인 한국 대통령은 15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비핵화가 되돌릴 수 없는 단계에 도달했다면 유엔 제재의 완화를 통해 북한의 비핵화를 더욱 촉진해야 한다”며 프랑스의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한국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 제재 완화 시점으로 제안한 북한의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 단계’에 대해 명확한 정의가 불가능하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모든 핵무기를 국외로 반출하고 핵 물질 생산 시설을 폐기한 이후라는 구체적 조건도 가능하지만 핵 관련 정보를 모르는 상황에서 ‘되돌릴 수 없는’이라는 표현은 애초에 잘못된 개념이라는 지적입니다. 미국 핵 전문가들의 진단을 이조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핵 전문가인 올리 하이노넨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은 북한의 비핵화가 ‘되돌릴 수 없는’ 단계에 왔다고 평가하기 위해선 두 가지 핵심 조치가 선결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하이노넨 전 사무차장] “First of all, all the nuclear weapons needs to be out from North Korea. I think that’s the first kind of milestone, and then I think the second one is that they have dismantled or disabled…”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은 17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이 모든 핵무기를 국외로 반출하고 고농축 우라늄, 플루토늄과 같은 핵 물질 생산 관련 모든 시설을 폐기 또는 불능화했을 때 북한의 비핵화가 되돌릴 수 없는 단계에 왔다고 진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여기에는 이런 조치에 대한 검증도 포함된다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최근 북한이 의지를 보인 영변 핵 시설 폐기 조치와 이에 대한 검증만으론 북한의 비핵화가 불가역적인 단계로 왔다고 판단하긴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녹취:하이노넨 전 사무차장] “Unfortunately not. Because you know there is most likely at least one enrichment facility which is not at Yongbyon. So, they can still produce HEU there. That’s one thing…”

북한의 (우라늄) 농축 시설은 영변 외에도 최소 한 곳이 더 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영변 핵 시설이 폐기돼도 북한은 여전히 고농축 우라늄을 생산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이어 북한이 핵무기에 사용하지 않은 핵 물질을 얼만큼 보유하고 있는지조차 아직 모르기 때문에 비핵화가 불가역적인 단계로 진입하려면 영변 핵시설 폐기를 넘어선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은 기술적으로는 북한의 비핵화가 되돌릴 수 없는 단계에 진입할 때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녹취:하이노넨 전 사무차장] “That would not take years. For example, in the case of Iran, they dismantled them as a part of JCPOA…”

북한의 핵 물질 생산 시설 폐기는 이란이 우라늄 생산 핵심 장비인 원심분리기 약 1만5000기의 대부분을 몇 개월 내에 해체한 사례에서도 입증됐듯이 수년이 걸릴 일이 아니라는 겁니다.

또한 핵무기 반출의 경우 카자흐스탄과 벨라루스, 우크라이나의 경우만 봐도 수년이 걸리진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핵 전문가인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소장은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 단계를 정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녹취:올브라이트 소장] “I don’t think you can define it. It’s not a good formulation. You can say, sanctions come off when North Korea dismantles 50% of their nuclear weapons, which means we have to know how many they have and have that verified, and then you can make conditions like that so that it destroy certain numbers, allow verification of the total number. But, ‘a point of no return’ is poetic phrase that has about as much value in these negotiations…”

예를 들어 북한이 핵무기의 50%를 폐기할 경우 제재를 완화해줄 것이라는 의미는 북한의 핵무기 규모를 알고 있고 정확한 수치를 검증했다는 것이 전제돼야 하는데, 현재로선 북한의 핵무기 규모조차 정확히 파악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또한 핵 물질 생산 시설이 폐기되고 검증될 경우 핵무기를 더 이상 만들 수 없기 때문에 매우 중대한 단계에 왔다고 볼 수 있긴 하지만, 북한은 여전히 작동 가능한 핵무기를 수십 기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올브라이트 소장] “It would be a very significant step. But, North Korea would still possess anywhere from a dozen to 60 nuclear weapons that work. Yes, sure they can’t make anymore but they have all these weapons in…” 

올브라이트 소장은 ‘되돌릴 수 없는’이란 표현은 내포하는 의미가 없는 잘못 만들어진 개념이라며, 한국 대통령이 미국과 한국 간의 차이를 넓히는 이런 발언들을 그만 멈추기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녹취:올브라이트 소장] “It’s a poorly thought through concept, and I wish the South Korean leader would stop making those comments because they are just widening the gap between the United States and South Korea…”

‘되돌릴 수 없는’ 단계라는 것은 핵 프로그램 관련 모든 것들이 제거돼야 한다는 의미인데, 북한과의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는 적절하지 않은 무책임한 발언이라는 주장입니다.

그러면서 ‘되돌릴 수 없는 단계’가 아니라 제재 완화가 적절할 만큼의 ‘충분한 수준’의 비핵화 단계가 무엇일지 대해 논의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올브라이트 소장] “North Korea identified all its facilities to produce plutonium and weapons grade uranium, demonstrated that they would allow verification which means inspectors access and declarations for facilities outside of Yongbyon and gave us some idea of how many nuclear weapons that they have. I would think we want to reciprocate in some ways…”

이어 '충분한 단계'는 북한이 플루토늄과 무기급 우라늄을 생산하는 모든 시설을 신고하고 사찰단 접근을 허용하며 영변 외 다른 시설도 신고함으로써 북한의 핵무기 규모가 어느 정도 파악됐을 때를 의미한다며 이 때 제재 완화와 같은 상응조치를 취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로스앨러모스연구소 연구원을 지낸 핵 폐기 전문가 셰릴 로퍼 씨도 기술적 측면에서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 단계를 판단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녹취:로퍼 씨] “I would that from a technical point of view, that would be very difficult to judge. And the base line issue there is that the knowledge of how to make nuclear weapons is not something that you can remove from a country…”

핵 프로그램 관련 모든 시설과 기반을 제거하더라도 기본적으로 북한 과학자, 엔지니어들이 갖고 있는 관련 지식은 그대로 남아 있기 때문에 사실상 되돌릴 수 없는 상태는 아니라는 설명입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