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가 한국 아산정책연구원과 미국 우드로윌슨센터가 공동 주최한전문가 토론회 기조연설에서 방탄소년단이 표지에 실린 타임지를 소개하고 있다.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가 17일 한국 아산정책연구원과 미국 우드로윌슨센터가 공동 주최한전문가 토론회 기조연설에서 방탄소년단이 표지에 실린 타임지를 소개하고 있다.

남북대화는 반드시 북한의 비핵화와 연계해야 한다고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가 말했습니다. 또 미국과 한국의 목소리가 일치해야 비핵화와 평화 등 공동 목표를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한국 청와대는 한미 간 최상의 협조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동맹 균열을 우려하는 목소리는 워싱턴뿐 아니라 서울에서도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영권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가 남북대화와 북한 비핵화의 연계를 강조했습니다.

해리스 대사는 17일 아산정책연구원과 미국의 우드로윌슨센터가 공동 주최한 토론회 기조연설에서 남북 대화는 반드시 (북한의) 비핵화와 연계해야 하며 한국과 미국은 목소리가 일치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해리스 대사] “I believe this inter-Korea dialogue must remain link to denuclearization, South Korea synchronize with the United States…”

이런 방법만이 북한에 대한 미국과 한국의 공동 목표를 달성할 가능성을 높일 것이란 겁니다. 

해리스 대사는 문재인 대통령과 한국 정부가 남북관계 개선을 우선순위로 두는 것을 알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해리스 대사는 아직 해야 할 많은 일이 남아있다면서도 미국과 한국이 대북 접근에 계속 공동의 목소리를 내면 평양과 판문점, 싱가포르에서 했던 약속을 현실로 바꿀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해리스 대사] “I believe that if the United States and South Korea continue to approach North Korea with common voice, we can turn the commitments…

해리스 대사가 이렇게 두 나라가 북한에 대해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강조한 것은 최근 남북 관계가 비핵화보다 훨씬 앞서가고 있다는 여러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워싱턴 조야에서는 문재인 정부가 남북관계 개선에 속도를 내면서 북한의 비핵화와 불균형이 이뤄지는 상황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한국의 일부 전직 관리와 전문가도 남북 관계에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17일 서울 아산정책연구원에서 '한반도 평화 전망과 한미동맹 진단'을 주제로 한 전문가 좌담회가 열렸다. 왼쪽부터 조나단 정 월스트리트저널 서울 지부장, 천영우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진 리 우드로윌슨 센터 한국 프로그램 국장,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조셉 윤 ...
17일 서울 아산정책연구원에서 '한반도 평화 전망과 한미동맹 진단'을 주제로 한 전문가 좌담회가 열렸다. 왼쪽부터 조나단 정 월스트리트저널 서울 지부장, 천영우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진 리 우드로윌슨 센터 한국 프로그램 국장,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조셉 윤 전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

​​천영우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북한 정권으로부터 평화와 비핵화의 진정성에 관해 지금까지 어떤 낙관적인 근거도 볼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천영우 전 수석] “I don’t see any ground for optimism…”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을 개최한 지 넉 달이 지났지만, 북한은 계속 핵 농축 시설을 가동하는 반면 핵 신고 등 의미 있는 비핵화 조치들을 하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게다가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와 동창리 미사일 엔진 시험장 해체 등은 이미 핵무장을 완성했다고 발표한 북한에 불필요한 것들인데도 트럼프 행정부가 이런 것들을 의미있는 조치로 보고 있어 우려스럽다고 지적했습니다.

천 전 수석은 그러면서 대북 제재 해제는 결국 비핵화 포기를 의미하는 것이라며 상대의 의도에 기반해 제재를 해제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종선 선언의 교환 대상 역시 불필요한 영변 핵시설이 아닌 북한의 핵 보유 규모 등 핵 신고가 돼야 한다는 겁니다. 

김성한 전 외교부 차관도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의 비핵화보다 남북관계 화해와 협력을 우선시하는 것으로 생각한다며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녹취: 김성한 전 차관] “I personally think he is more interested in inter-Korean reconciliation…”

이어 북한 정권이 원하는 것은 부분적인 비핵화인데 미국이 이를 수용할 가능성도 우려된다며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이전에 한미 동맹의 형태가 변화돼서는 절대 안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조셉 윤 전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 역시 한반도 상황이 12개월 전보다 크게 개선됐지만, 지금까지 북한이 비핵화를 위해 그 어떤 조치를 했다는 진지한 징후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조셉 윤 전 대표] “So far, there is no serious indication that North Korea has done anything toward that denuclearization…”

핵·미사일 실험 중단은 유익한 것이지만,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와 동창리 미사일 엔진 시험장 해체는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는 아니라는 겁니다. 

윤 전 대표는 또 정상들이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 지나치게 앞서가는 게 아닌지 우려된다며 지도자들과 실무자들 사이에 간극을 좁히며 일관성 있는 정책을 추진할 기반을 다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의 대북 독자 제재 해제 가능성에 관해서는 대부분이 미 의회가 채택했기 때문에 의회 승인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의회 기류로 볼 때 미국의 독자 제재는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보다 더 오래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윤 전 대표는 그러나 문재인 정부가 남북관계 개선과 대북 제재 해제에 집중하면서 미한 동맹이 균열될 수 있다는 우려에 관해서는 동의하지 않았습니다. 

[녹취: 조셉 윤 전 대표] “Everyone should have a lot more confidence in the strength of alliance…”

동맹에 관한 우려가 종종 지나치게 강조되는 면이 있지만, 미한 동맹은 기반이 강해 쉽게 흔들리지 않으며 동맹의 힘을 근본적으로 확신해야 한다는 겁니다.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도 17일 기자들에게 “한미 간 공조는 최상의 협조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김 대변인은 남북 간 철도와 도로 연결 착공식 합의를 두고 미국과 마찰 가능성을 우려하는 일부 지적에 대해 “철도와 도로 관련 사항은 미국과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한미공조에 대해 노심초사하는 우국충정은 알겠으나, 이제 그만 걱정은 내려놓으십시오”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철도와 도로 연결 착공식 등 9월 평양공동선언 중 여러 합의가 유엔안보리의 대북제재 해제나 유예 없이 추진하기 힘든 것들이라고 앞서 미 전문가들과 언론들은 지적했었습니다. 

미 국무부는 16일 VOA에 대북 제재는 계속 유지돼야 한다는 기존의 입장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