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스웨덴에서 열리는 국제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스티브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은 앞으로 열리는 미-북 실무협상에서 구체적인 비핵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향후 미-북 실무 협상에서 북 핵 물질 생산과 관련된 모든 시설과 위치를 신고하고 핵 물질 생산을 중단하는 북한의 조치와 ‘조건부’ 종전선언 또는 종전선언을 위한 '다자 평화회의 소집'을 제안하는 방안이 현실적일 것이라고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이 주장했습니다. 비핵화 첫 단계로 북한에 모든 핵 시설 신고를 요구할 경우 협상은 현 답보 상태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입니다. 이조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의 4차 방북을 계기로 2차 미-북 정상회담이 가시권에 들어온 가운데, 이에 앞서 열릴 미-북 실무 협상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폼페오 장관이 최근 방북을 마치고 밝혔듯이 실무 협상의 미국 측 협상가는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북한 측 카운터파트는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될 전망입니다.

특히 이번 실무 협상에서는 2차 미-북 정상회담의 시기와 장소 외에도 1단계 비핵화와 상응 조치가 구체적으로 논의될 가능성이 큽니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북 핵 물질 생산과 관련된 모든 시설과 위치를 신고하고 핵 물질 생산을 중단하는 조치와 ‘조건부’ 종전선언 또는 종전선언을 위한 '다자 평화회의 소집'을 교환하는 방안이 1단계 비핵화-상응조치 조합으로서 현실적일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로버트 아인혼 전 국무부 비확산·군축담당 특보는 12일 ‘VOA’와 만나, 처음부터 북한에 모든 핵 목록과 시설을 포괄적으로 신고하도록 요구하는 것은 현 시점에서는 비현실적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아인혼 전 특보] “I wouldn't require them to make a completely comprehensive declaration (of its nuclear assets and facilities) from the start. I would make a proposal that North Korea declare and suspend ‘all activities’ in North Korea related to the production of fissile materials, not just at Yongbyon but anywhere including production facilities outside of Yongbyon, and before inspectors visit those facilities, have the North to declare them and their locations. That would be a very important first step.”

대신 북한이 핵 물질 생산과 연관된 ‘모든 활동’을 신고하고 중단하도록 제안하는 것이 현 시점에서 합리적일 뿐만 아니라, 비핵화에 매우 중요한 첫 단계가 될 것이라는 겁니다.

​​아인혼 전 특보는 여기에는 영변 핵 시설 뿐 아니라 영변 외부에 있는 모든 핵 물질 생산 시설들이 해당된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사찰단이 이런 시설들에 방문하기 전 북한이 모든 시설과 이들의 위치를 신고하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조치는 북한이 보유한 모든 핵, 미사일 규모와 위치를 공개하지 않고도 이뤄질 수 있기 때문에 수용할 준비가 된 제안일 수도 있다는 겁니다.

[녹취:아인혼 전 특보] “It would not involve North Korea revealing the number and locations of all the nuclear weapons, all their missiles and so forth. That they are not prepared to do. But, the first step in the declaring fissile material production facilities is a step they may be prepared to take…”

지난 2008년 6월 냉각탑(오른쪽) 폭파를 앞두고 촬영한 북한 영변 핵시설.
지난 2008년 6월 냉각탑 폭파를 앞두고 촬영한 북한 영변 핵시설. 북한은 최근 남북정상회담에서 미국의 상응 조치에 따라 영변 핵시설을 폐기할 의사가 있음을 밝혔다.

아인혼 전 특보는 미국이 취할 상응조치로는 ‘조건부’ 종전선언을 제안했습니다.

[녹취:아인혼 전 특보] "Now, in terms of a declaration, an end of war declaration, as a corresponding measure, I think it would make sense. By the way, I would link a U.S. support for an end of war declaration with a parallel joint statement between the United States and ROK that says that even after peace on the Korean peninsular, it would be important to retain the U.S and ROK security alliance as well as US military presence on the peninsula…”

종전선언에 대한 미국의 지지와 평행하는 ‘미-한 공동성명’을 연관시켜야 한다는 겁니다.

아인혼 전 특보는 이 공동성명에는 한반도의 평화 이후에도 미-한 안보 동맹과 더불어 주한미군 주둔은 계속 유지되는 것이 중요하다는 내용을 담아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미-한 동맹과 주한미군은 평화를 저하하는 성격이 아니라 반대로 평화를 강화하는 기능을 한다는 내용의 미-한 공동성명이 병행돼야 미국과 한국 양측 모두의 종전선언 지지를 확립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아울러 최근 김정은도 종전선언 이후 주한미군 주둔과 미-한 동맹 유지에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기 때문에 이 방안은 미국과 한국, 그리고 북한까지 모두 수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프랭크 자누지 맨스필드재단 대표도 실무 협상에서 북한에 1단계 비핵화 조치로서 핵 물질 생산과 관련된 모든 시설과 위치를 신고하도록 설득하는 것이 현실적일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녹취:자누지 대표] “I think the U.S. for our part we should work to persuade the North Koreas to provide a complete list of the facilities in North Korea that are linked to the production of fissile materials. This is different than a complete list of all of their nuclear facilities. I think that’s unrealistic for us to try to get at this time. So, I would put the top priority on getting a complete list of their fissile material production facilities, the reactor in Yongbyon, any HU production facilities at Yongbyon or at other places in North Korea because these are the facilities that pose the greatest threats to the U.S and are at the core of the North’s bomb making capabilities.”

이와 동시에 이런 시설들을 모두 폐쇄하고 불능화시키며 사찰단 접근을 허용하는 조치도 포함돼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자누지 대표는 미국의 상응조치로 종전선언 대신 ‘다자간 평화회의’를 제안했습니다.

[녹취:자누지 대표] “I think that in term of an end of war declaration, maybe instead of trying to end the war at once after 70 years with some sort of declaration, maybe we should convene a peace conference where the parties , U.S., South Korea, North Korea and Chinese can work through details about how to end the war.”

약 70년 간 이어진 한국전쟁을 선언 형식으로 끝내기보다 미국과 한국, 북한, 그리고 중국이 참여해 종전에 관한 세부 내용을 마련하는 평화회의를 소집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는 겁니다.

자누지 대표는 또한 북한이 원하는 또 하나의 상응조치인 제재완화에 관한 세부 내용도 실무 협상에서 논의될 것이라며, 제재완화는 북한의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와 일치하는 ‘구체적 행동에 대한 결과’로서 매우 신중하게 측정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미국이 더 폭넓은 시각을 갖고 북 핵 문제 해결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녹취:노퍼 부회장] “I think it’s important to understand where both South Korea and North Korea are making progress in inter-Korean relations…”

스티븐 노퍼 코리아소사이어티 부회장은 미국이 남북 관계 개선의 진전 상황을 이해하고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한국과 북한이 약속한 경제 협력은 안정과 번영으로 이어져 곧 평화라는 미국의 이익에도 부합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북 핵 전문가 지그프리드 해커 박사가 최근 주장했듯이 북 핵 시설을 민수용, 즉 전력 생산용이나 의료용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도 북 핵 문제 해결을 위한 흥미로운 제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